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는 온통 흰눈에 묻혔건만 ２１６사단 백두산영웅청년려단 평양시련대의 작업장은 불도가니처럼 끓고있었다.

세차게 휘날리는 붉은기들, 성수가 나서 일손을 다그치는 돌격대원들…

백두대지의 추위를 후더운 청춘의 열기로 밀어내며 힘찬 돌격전을 벌리는 돌격대원들의 모습은 볼수록 미더웠다.

우리가 전투력있는 집단으로 소문난 비결을 알고싶어 련대장 남병호동무를 찾아가니 그는 단마디로 말하였다.

《집단의 단합이 안아온 결실입니다.》

그의 말속에 담겨져있는 의미를 생각하는 우리의 귀전에 ３대대 작업장에서 울려나오는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１소대 동무들, 혼합물이 딸리는것 같구만.지원력량을 보내달라오?》

《참모장동지, 걱정마십시오.우린 오히려 타입조 동무들이 걱정됩니다.》

이어 돌격대원들의 랑만에 넘친 웃음소리가 뒤따랐다.지휘관들과 대원들사이에 오가는 부름말은 얼마나 친근한가.

우리의 뇌리에 문득 평양시련대는 작업은 물론 도덕기풍확립에서도 모범이라고 칭찬하며 역시 수도의 청년들이 다르다고 하던 려단정치일군의 말이 떠올랐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사람들의 도덕적완성은 끊임없는 자체수양과 교양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됩니다.》

련대장은 ３대대 참모장 배광명동무를 만나보면 좋은 이야기를 들을수 있을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를 이끌었다.

우리가 찾아온 사연을 이야기하자 배광명동무는 뜻밖에도 《지난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기만 합니다.》라고 말하며 얼굴을 붉히였다.

지난 시기 그는 대원들을 찾을 때 이름이나 동무라는 부름대신 《여, 몰탈이 딸리는데 뭘해.》, 《여, 그렇게 꾸물거리다가 언제 ４대대를 따라앞서겠어.》 하면서 어성을 높이는 때가 많았다.그러다나니 대원들은 그에게 좀처럼 속을 주지 않았고 될수록 멀리하려고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 작업총화모임이 끝난 다음 련대장이 그를 불렀다.

《참모장동무의 사업작풍에는 반드시 고치지 않으면 안될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동무는 왜 대원들을 찾을 때 여, 여 하면서 반말을 합니까.이건 단순히 성격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원들에 대한 관점문제이고 집단에 대한 태도문제입니다.》

련대장의 뜻밖의 이야기에 배광명동무는 귀쌈이라도 얻어맞은 심정이였다.

배광명동무는 어떻게 밖으로 나왔는지 의식하지 못하였다.

대원들에 대한 관점문제, 집단에 대한 태도문제？!

그 말을 곱씹어보며 자기의 지난날을 돌이켜보았다.

아래단위의 지휘관들과 건설물의 질을 높이는 문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의견상이로 언성을 높이던 일, 기능수준이 낮은 대원들이 작업방법의 묘술에 대해 물으면 차근차근 알기 쉽게 가르쳐줄 대신 바쁘다고 건성건성 말해주거나 짜증을 부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돌이켜볼수록 가책되는바가 컸다.

그후 배광명동무는 대원들을 찾을 때 꼭꼭 동무라는 부름말을 썼고 대원들을 친동생처럼 돌봐주기 위해 각별히 마음을 기울이였다.점차 그의 모습은 대원들의 가슴속에 대오의 기수로뿐아니라 친형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대대안에 동지, 동무라는 정다운 부름말이 오가고 서로 돕고 이끄는 고상한 도덕기풍이 차넘치니 작업성과도 높아졌다.

배광명동무와 이야기를 마친 우리의 눈앞에 련대의 병실마다에서 어김없이 보게 되던 《동지, 동무라고 부릅시다》라는 글발이 어려왔다.

동지적사랑과 존경심이 실려있는 부름 동지, 동무, 서로 동지, 동무라고 따뜻이 부를 때 가슴속에 불쑥 차오르는 정과 믿음은 얼마나 소중한것인가.

우리 시대 인간들의 뜨거운 정과 의리는 동지, 동무라고 따뜻이 주고받는 부름말에도 비껴있는것이다.

삼지연시꾸리기 ３단계공사에서도 기적과 위훈을 떨쳐갈 평양시련대 지휘관들과 돌격대원들의 드높은 열의를 가슴후덥게 안아보며 련대를 떠나는 우리의 귀전에 련이어 들려왔다.

련대의 지휘관들과 돌격대원들이 서로 정답게 찾고 부르는 동지, 동무라는 친근한 부름소리가.

본사기자 조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