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청년들은 당의 구상과 결심을 실현하는 성스러운 투쟁에 용약 떨쳐나 청년이라는 이름과 함께 불리우는 창조물들을 도처에 일떠세움으로써 인생에 한번밖에 없는 귀중한 청춘시절을 한점의 후회도 없이 빛내여나가야 하겠습니다.》

공화국의 청춘들이 피워가는 아름다운 꽃은 과연 어떤것인가.

우리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지난 2월 북방의 현대적인 중평남새온실농장에서 있은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펼쳐보이려고 한다.

* *

때때로 향설란이라는 꽃이름앞에 자기를 세워보게 되는 리인화는 은근히 부아가 났다.

《인화동무, 이 향설란은 화려하진 않아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꽃이요…》

환송분위기로 들끓는 역구내에서 중평남새온실농장으로 자원진출하는 인화에게 꽃묶음을 안겨주며 진학이가 한 말이였다.

(난 무슨 꽃을 그에게 안겨준담?!)

며칠전에도 청진농업대학 교원인 사촌언니한테서 대학적인 수재로 떠받들리우는 진학이가 인차 배치를 받을텐데 미리부터 꽃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아이참. 그때 자기가 좋아하는 꽃을 준다고 그루를 박아 말할건 뭐람.)

이런 생각을 하며 인화는 오늘도 아침일찍 합숙문을 나섰다.

아직도 밖은 겨울추위였지만 온실의 유리문 두개만 열면 매양 희한한 동화세계에 들어서는것 같았다.

면적이 한정보나 되는 훈훈한 유리온실안에 오이, 부루를 비롯한 남새바다가 눈뿌리시게 펼쳐져있었던것이다.

습관적으로 종합측정장치에 얼핏 눈길을 주고난 인화는 코노래를 부르며 담당포전에 다가갔다.

《밤새 오이꽃들이 많이도 피여났구나. 하나, 둘…》

인화는 망울을 터친 오이꽃잎을 손가락끝으로 살짝살짝 건드렸다.

꽃들은 깔깔 웃는듯 한들댔다.

이번엔 꽃송이아래에 뽀얗게 분을 뒤집어쓴 애기오이를 톡 건드렸다.

오이는 제법 인화의 손가락을 마주 톡 건드린다.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던 인화는 문득 쌍겹진 두눈에 겁기를 담았다.

자기의 기분을 다잡지 못하고 아차실수하는 날엔 언젠가처럼 꽃이 똑 떨어질수 있었던것이다.

도중에 오이꽃이 떨어지게 되면 끝이 뭉툭한 불균형오이가 생기게 되는데 그건 불합격품으로서 남새상점들에 나갈수 없었다.

(순따주기를 하다가 팔소매가 스쳐 오이꽃을 떨군 실수를 하고도 아직 어린애처럼 이게 뭐야… 그날저녁 밥까지 건늬구두…)

인화는 허리를 폈다. 사방 오이꽃들이 인화를 향해 웃고있었다.

다섯개의 노란 꽃잎이 모아붙어 피여난 수수한 이 꽃이 인화에겐 정말 류다르게 느껴졌다.

향기도 없이 슴슴하다. 하지만 사방에 가득 피여난 이 꽃들이 이제 팔뚝만 한 오이로 되여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줄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오이꽃만 보면 절로 힘이 솟군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앞뒤로 부지런히 다니며 포기들을 손질하던 인화는 손전화호출음에 전화기를 꺼냈다.

《진학동무가 오후 5시차로 청진역에서 떠나니 마중나와야 해. 알겠지?》

사촌언니의 목소리였다.

인화의 가슴은 마구 방망이질을 해댔다.

진학이가 박사원을 졸업하고 배치를 받았다는걸 인화는 얼마전에야 알았다.

그때 인화는 손전화기로 다급히 물었었다.

《어디예요. 과학원?!...》

《그건 동무에게 가서 직접 말해주겠소. 아직은 비밀이요.》

그는 이렇게 시치미를 뗐다.

아직도 진학에게 안겨줄 꽃다발을 선정하지 못한 그로서는 여간 속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화초온실에도 가보았으나 마음에 드는 꽃이 없어 그냥 되돌아서고말았다.

《인화동무, 면역제를 시비했소?》

분조장이 지나가며 던진 말에 인화는 분무통을 메고 나섰다.

면역제를 다 시비하고도 또다시 다급히 제기된 포전작업때문에 그는 역전에도 마중나가지 못했다.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해서야 일을 마무리하고 호동을 나서려던 인화는 문득 출입문앞에서 진학이를 만났다.

《배치지를 동무에게 알려주려고 약속대로 왔소.》

무등 반가웠다.

《어디에… 배치되였어요?》

진학은 부리부리한 두눈을 끔벅이더니 귀속말로 말했다.

《동무처럼 여기로 탄원해왔소. 관리위원회에 가니 남새기술연구실 연구사로 배치해주더군.》

《네?!》

인화는 얼떠름해서 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왜 그리 놀라오. 자, 파견장…》

그의 파견장을 펼쳐든 인화는 저도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과학농사인 온실농사를 하면서 모를것이 많아 안타까와하던 일들이 삽시에 떠올랐다.

가슴이 후둑후둑 기쁨으로 뛰였다.

《진학동무, 정말 축하해요.》

그의 두손을 잡고 웃음짓던 인화는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한걸음 물러서며 자기의 빈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난 아직 꽃다발을…》

두눈을 끔벅이던 진학은 순간 고개를 젖히고 호탕하게 웃었다.

《아니, 이런 꽃다발이 또 어디 있소. 자, 보오. 동무가 피워낸 이 오이꽃들이 나를 반겨주는데…》

언뜻 고개를 들어 오이숲을 바라보는 인화의 눈엔 저도모르게 맑은 이슬이 고였다.

얼마나 정을 다해 피워온 꽃인가.

이 꽃들이 이 순간 나를 위해 활짝 웃고있구나. 고마운 꽃들이…

진학은 인화의 손을 뜨겁게 잡아쥐였다.

《인화동무, 우리 힘을 합쳐 이 오이꽃들을 더 활짝 피워보기요. 이 꽃들이 우리 원수님께서 그토록 바라시는 함북도인민들의 웃음꽃이 아니겠소.》

* *

지리적으로 멀고 가까운 곳은 있어도 자신의 마음속에는 멀고 가까운 인민이 따로 없다고, 중평남새온실농장이 함경북도인민들의 식생활향상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한다면 더 바랄것이 없다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인민사랑의 뜻을 받들어나가는 길에 우리 청춘들이 피우는 꽃.

비록 겉모습은 소박해도 그 꽃이야말로 이 세상 가장 훌륭한 꽃이며 그 꽃들이 모여 경애하는 원수님께 드리는 우리 인민의 감사의 꽃다발을 이루는것이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