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금속의료기구공장 로동자 김현숙동무

밤은 소리없이 깊어가고있었다. 함흥시 성천강구역 통남2동의 어느 한 살림집창가가 불현듯 밝아졌다.

꿈에서 깨여난 함흥금속의료기구공장 로동자 김현숙동무는 종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만에야 자리를 일었다. 머리맡에 놓여있던 《그리움을 안고 사는 우리 가정수첩》을 펼치는 그의 눈앞에 방금전 꿈에서 본 모습들이 다시금 밟혀왔다.

앞가슴에 명사수의 꽃송이를 달고 달려오는 군인들, 손을 흔드는 중대장과 구리빛얼굴의 분대장, 볼에 보조개가 패인 곱살한 병사…

정깊은 얼굴들을 그려보는 그의 귀전에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듯싶었다.

《내가 섰던 초소에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찾아오시면 기쁨을 드리자고 했는데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하고 가는것이 한스럽소. 당신이 내 몫까지 합쳐 우리 병사들을 잘 도와주오.》

그것은 조선인민군 군관으로 복무하다가 몇해전에 생을 마친 남편의 유언이였다.

김현숙동무는 가빠오르는 숨결을 애써 누르며 다음번에 진행할 원군사업들을 곰곰히 생각하였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애국의 마음은 조국과 인민을 위한 실천활동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당과 조국을 보위하는 길에 떳떳한 생의 자욱을 남긴 남편의 고귀한 넋을 불같은 실천으로 이어갈 맹세를 안고 김현숙동무는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는 위대한 수령님들을 영원한 주체의 태양으로 높이 받들어모시기 위한 사업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공장에서는 모범로동자로 집단의 존경을 받았다. 그리고 인민군군인들에게 많은 원호물자들을 마련하여 보내주었다.

중요대상건설장들에 달려가 건설자들에게 지원물자도 안겨주고 적은 힘이나마 기여할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땀도 흘렸다.

날이 갈수록 남편이 섰던 초소의 병사들을 위하는 김현숙동무의 지성은 더욱 극진하였다.

날씨가 차지면 병사들의 잠자리를 생각하며 마음을 썼고 무더운 여름날에는 훈련길에 땀흘릴 병사들의 모습이 떠올라 원호물자를 마련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초소에 모시고 기쁨을 드릴 영광의 시각을 그려보며 초소를 번듯하게 꾸리는데 도움을 줄수 있는 자재들도 성의껏 준비하여 보내주었다.

이런 그를 두고 초소의 병사들은 우리 어머니라고 사랑과 정을 담아 불렀다. 하지만 그는 늘 자기의 성의에 빈구석이 있는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였다.

자식들이 군복을 입고 초소로 떠날 때마다 그는 아버지의 넋을 이어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결사옹위하는 첫번째 총폭탄이 되여야 한다고 절절히 당부하군 하였다.

얼마전 그는 초소에 선 둘째아들 정지성으로부터 편지와 함께 사진을 받았다.

《어머니, 전 이번 훈련판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의 모습을 보면서 병사들을 위해 모든것을 바쳐가는 우리 어머니가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라고 사진을 보냅니다. …》

사실 정지성은 그의 친자식이 아니였다. 아들이 공부하는 학급에 부모를 뜻밖에 잃고 홀로 남은 학생이 있다는것을 안 김현숙동무는 남편에게 정지성을 집에 데려올 결심을 터놓았었다. 그때 남편은 얼마나 기뻐했던가.

《정말 좋은 생각을 했소. 지성이를 우리의 이 군복자락에 감싸안아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훌륭한 병사로 내세웁시다.》

정지성을 자기의 둘째아들로 등록한 김현숙동무는 그가 잠시라도 부모없는 설음을 느낄세라 각별히 왼심을 썼다.

그렇게 키운 정지성이 군대에 나간 다음에도 군사복무를 잘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남모르는 진정을 기울이였다.

남편의 넋을 이어 언제나 군인가족의 변함없는 모습으로 복무의 길, 애국의 길을 걸어온 김현숙동무를 당에서는 사회주의애국공로자로 내세워주었다.

그의 모습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주고있다. 말로 잇는 넋이 아니라 실천으로 잇는 넋이 가장 참되고 값있는것임을.

본사기자 조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