낮이면 땡볕이 두려워 외출조차 삼가하게 되는 삼복철이다. 허나 7월의 폭양보다 더 뜨겁게 정치권과 언론, 재계를 달구는 문제가 있으니 일본의 대《한》수출규제조치이다.

강제징용피해자배상문제를 놓고 적반하장격으로 놀아대는 일본에 대한 성토로부터 시작하여 수출규제카드를 빼든 아베의 본심이 무엇인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한 일본의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것인지, 사태가 왜 이 지경으로 흘렀는지 등 수많은 문제들이 비난과 론쟁, 협의와 해결, 의문의 대상으로 되고있다.

조그마한 회사의 평사원에 불과한 나에게도 떠오르는 의문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토록 자유무역을 열창하는 일본이 왜서 《한국》에만은 경제보복의 칼을 서슴없이 꺼내드는것인지, 어째서 이런 와중에 충무공 리순신장군의 이름이 튀여나오고 반일의병이라는 력사술어까지 등장하는것인지, 일본내의 《혐한》정서와 이 문제는 어떻게 련관되고 시민단체들의 친일적페청산요구는 왜 더욱 높아지는것인지 …

보건대 현 시국의 본질은 3개의 반도체관련부품에 있지 않다. 보다는 《한국》을 업신여기는 일본의 오만한 태도와 립장에 관한 문제, 그러한 일본을 어떻게 대할것인가 하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 방도는 무엇이겠는가 하는것이다. 일개 회사원에게 무슨 뾰족한 수가 있으랴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생각되는바를 적는다면 력사의 교훈속에서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것이다.

력사의 그 어떤 계시일가. 올해는 우리 민족의 억센 투지와 과감한 기개를 떨친 《기해동정》이 있은 때로부터 열번째로 되는 기해년이다.

지금으로부터 600년전의 기해년인 1419년에 조선정부는 일본해적 즉 왜구의 소굴을 들이치는 대마도정벌(쯔시마원정)을 단행하였다. 오래전부터 《한》반도의 연해에 기여들어 략탈과 살륙을 일삼으며 백성들을 괴롭히고 조정을 불안케 해온 왜구의 침입을 송두리채 뿌리뽑기 위해서였다.

그해 6월에 3군도체찰사 리종무를 총지휘관으로 하고 227척의 병선과 1만 7천여명의 군사로 편성된 조선정벌군이 왜구의 소굴인 대마도에 불의에 상륙하였다. 근 보름가까이 진행되여 대마도령주의 항복까지 받아낸 이 정벌에서 조선함대는 수많은 해적들을 살상포로하고 많은 왜구의 배와 살림집들을 소각해버리였다.

조선정부의 단호하고 무자비한 조치에 질겁한 왜구들은 귀순과 복종을 서약하였으며 그후 근 한세기동안은 감히 우리 나라에 기여들지 못했다.

결국 조선은 오래동안 계속되던 근심거리를 제거하고 《평화시대》의 기틀을 마련할수 있었다.

이것이 기해년에 있은 동쪽으로의 원정이란 뜻에서 력사에 《기해동정》으로 기록된 대마도정벌이다.

만약 그때 세종대왕이 왜구정벌이라는 단호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면 어떤 후과에 봉착하였을가. 아마 집권 전기간 왜구의 침입에 시달려야 했을것이며 력사에 나약하고 무맥한 군주로 기록되여야 했을것이다.

그때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지금, 또다시 《왜구》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우리 국민들과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기해동정》이 시사하는바는 과연 무엇일가.

홍동표 – 서울 –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