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던 세상

주체109(2020)년 8월 12일 《로동신문》

한시도 늦출수 없고 한순간도 소홀히 할수 없는것이 반제계급교양이다

해방전 왜놈과 지주, 자본가놈들이 판을 치는 세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지옥이나 같았다.

강령군의 어느 한 사업소에서 일하던 김광성은 해방전에 어려서 부모를 잃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품팔이를 하였다. 그래도 입에 풀칠하기가 힘들었다.

어느날 그는 길을 헤매다가 한 해운회사에 가면 돈을 벌수 있다는 뜬소문을 들었다. 당장 먹고 살아갈 길이 막막했던지라 괴나리보짐을 지고 자본가놈이 경영하는 해운회사라는 곳을 찾아갔다. 해운회사의 감독놈이 그더러 부두에 놓인 상자를 메고 걸어보라고 하였다. 70kg은 실히 됨직한 상자였다. 그는 채용시험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하여 안깐힘을 써가며 걸었다.

감독놈은 《요령이 생기면 일을 꽤 할수 있겠다.》라고 선심이나 쓰듯이 지껄이며 래일부터 일하러 나오라고 하였다. 이렇게 되여 광성은 해운회사의 인부로 되였다.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이제는 돈을 좀 벌어 굶주림도 면하고 새 생활도 할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였다.

인부들이 하는 일이란 배로 날라온 짐을 부리고 쌀, 세멘트 등을 실어주는것이였다. 배우의 짐을 다 부리고 다른 짐을 싣자면 7~10일, 어떤 때에는 15일씩 걸리였다.

광성은 다음날부터 무거운 짐을 지고 배에서 부두로 질러놓은 발판을 오르내리였다. 발판이 흔들거려 빈몸으로 다니기도 여간 힘들지 않았다. 게다가 안전대책이 전혀 세워져있지 않아 무시로 사람들이 발판에서 떨어져 죽거나 부상을 당하였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주린 창자를 그러안고 짐을 진 그는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끌고 발판우를 겨우 한발자국, 두발자국 옮겨짚었다. 발판끝에서 이것을 지켜보던 감독놈이 달려오더니 늦장을 부린다고 손찌검을 하였다. 순간 몸의 중심을 잃은 광성은 정어리상자를 진채 발판에서 떨어져 허리를 심하게 다쳤다.

그는 친구들의 등에 업혀와 자리에 누운채 일어나지 못하였다. 그에게는 치료받을 돈도 없었다.

로동자들은 감독놈에게 치료비를 내라고 들이댔다. 그러나 감독놈은 오히려 짐부리기가 늦어져 체선료를 물게 되였으니 손해배상금을 내라고 호통치는것이 아닌가.

그후 김광성은 돈 한푼 받지 못하고 해운회사에서 쫓겨나고말았다. 여러 일자리를 찾아가보았으나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참으로 착취계급이 살판치는 세상에서는 살아도 죽은 목숨이나 같았다.

본사기자

살아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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