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 2024
KCNA Tongil Voice

영원히 청춘으로

Date: 28/01/2021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이 시간에는 조선미술박물관 부원 김영식의 단상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영원히 청춘으로》

얼마전 아름다운 평양에 많은 눈이 내렸다.

흰눈이 소담하게 내려앉아 은빛세계로 더 아름답게 단장된 평양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연방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눈이 멎자 나는 평양의 설경을 화폭에 담고싶어 화판을 메고 모란봉에 올랐다.

사방 황홀경이 펼쳐진 아름다운 모란봉이여서 맞춤한 대상을 골라잡기도 힘들었다.

모란봉의 산길을 따라 한참이나 걸음을 옮기던 나는 문득 어느 한 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머리에 흰눈을 떠이고서 자기의 푸른 빛을 연연히 뿜고있는 애솔나무, 그 어린 나무곁에는 마치 애솔나무를 보호해주듯 다 자란 소나무가 거연히 서있었다.

미술애호가의 감각인양 스쳐지나가게 되지 않는 이 화폭을 좀 더 가까이 보고싶어 다가갔더니 애솔나무가지에 이런 패쪽이 걸려있는게 아닌가.

《2020. 4. 5 결혼을 기념하여

신랑 김진우, 신부 리효원》

(야, 신랑신부가 결혼기념으로 식수한 소나무였구나.)

순간 머리속에 번뜻 작품의 종자가 떠올랐다.

자기들이 태여나고 자라난 이 땅에 행복의 씨앗을 뿌리듯 정성들여 소나무를 심었을 신랑, 신부.

그것은 가정생활의 첫 걸음을 떼는 자신들도 전화의 날 이 땅을 지켜 목숨바쳐 억세게 싸워이긴 로병세대들인양, 청춘의 땀을 다 바쳐 내 조국을 푸르게 가꾼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인양 찬서리 내려도 푸름을 잃지 않고 억세인 기상으로 거연히 서있는 다 자란 저 소나무처럼 자기들이 심은 이 애솔나무와 더불어 조국을 받드는 길에서 언제나 청춘으로 살려는 마음이였다.

(이것이다!)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얼른 화판을 펼치고 억세인 소나무와 애솔나무를 온갖 정성을 다하여 그렸다.

그리고는 그 밑에 이런 제목을 써붙였다.

《영원히 청춘으로》

지금까지 조선미술박물관 부원 김영식의 단상을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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