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2월 26일 《우리 민족끼리》

얼마전 우리는 정월대보름을 계기로 사회과학원 민속학연구소 실장을 만나 정월대보름풍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자; 정월대보름은 우리 인민들이 예로부터 즐겨 쇠여온 민속명절의 하나이다. 그 풍습에 대해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실장; 우리 인민이 오랜 력사적기간 전해오는 민속명절들가운데서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 보름달이 뜨는것과 관련되여있다.

정월대보름명절은 보통 음력으로 1월 14일부터 시작되였는데 이날은 《작은 보름》이라고 하고 다음날은 《대보름》이라고 하였다.

옛 문헌인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 인민들은 벌써 삼국시기부터 약밥을 만들어먹으며 정월대보름을 쇠였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정월대보름은 설명절 못지 않은 큰 명절로 되여 명절풍습도 다양하고 풍부해지게 되였다.

기자;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싶다.

실장; 우리 인민들은 대보름명절에 새해의 행운과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소박한 념원을 반영한 여러가지 흥미있는 의례행사들을 진행하였다.

먼 옛날부터 이날을 맞으며 많은 농가들에서 진행한 낟가리대세우기와 논밭에 두엄져내기, 과일나무들이 많은 고장들에서 과일나무가지들사이에 돌을 끼워 과일농사의 풍작을 기대한 과일나무시집보내기와 같은 의례행사들에는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여겨온 우리 인민들의 생활풍습이 짙게 반영되여있었다 .

낟가리대세우기는 뜨락에 목화와 여러가지 곡식이삭을 매단 장대를 세워서 풍년로적가리를 형상해놓고 아이들이 그 주위를 돌면서 노래를 불러 풍년을 축원하는 의례행사였는데 정월대보름전날인 14일에 진행하였다. 또한 이날 낟가리대를 세우는것과 함께 아침일찍 퇴비를 논밭에 내는 풍습도 있었다.

기자; 이날에 명절음식을 만들어먹는 풍습도 있지 않는가.

실장; 정월대보름날 우리 인민들은 여러가지 특색있는 명절음식을 해먹으며 즐기였다. 이날의 명절음식으로는 오곡밥, 9가지 마른나물반찬, 약밥, 복쌈 등이 있었다.

대보름날 오곡밥을 해먹는 풍습에는 오곡을 골고루 배합하여 밥을 지어먹음으로써 합리적인 섭생을 보장하는것과 함께 새해에도 오곡이 모두 잘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념원이 깃들어있었다. 또한 이날에 즐겨먹은 9가지 마른나물반찬에는 남새나 산나물이 흔한 철에 부산물까지도 버리지 않고 잘 저장해두었다가 겨울철에 맛있게 가공해먹은 우리 인민들의 알뜰하고 깐진 살림살이기풍, 절약정신과 함께 새해의 풍작에 대한 각별한 기대가 담겨져있었다.

우리 인민은 정월대보름날에 약밥도 많이 해먹었다. 약밥은 찰밥에 꿀과 간장을 골고루 섞고 밤, 대추, 참기름을 넣어 쪄서 그릇에 담은 다음 잣알을 모양있게 놓고 계피가루를 뿌려 완성하였다. 약밥은 진귀한 맛을 가진 밥으로서 이웃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졌으며 오늘도 우리 인민들속에서 약용음식으로, 별식으로 리용되고있다.

복쌈은 남새잎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것으로서 새해에도 복이 차례지고 그해의 풍작을 바라던데서 생긴 풍습이였다. 일부 지방에서는 복쌈을 일명 명쌈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이처럼 우리 인민이 예로부터 즐겨 만들어먹은 정월대보름의 명절음식들은 그 독특함과 고유한 맛으로 하여 민족의 음식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기자; 우리 인민은 정월대보름날에 여러가지 명절놀이들도 즐기지 않았는가.

실장; 그렇다. 이날에는 바줄당기기, 연띄우기, 바람개비놀이를 비롯한 다채로운 민속놀이들도 진행하였는데 그가운데서도 특별히 이채를 띤것은 어른들의 바줄당기기와 아이들의 연띄우기놀이였다.

마을 대 마을, 지역 대 지역의 대항경기형식으로 벌어진 이날의 바줄당기기는 경기의 승패에 따라 한해농사의 흉풍이 좌우된다고 생각한데로부터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속에 성황을 이루고 진행되군 하였다. 물론 바줄당기기에서 이긴 편에는 풍년이 들고 진 편에 흉년이 들수는 없지만 로력협조를 필요로 하는 농사에서 단결력이 강한 집단이 더 높은 수확을 내는것은 당연한 리치였기때문에 경기승부에 대한 이러한 관념도 생긴것이였다. 이날의 바줄당기기에는 농악무와 같은 흥겨운 춤과 노래도 동반되여 경기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군 하였다.

저녁의 달맞이는 정월대보름명절의 마감을 장식하는 의례였다. 대보름날 저녁이면 사람들은 너도나도 마을의 높은 산에 오르거나 다리, 언덕, 루정 등에서 보름달을 정겹게 바라보면서 새해농사의 대풍작과 가정에 행복이 있기를 바라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이처럼 정월대보름은 의례행사와 음식, 놀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명절풍습들이 새해농사의 풍작에 대한 념원으로 지향되여있었다.

오늘도 민족의 고유한 문화전통과 생활전통을 귀중히 여기고 발전시켜나가는 우리 당의 현명한 령도아래 정월대보름풍습은 시대의 요구와 우리 인민의 고상한 정신적풍모, 민족적정서에 맞게 더욱 아름답게 이어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