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의 모습

1933년 봄에 접어들면서 유격구에 대한 일제의 《토벌》은 더욱 악착스럽게 감행되였고 좌경기회주의자들의 좌경적시책으로 조중인민의 관계는 다시금 악화되였다.

반일부대들은 이전날처럼 또다시 조선혁명가들을 적대시하였다.

그러던 주체22(1933)년 5월 어느날 위대한 김일성주석님께서는 너무도 뜻밖의 소식에 한동안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시였다.

동산호반일부대가 구국군공작에 파견되여 활동하던 리광을 비롯한 30여명의 유격대공작원들을 불의에 체포하여 무참히 학살하였다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두주먹을 꽉 그러쥐시였다. 리광이가 가다니, 이게 웬일인가.

사람들도 격분을 참지 못하였다. 그들은 그이께 당장 반일부대들을 들이치고 무참히 학살된 혁명동지들의 피값을 받아내자고 하였다. 온 동만땅이 동산호의 천인공노할 죄행을 절규하며 피는 피로써 갚자고 부르짖었다.

그날부터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생각이 많아지시였다. 반일부대들의 무분별한 적대적소동을 막으며 그들을 반일련합전선에로 이끄는 문제는 한시도 미룰수 없는 절박한 과제였다. 자칫하면 지금까지 축성해온 반일부대와의 련합전선은 수포로 되고말것이며 수많은 반일부대병사들을 적으로 만드는 파국적인 후과가 초래될것이였다.

그렇다. 리광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 리광이 그토록 많은 로고와 정력을 바친 반일부대들과의 통일전선을 성과적으로 추진시킨다면 그도 기뻐할것이 아닌가.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주체22(1933)년 5월 하순 소왕청의 마촌에서 두만강연안 혁명조직책임자들과 반일인민유격대 지휘관들의 회의를 여시였다.

조성된 정세를 명철하게 분석해주신 그이께서는 현 난국을 타개해나가자면 반일부대들에 대한 지휘권을 쥐고있는 높은 급의 두령을 대상으로 사업해야 하며 제일 좋기는 그를 만나 담판하는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장내는 물을 뿌린듯 조용하였다. 과연 누가 누구를 만나 담판하겠는가. 이들이 찾아간 대표들을 어떻게 맞아줄것인가.

미구에 그이의 우렁우렁한 음성이 울리였다.

《나는 담판의 상대로 구국군 전방사령인 오의성을 생각하고있습니다. …

그래서 오의성과 담판을 하되 내가 직접 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너무도 놀라 그이를 우러렀다. 물론 당시 구국군두령들과의 담판을 성과적으로 진행하실분은 오직 탁월한 정치적수완과 포옹력을 지니신 위대한 주석님밖에 없으시였다.

하지만 오의성으로 말하면 코대가 이만저만한 사람이 아니였다. 그때 그의 부대에는 길림시절부터 위대한 주석님과 친분관계를 맺고있던 사람들이 비서장과 참모로 활동하고있었는데 그들은 오의성을 돌려세워보려고 애를 썼지만 너무도 완고하여 가망이 없다는것을 이미 통보해온바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백주에 별동대장을 비롯한 혁명가들을 거리낌없이 살해한 불한당들이 무슨 일을 칠줄 알겠는가. …

《장군님, 안됩니다. 제발 라자구에만은 …》

회의참가자들은 그이께 거듭 간절히 말씀드리였다.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머리를 흔드시며 반일부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것은 조선혁명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또한 능히 해결할수 있는 문제이다, 물론 그들이 정치적으로 락후하고 일제의 리간정책에 속아 무분별한 행동을 감행하고있는것만큼 이 사업은 어렵고 복잡하며 위험을 동반한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러나 그들과의 사업은 가능하며 또한 꼭 해야 할 혁명과업인데 곤난이 있다고 하여 손을 뗀다면 이것은 진정한 혁명가의 태도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그이의 말씀에서 진정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강철의 의지와 무비의 담력을 지니고 위기를 맞받아나가시는 백두산장군의 거룩한 모습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