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5, 2024
KCNA Rodong Sinmun (Kr)

우리 수령님과 천삼리로인

Date: 05/04/2020 | Source: Rodong Sinmun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안변지방은 감고장으로 유명하다.그중에서도 천삼리의 감풍경은 안변땅의 특별한 자랑으로 되고있다.

여기에 적는 글은 로동당시대와 더불어 천지개벽한 천삼리, 감풍경으로 온 나라의 이목을 끄는 이 고장의 전변사에 아로새겨진 가슴뜨거운 이야기들중의 하나이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수령님께서는 뜨거운 인정미와 한없이 검박하고 소탈한 품성을 지니시고 인민들을 따뜻이 대해주고 보살펴주시였다.》

주체48(1959)년 6월 어느날이였다.안변군 천삼농업협동조합(당시)을 찾으시여 조합살림살이형편을 알아보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식량이 떨어진 집들이 없는가고 물으시였다.

아직 조합의 살림살이가 펴이지 못한 때여서 마을에는 햇곡식이 나기 전에 식량이 떨어지는 집들이 더러 있었다.

조합의 일군들은 먼길을 찾아오신 어버이수령님께 이런 사실을 말씀드리기 저어하며 망설이고있었다.이윽고 한 일군이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식량이 떨어진 집이 없다고 말씀올리였다.

그러자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금년에 정보당 퇴비는 얼마나 냈는가고 물으시였다.이번에도 그 일군이 50t씩 냈다고 대답올렸다.

그러나 조합일군들은 우리 인민들에게 하루빨리 흰쌀밥에 고기국을 먹이시려고 포전길을 쉬임없이 걷고걸으시는 어버이수령님께서 농촌실태를 환히 꿰들고계신다는것을 미처 생각지 못하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잠시 아무 말씀없이 깊은 생각에 잠겨 마당을 거니시였다.이윽고 이 마을에서 모범농민이 누구인가고 물으시고 그를 데려오도록 하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 부르신 그 농민으로 말하면 오경봉이라고 하는 로인이였는데 주체42(1953)년초에 있은 전국농민열성자대회때 수령님께서 만나주시였던 실농군이였다.

퍼그나 시간이 흘러서야 일군은 논벌에 나가있던 로인을 데리고 어버이수령님께로 달려왔다.

정중히 인사를 올리는 로인을 반갑게 맞아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그에게 자신께서 앉으시였던 의자를 내주시고 옆에 있는 의자에 옮겨앉으시였다.그러시고는 황송하여 주춤거리는 로인에게 자애깊은 음성으로 어서 앉아 이야기나 나누자고 하시며 거듭 자리를 권하시였다.

로인은 감격한 나머지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것도 잊은채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다.

그러는 로인에게 그사이 앓지는 않았는가, 일이 힘들지 않는가고 다정히 물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여기 일군들에게 알아보니 조합의 농사도 잘되고 조합원들의 생활도 괜찮다는데 정말 그런가고 물으시였다.

로인은 머뭇거리면서 주위사람들을 둘러보았다.무엇인가 말씀드리려고 하면서도 망설이는 로인의 심정을 헤아려보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이 로인과 조용히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시면서 다들 바람이나 쏘이라고 하시였다.

그 자리에 참석하였던 리당일군도 자리를 뜨려고 하자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리당위원장동무는 남아서 같이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하시였다.

이렇게 되여 우리 수령님과 오경봉로인사이의 담화가 시작되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 이곳 일군들이 식량이 떨어진 집도 없고 퇴비도 정보당 50t씩 냈다는데 사실인가고 물으시였다.

로인은 지난해농사를 잘 짓지 못해서 식량이 떨어진 집들이 더러 있다고 대답올리고 실은 올해에 퇴비를 정보당 10t도 되나마나하게 내였다고 말씀드리였다.

로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던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로인에게 해방전에는 어떻게 살았으며 해방후 토지분여는 얼마나 받았는가고 물으시였다.

지금까지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던 로인은 고개를 숙인채 눈만 슴벅일뿐 대답을 드리지 못하였다.가슴속에 품고있던 하많은 사연을 정작 말씀드리자니 무슨 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던것이다.

리당일군이 그를 대신하여 천삼땅에서 여러대를 살아오던 오경봉로인의 일가가 해방전 빚때문에 오막살이집마저 빼앗기고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다가 고향에 다시 돌아온 일이며 어버이수령님께서 조국을 찾아주시고 땅없는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주실 때 로인이 농촌위원회 위원이 되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여다니던 일들에 대하여 자상히 말씀드리였다.그리고 그가 분여받은 땅에서 농사를 잘 지어 수십가마니의 쌀을 나라에 바친 사실에 대해서도 아뢰였다.

그러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참으로 애국적인 농민이라고, 훌륭한 농민이라고 하시면서 로인과 같은 애국적인 농민들이 많았기때문에 해방직후 나라의 어려웠던 재정문제가 풀렸다고 하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후퇴시기에는 무엇을 했는가고 물으시였다.로인은 아들 3형제를 군대에 내보낸 뒤 며느리들과 함께 적후투쟁을 하는 인민군대들에게 식량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유격대에 짐을 져다주거나 련락편지를 날라다주기도 하였다고 하면서 그런 일까지 말씀드리는것이 게면쩍어 어줍은 웃음을 지었다.

로인의 이야기를 다 듣고나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웃으시면서 그것이 유격투쟁이지 다른것이 유격투쟁이겠는가고 치하해주시였다.그리고 전후에 겹쌓이는 애로와 난관을 물리치며 농업협동조합을 뭇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는 또 사회주의건설의 선구자이라고 높이 평가해주시였다.

애국적인 농민, 훌륭한 농민, 사회주의건설의 선구자!

로인은 몸둘바를 몰라하며 어버이수령님께 한 일이 없다고 거듭 말씀드리였다.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시고 로인을 바라보시던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담배를 꺼내시여 로인에게 권하시였다.

굳이 사양하는 로인의 거쿨진 손에 몸소 담배를 쥐여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성냥을 켜드시고 바람에 꺼질세라 두손을 모으시여 불까지 붙여주시였다.

담배연기를 한모금 달게 들이마신 로인은 팔소매를 눈가에 연신 가져다대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아, 한없이 고마우신 어버이수령님,

어제날의 천덕꾸러기였던 나를 오늘 이토록 높이 내세워주시고 손수 담배불까지 붙여주시다니!)

로인은 북받치는 격정을 애써 누르며 전쟁시기 평양에서 농민열성자대회가 열렸을 때 위대한 수령님을 한번만이라도 뵈옵고싶던 평생소원을 풀었다고, 그런데 오늘 수령님을 또다시 뵈옵고나니 정말 인젠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다고 진정을 터놓았다.

로인의 이야기를 들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왜 그런 말을 하는가고 하시면서 오래오래 사셔야 한다고, 오래 앉아계시면 자주 만날수 있다고 따뜻이 말씀하시였다.그러시고는 지금 상점에 물품이 제대로 나오는가, 천들이 비싸다고 하지 않는가고 물으시였다.

로인은 다른 상품은 모르겠지만 광목천같은 수수하고 든든한 천이 적게 나온다고 말씀드렸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수첩을 꺼내시더니 진짜실농군이 다르다고, 앞으로 더 많이 보내주겠다고 하시며 무엇인가 적으시였다.

그때 일부 일군들은 농민들의 생활형편을 알아보지도 않고 이제는 생활이 향상되였으므로 고급비단천을 요구한다고 말하고있었다.그 사실여부를 알아보시기 위해 수령님께서 로인에게 천값을 물으신것이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오경봉로인에게 이곳 농민들의 생활을 추세우자면 부수입을 높여야 하겠는데 무슨 방도가 없겠는가에 대해서도 물으시였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지 한동안 뒤머리만 쓸어내리던 로인은 이 고장 사람들은 그전부터 집집마다 감나무를 심어왔다고 말씀올리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감나무라…》 하고 조용히 되뇌이시더니 감나무가 어디 없는가고 물으시였다.

멀지 않은 곳에 갓 심은 감나무의 가지가 바람에 흐느적이고있었다.로인이 가리켜드리는 그 감나무를 바라보시던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집주변에는 물론 등성이나 야산에도 저런 감나무를 많이 심으라고 하시면서 현금수입을 높일 방도를 구체적으로 밝혀주시였다.

그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로인의 두손을 꼭 쥐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한다고 거듭 당부하시고 마을을 떠나시였다.

그후 조합에서는 변혁이 일어났다.오경봉로인은 물론 모든 조합원들이 어버이수령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조합을 추켜세우기 위하여 더 힘껏 일하였다.

몇해후 10월 어느날 또다시 천삼리를 찾으시여 오경봉로인을 만나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이제는 나이가 나이니만치 일이 힘들겠는데 좀 쉬여야 하지 않겠는가고 정답게 말씀하시였다.

자애에 넘치는 그 말씀에 목이 메여 한동안 대답을 올리지 못하고있던 로인은 좀 힘들만 하면 수령님께서 찾아오시여 이렇게 고무를 주시기때문에 힘든줄 모르겠다고 말씀드리였다.

그때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어느날, 위대한 수령님의 탄생 60돐을 맞으며 진행되는 경축행사에 대표로 참가하기 위해 평양으로 향하던중 오경봉로인은 몸이 편치 않아 도병원에 입원하게 되였다.이 일을 두고 마을사람들 누구나 섭섭한 마음을 금치 못하였다.

그런데 웬일인가.며칠후 로인이 평양에 올라가 경축행사에 참가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사연인즉은 이러하였다.

강원도에서 올라온 대표들을 만나시여 숙소가 불편하지 않은가, 앓는 동무는 없는가고 일일이 알아보시던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도의 한 일군에게 올라올 사람들이 다 왔는가고 물으시였다.그 일군은 오경봉로인이 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다고 말씀드렸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안색을 흐리시면서 그 로인은 나를 만날적마다 무엇인가 도움을 주자고 애를 쓰는 진실한 농민이라고, 그 로인도 인젠 늙었겠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로인이 년세로 보아 이제 평양에 올라오지 못한다면 언제 다시 올라와보겠습니까.

평양에 데려다가 큰 병원에서 치료를 시키고 행사에 꼭 참가시킵시다.》

이렇게 되여 로인은 평양에 올라와 치료를 받고 경축행사에 참가하게 되였으며 은정깊은 선물까지 받아안고 고향으로 돌아왔던것이다.

주체65(1976)년 10월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또다시 천삼마을을 찾으시였다.

허리에 두손을 얹으시고 감나무동산을 둘러보시던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우리가 천삼리에 처음 왔을 때 본 감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자고 하시며 관리위원회가 자리잡고있는 등성이로 앞장서 오르시였다.

뜨거운 감회를 안으시고 가지가 휘도록 열매가 주렁진 감나무를 살펴보시던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오경봉로인을 찾으시였다.

농장일군들은 선뜻 대답을 드릴수가 없었다.어버이수령님의 은혜를 잊지 못하여 감사의 눈물을 머금고 수령님을 길이길이 잘 모셔달라고 당부하며 눈을 감던 로인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여 가슴이 저려들었던것이다.

일군들은 어버이수령님께 로인이 나이가 많아 일을 할수 없는 형편이였으나 수령님의 은덕이 깃든 천삼땅을 떠날수 없다고 하면서 자식들의 성의도 마다하고 그냥 마을에 남아있다가 2년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말씀드렸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몹시 가슴아파하시며 아까운 로인을 잃었다고 거듭 말씀하시였다.

평생을 땅과 함께 살아온 한 평범한 로인을 그리도 잊지 못해하시는 어버이수령님을 우러르는 일군들의 얼굴로는 뜨거운것이 소리없이 흘러내리였다.

우리 수령님과 천삼땅의 평범한 한 로인사이에 맺어졌던 가슴뜨거운 인연,

이런 이야기가 어찌 천삼땅에만 새겨져있으랴.

이민위천으로 빛나는 우리 수령님의 위대한 혁명실록의 갈피갈피를 가득 채우고있는 전설같은 인민사랑의 이야기는 조국땅 그 어디에나 깃들어있다.

정녕 우리 수령님은 한평생 인민들속에 계시며 인민들과 뜻과 정을 나누시고 인민에게 의거하여 혁명을 이끌어 세기의 기적을 창조하신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 절세의 위인이시였다.

하기에 날이 갈수록 우리 인민은 사무치는 그리움속에 어버이수령님을 목메여 부르며 그이의 념원을 활짝 꽃피워갈 굳은 마음을 더욱 가다듬는것이다.

본사기자 김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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