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18, 2021
KCNA DPRK Today (Kr)

대를 이어 걷는 길

Date: 13/01/2021 | Source: DPRK Today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주체109(2020)년 3월, 공화국의 평양시 강동군산림경영소 산림감독원 김명국이 애어린 나무모를 등에 지고 산으로 오르고있었다.

젖빛안개가 감도는 산촌의 새벽과 함께 잣나무숲이 그의 가슴에 생신한 활력을 부어주었다.

몇해전에 새로 심은 잣나무, 이깔나무, 참나무들이 뿌리를 든든히 박고 산천의 푸르름을 더해주었다.

황금산, 보물산으로 전변되여가는 산발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앞에는 흘러간 나날들이 떠올랐다.

* *

김명국의 어린시절 추억에서 제일 잊혀지지 않는것은 앞못보는 아버지가 나무를 심던 일이였다. 손더듬으로 구뎅이를 파고 부식토도 깔아주며 나무의 뿌리가 상할세라 잔뿌리도 하나하나 펴주던 모습은 그의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되여있다.

《아버지, 나무는 왜 심나요?》

《오, 우리 명국이가 앞으로 더 잘살게 하려고 심는단다.》

《이 나무를 심으면 잘살수 있나요?》

《그럼, 이제 이 나무들이 다 자라 산이 푸르러지면 온갖 열매가 주렁지는 황금산, 보물산이 된단다.》

《보물산, 야 좋네, 그런데 아버지는 나무가 자라는게 보이나요?》

《보이지 않구. 아버지는 눈으로 보지 못해도 마음으로는 볼수 있다. 이 나무들이 다 자라서 우리 아이들이 쓰는 학습장과 책걸상으로 만들어지는 모습도 다 보인단다.》

일찌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김명국은 산림감독원이 되였다. 한생을 나무를 가꾸는 산림감독원이 될 결심을 안고 이 길에 나선 그였지만 그 나날엔 힘들 때도 있었고 주저앉고싶을 때도 있었다.

어느해 봄날 많은 나무모를 산에 심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집에 들어서면 선참으로 안기며 반겨맞아주던 6살난 딸애가 그날만은 무엇이 못마땅한지 볼이 부어있었다. 혹시 어디가 아파서 그러는것이 아닐가 하여 딸애의 이마를 짚어보는데 그애가 울먹이며 하소연하는것이였다.

《아버진 그저 나무나무 하면서 내 생일도 모르나?》

《…》

그날 밤 잠자리에 누운 그는 온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기가 일에 너무 파묻혀 가정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생각에서였다.

다음날 아침 그는 안해와 딸을 데리고 양지바른 산기슭으로 향했다. 애어린 잣나무 한그루가 그들을 반겨맞아주었다.

파아란 잎새를 펼친 잣나무의 줄기에 매달려있는 류다른 명찰표가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흐느적거렸다.

《나무명; 잣나무, 나이; 6년생, 관리자; 김영희, 심은날자; 2011년 3월 17일》

명찰에 새겨진 글줄을 읽어보던 안해의 눈가에 뜨거운것이 고여오르고 딸애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여올랐다.

딸애의 생일날에 그가 정성껏 심은 애어린 잣나무,

그 나무를 다정히 어루만지며 한 김명국의 말이 안해와 딸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했다.

《이제 이 나무가 잘 자라 열매를 맺게 되면 아버지가 왜 이 길을 걷고있는지 우리 영희도 알게 될거요.》

《아버지—》

김명국은 언제나 자기가 하는 일을 더없이 긍지스럽게 생각하였다. 그리고 대를 이어 이 길을 꿋꿋이 걷고싶었다.

* *

상념에서 깨여난 김명국은 가지고온 나무모들을 정성껏 심고 천천히 산을 내렸다. 바람결에 숲이 설레이는 소리가 귀맛좋게 들려왔다. 그가 애써 자래운 수많은 나무들이 주변산에 뿌리를 내려 푸른 숲을 펼쳤다.

집에 도착하니 고급중학교학생인 딸애가 한손에 호미를 든채로 달려와 그의 품에 안겨들었다.

《아버지, 창성이깔나무와 밤나무모에 새싹이 움텄어요.》

한생을 푸른 숲에 바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기도 산림감독원이 되겠다며 짬시간마다 나무모를 가꾸는 딸애,

집앞에 만들어놓은 작은 양묘장에는 온 가족이 정성다해 가꾸는 여러 수종의 나무모들이 앞을 다투어 자라고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딸애의 모습을 보는 김명국의 가슴은 무한한 행복감에 휩싸였다.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해 대를 이어 가며 성실한 애국의 땀방울을 푸른 숲에 바쳐가는 사람들이 어찌 이 한가정뿐이랴.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한생을 묵묵히 바쳐가는 이런 참된 애국자들이 공화국의 그 어디에나 있기에 내 조국의 산과 들은 언제나 푸르러 설레이고있는것이다.

- 푸른 숲을 가꾸어가는 사람들 (2019년 10월촬영) -

본사기자 염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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