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5, 2024
KCNA Ryugyong

한 전쟁로병의 이야기

Date: 07/04/2020 | Source: Ryugyong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권헌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심양시지부장

심양시지부는 해마다 설을 앞두고 공민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기여한 년로한 공민들을 위문하는 관례가 있어 심양시지부 권헌지부장과 류춘화사무장은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최수봉제1부의장과 동주봉사무국장과 함께 위문길에 나섰다.

우리는 설위문품을 사가지고 황고구 사허즈에서 살고있는 최창수로인의 집으로 향하였다.

최창수로인의 아들 최성철이 길가에서 우리를 반기며 집으로 안내하였다. 우리가 집에 들어서자 최창수로인은 반가운 표정으로 바쁠텐데 이렇게 찾아주어서 고맙다면서 반갑게 맞이하였다.

흰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안경을 끼여 선생다운 인상을 주는데 여유로운 행동거지와 상냥한 최창수로인의 모습은 89세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의 부인 김명순은 우리 심양시지부 조선공민였는데 작년봄에 사망하였다. 최창수로인은 비록 조선공민은 아니여도 총련합회가 결성되던 초기 많은 일들을 도와주었다. 지금은 시대가 발전하여 전부 콤퓨터로 작업하지만 그때는 구호나 회의명판을 전부 칼로 오려내였다.

최수봉제1부의장이 총련합회를 대표하여 감사의 인사를 올리니 로인은 사례하면서 본부의 지난 일들을 회상하였다.

내가 봄에 와서 듣던 로인의 경력을 화제로 꺼내니 그는 먼저 간직하여 두었던 메달과 사진을 꺼내보여주었다.

중화인민공화국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발급한 메달들과 건국 60주년기념으로 지원군전사들이 찍은 집체사진이였다.

로인은 아들더러 커피를 타오라면서 긍지스럽게 자기의 경력을 이야기하였다.

《어려서 내가 단동에서 자랐지요. 45년도 열다섯살에 참군해서 신빈, 통화, 림강, 무송, 몽강에서 토비들을 숙청하는 전투에 참가했지요.》

이렇게 말을 뗀 그는 열정적으로 손까지 저어가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그 당시 일본이 투항한후 중국동북은 국민당특무와 무장을 해제당한 일본패전군, 위만군잔여세력들이 활개치고있었다. 중국공산당은 동북에 군대와 간부를 파견하여 인민정부를 세웠다. 뒤따라 국민당군대들이 대거 침범하자 대도시와 철길을 내주고 광활한 농촌과 작은 현성들을 차지하고 광범한 인민군중을 발동하여 인민정권을 세우고 국민당세력과 토비들을 숙청하는 한편 수많은 조중청년들을 조직동원하여 참군시켰다.

《어느 부대에 있었습니까?》

《166사요.》

166사의 전신은 1945년말에 통화, 류하, 청원, 집안, 환인에 있는 조선인무장대오들이 심양에서 성립한 조선의용군 제1지대이다. 그후 동북민주련군 리홍광지대, 동북민주련군 독립4사로 명명하였다. 통화2. 3폭란진압을 비롯하여 지방보호와 토비숙청, 림강보위전투를 벌리였다. 1948년 11월에 중국인민해방군 제166사로 개칭하였다.

《사평해방전투에 참가하였지요. 그때 많은 조선사람들이 전투에 참가하였는데 많이 죽었지요. 사평전투는 우리가 국민당을 포위하고 국민당이 또 우리를 포위하고 우리가 또 국민당을 포위하고 싸웠는데 참 치렬했어요.》

사평시는 심양과 장춘을 련결하는 전략적군사요충지로서 국민당과 공산당 쌍방이 수십만의 병력을 투입하여 네차례의 쟁탈전을 벌렸다. 사평전투에서 조선사람들이 2만여명이 희생되였다고 한다.

동북민주련군에 속한 조선인부대 156사, 164사, 166사는 규률이 엄하고 전투력이 강하여 여러차례 큰 공을 세웠는바 미국식장비로 무장한 정예부대를 포함한 국민당군대 47만여명을 살상포로하고 전 동북을 해방한 료심전역에 참가하여 이름을 떨쳤다. 3개 사의 총병력은 3만 7천여명이 되였다.

《그해 11월에 심양해방전투에 참가하였지요. 전투가 끝나고 관내로 들어가 해남도로 진군한다고 하던데 상급의 지시대로 력사문제없는 사람 500명을 모집하는데 내가 그 속에 들었지요. 갑자기 출발하는 바람에 공로표창장들을 다 잃어버렸어. 압록강다리를 건느면서야 조국에 가는줄 알았지.》

로인은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나는 조국에서 조선인민군 제1군단 제1사 제1련대에 편입되여 중기관총수로 됐지. 군단장은 최광이고 련대장은 황석이야.》

로인은 자랑스레 말하였다.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서 서울로 쳐들어갔지. 감옥문은 열쇠가 없어 땅크로 당겨 열었는데 정치범은 한명도 없었어요. 놈들이 정치범들을 먼저 총살하였더구만. 남으로 밀고나가는데 락동강까지 쳐들어갔지. 전선이 남으로 내려가면서 후방이 멀어 군수물자공급이 잘 안됐어. 비행기폭격이 심하여 밥도 제대로 공급이 안됐어. 남으로 내밀수록 적들은 집중되여 치기 힘들더라구. 락동강너머 산이 있는데 그산을 넘으면 바다지. 적들을 바다에 처넣고 서울에서 열병식을 하자고 다들 결심했는데. 나는 중기관총수였지. 불편해서 바퀴도 떼버리고 사격했지. 적아간의 치렬한 공방전이 벌어졌는데 그때 발과 무릎에 포탄파편에 부상을 입어 후방으로 후송되였어.》

기억도 생생한 로인의 회상에 우리는 감탄하였다.

로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락동강전투의 가렬함을 알수 있었다.

조선의 통일내전에 끼여든 미국은 인민군대의 진격을 막아보려고 미군 제8군과 남조선괴뢰군을 포함한 근 20만의 병력과 수십만톤의 전략물자를 실어날라서야 겨우 지탱할수 있었다. 공중은 말할것도 없고 륙지에서도 렬세인 병력과 무기로 세계최강을 자랑하던 미군과 결전을 벌리는 인민군대의 용기와 전투의 가렬함을 짐작할수 있었다. 만약 조선의 통일전쟁에 외세가 간섭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통일이 되였을것이다. 미국은 조선을 갈라놓고 통일을 가로막은 우리민족의 원쑤이다.

최창수로인은 계속 이야기하였다.

《나는 함흥적십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미국놈들은 뻔히 적십자표식을 보고도 비행기로 마구 폭탄을 떨구었다. 그날 나는 다행히 병원앞에 있는 산에서 운동하였기에 살았다》고 하면서 《희생된 부상병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미국놈들은 국제법도 안중에 없는 승냥이들이다.》고 분노하며 치를 떨었다.

《그후 중국 할빈에서 치료받고 걸을수 있어서 또다시 조선전선에 나갔다. 다리가 완치되지 못했다는 원인으로 신의주 제8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다가 나는 전선에서 싸우는 본부대에 가게 해달라고 요구하였지만 상급에서는 철도경비원으로 가라고 하였다. 나는 전방에서 싸우던 사람이 어떻게 후방에 있으라는가고 떼를 써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후 제대되여 여기 심양시조선족문화관에 배치받아 미술을 책임지면서 일해왔다.》고자신의 경력을 털어놓았다.

조중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있는 형제적 이웃으로서 전투에서 맺어진 전우이다.

오늘도 두나라 인민들은 조중친선을 귀중히 여기면서 조중친선이 영원하리라 노래하고있다.

최창수로인은 중국동북해방전쟁에 참가하고 조국해방전쟁에도 참전하여 락동강전투까지 참가한 전쟁로병으로서 심양시조선족문화관에서 일하는 기간 총련합회와 령사관을 도와 많은 수고를 한 애국로병이다.

최수봉부의장이 동주봉에게 우리가 2013년도에 전쟁로병방문단을 조직하였는데 그때 왜 최창수로인이 빠졌는가고 물으니 최창수로인의 아들 최성철은 당시 어머니가 간병으로 앓았으므로 아버지가 집을 떠나지 못하는 처지여서 그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한다.

동주봉국장이 우리 총련합회에서 조국방문단을 조직하겠으니 한번 꼭 조선에 가보라고 간청하니 최성철은 저의 아버지도 조선이 그리워서 자주 이야기 한다면서 언제쯤 한번은 꼭 가보겠다고 말씀하였지만 지금은 년세도 많고 몸이 불편하여 힘들다고 하였다.

곁에 있던 심양지부사무장 류춘화가 최경화(딸의 이름)랑 함께 평양만이라도 구경하라고 간절히 청하니 로병은 빙그레 웃었다.

조국의 자유와 해방을 위하여 락동강까지 나가 피흘리며 싸운 로병을 우리가 더 도와주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웠다.

로병의 전투담을 주의깊게 듣던 최수봉부의장이 총련합회를 대표하여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면서 이렇게 후대들에게 지나간 전쟁력사를 들려주니 얼마나 생동한가고, 전투이야기도 애국이라고 하면서 건강장수하여 행복할것을 바라면서 새해를 축복하였다.

나는 오늘 또 다른 공민을 위문하여야 하기에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니 내 나이를 물으면서 한창 일할 나이라고 한다.

우리는 로인의 새해건강을 축원하면서 집을 나서 차에 올랐다.

얼마나 많은 선렬들이 조국의 자유와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목숨바쳐 침략자들과 싸웠던가.

무심하게 대할수 없는 한치한치의 조국강산은 조국수호자들이 남긴 영웅사적으로 빛나고있다.

선렬들의 피가 스며있는 조국땅우에서 뭉쳐진 우리 인민은 위대한 수령을 모시고 자력갱생으로 영웅조선의 새 기상을 떨치고있다.

조국은 세계적인 군사강국의 지위에 올라 적대세력들의 제재와 압박을 정면돌파전으로 물리치면서 부국의 꿈을 실현하고있다.

바야흐로 그 꿈이 현실로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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