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5, 2024
KCNA Tongil Voice

달라진 꿈

Date: 01/03/2021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이 시간에는 평양의학대학 학생 리유미의 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달라진 꿈》

류경안과종합병원에 실습나온 나는 지금 매우 낯익은 복도를 걷고있다. 4년전 내가 밟았던 복도이다.

병원의 복도를 걷고있는 나의 눈앞으로 추억의 오솔길인듯 잊지 못할 사연들이 하나하나 찾아든다.

어릴적에 대체로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따뜻하고 부드러운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바라였다. 하지만 그 갈망은 응석과 어리광으로 가득찬 소학교시절을 넘기지 못하였다.

지금도 로동현장에서 순직한 아버지에게 사회주의애국희생증이 수여되던 날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아버지의 훌륭한 딸이 되겠다고 맹세하던 그 여름날을 잊을수 없다.

그후 2년이 지난 어느날 뜻밖에도 어머니는 앞을 보지 못하였다. 그때부터 나는 웃음을 잃어버렸다. 모든것이 어둡게 보였고 흐름을 멈춘듯 하였다.

하지만 해님은 언제나 나를 향해 밝은 빛을 뿌려주었고 웃음을 가져다주었다. 하여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근심도 없이 공부하고 생활하게 되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여전히 앞을 볼수 없었다. 5점(당시)을 맞았을 때에도, 최우등의 성적증을 받았을 때에도 그리고 어엿하게 성장하는 나의 모습도 어머니는 다 볼수 없었다.

그럴 때면 나는 《오늘 시험에서 5점을 맞았어요.》, 《어머니, 이번에도 최우등을 했어요.》라고 이야기해주군 했다. 그러면 《그래, 정말 용쿠나.》라고 만족해하시기도 하고 《자만하면 안돼.》하고 엄한 말씀도 해주시던 나의 어머니였다.

그런날 밤이면 잠든 나를 쓰다듬으며 어루만지는 어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는것을 그때는 미처 다 알수 없었다.

아마도 어머니는 나를 이렇게 안아주고 키워주는 당의 사랑이 고마와, 이렇게 성장하는 딸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서 우시였으리라.

나는 그 모든것을 깨닫기까지의 많은 날을 앞에 남겨두고 여전히 행복속에서 꿈을 꽃피우고있었다.

어려서부터 나의 꿈은 인민의 사랑을 받는 무용수가 되는것이였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무용소조에 들어가서부터는 더욱 극성을 부리며 황홀한 꿈속길을 걷는 심정으로 무용소조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지금도 《꼭 훌륭한 무용수가 되여야 할텐데.》, 《우리 집에서 인민배우가 나오는게 아닐가.》하며 기뻐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다.

그런데 그 꿈을 내스스로 깨버릴줄이야…

그날은 내가 출연하는 독무가 처음으로 텔레비죤으로 방영되고 그 록화물을 가져온 날이였다. 기쁨에 넘쳐 집으로 막 들어서던 나는 내가 춤추는것을 어머니는 볼수 없겠지라는 생각에 그만 가슴이 아파 그 자리에 못박힌듯 서버렸다.

그날 밤 내가 잠들었다 문득 깨여나보니 어머니는 나의 공연복이며 소도구들을 쓸어보시며 울고계시는것이였다.

어머니의 그 눈물앞에서 나는 어머니의 눈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의사가 되리라 마음속 결심을 다지며 나의 꿈을 꽃피우던 무용소조를 포기하였다. 물론 어머니에게는 비밀에 붙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집으로 담당의사선생님이 찾아왔다. 담당의사선생님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어서 저와 함께 류경안과종합병원으로 갑시다. 지금 그곳 선생님들이 기다립니다.》

《아니, 날 어떻게 알고…》

담당선생님은 웃으며 대답했다.

《많은 의사선생님들이 어머니의 눈때문에 안타까워하며 밤길을 걷고있습니다.》

그날 어머니와 나는 모든것을 인민을 위하여 바치고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내 나라가 눈물겹게 고마워 온밤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새날을 맞았다.

이렇게 되여 어머니는 류경안과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였다. 수술은 성과적으로 진행되였다. 며칠후 붕대를 푼 어머니의 눈에 따사로운 해빛이 비쳐들었다. 어머니가 나를 알아볼가 하여 어머니의 얼굴만 주시하던 나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말았다. 어머니가 나를 끌어안으며 《내 딸아!》하고 나를 불렀던것이다.

나를 보는 어머니는 울고있었고 또 웃고있었다. 어머니의 눈가에 맺힌것은 눈물이 아니였다. 행복스러운 웃음이였다.

그렇다. 어머니는 행복에 겨워 웃고있었고 고마움에 겨워 울고있었다.

나는 어머니의 모습앞에서 고마운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떠올렸다.

지난날 알고모르고 받아온 사랑들과 때없이 행복이 찾아오던 문두드리는 소리… 진정 그것은 우리 가정만이 아닌 이 나라 모든 가정들이 받아온 사랑과 행복이였다. 그 사랑, 그 행복을 안겨주시기 위해 우리 원수님 그 얼마나 험한 길을 걷고 또 걸으시는것인가. 하기에 우리 인민은 고마운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경애하는 원수님의 품이라고 노래한다.

추억에서 깨여난 나는 사랑과 행복만을 누리는 향유자가 아니라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지키고 빛내여나가는 수호자, 창조자가 될 마음을 더욱 굳히며 실습장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평양의학대학 학생 리유미의 글을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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