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14, 2021
KCNA Tongil Voice

잊지 못할 양묘집녀인

Date: 07/04/2021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본방송 평안북도특파기자 오향심의 수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잊지 못할 양묘집녀인》

태천군의 어느 한 산골마을에 가면 골짜기쪽으로 좀 떨어져있는 집 한채를 볼수 있다. 이곳 마을사람들은 이 집을 양묘집이라고 정담아 부르고있다.

솔숲에 묻혀있어 보일락말락한 집, 촉기빠른 강아지가 손님이 왔다며 컹컹 소리치지 않으면 찾기 힘든 이 집이 바로 내가 이번 취재길에 만났던 주인공이 사는 집이였다.

대문앞에 이르자 40대의 중년녀인이 머리수건을 벗어들고 나오며 반가워하는것이였다. 그 녀성의 안내를 받으며 마당에 들어서니 거기에는 삽과 질통이 놓여있는것이였다. 아마도 양묘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던것 같았다.

그래서 그 길로 양묘집녀인과 함께 숲사이양묘장으로 향하게 되였다.

면적이 1 000여㎡에 달하는 야외양묘장과 나무모재배온실, 생물농약생산기지들은 볼수록 이채로왔다.

나무모재배온실에 들어서니 여기에서는 창성이깔나무, 기름밤나무, 돌배나무, 단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어린 나무모들이 자라고있었다. 하늘을 떠받든 거목의 숲이 요렇게 파란 잎들이 뾰조름히 돋친 손가락보다 작은 나무모로부터 시작되는가고 내가 내심 놀라와하자 녀인은 눈웃음을 짓는것이였다. 뒤따라 들려오는 녀인의 말. 정말 순간도 맘놓지 못하는 갓난아기란다. 이제 어린나무모들이 야외양묘장에 옮겨지면 새떼의 침습을 막아야 하고 한해에 열두번나마 김을 매야 한다는것, 사흘 가물에도 목말라하고 지나가는 소나기에도 뿌리가 들리워질 우려가 있어 세심히 보살펴주어야 한다는것이다. 한마디로 정을 부어주지 못하면 못사는 아기나무모란다.

그렇게 놓고보니 부드러이 어루쓰는 녀인의 애무에 애어린 나무모들이 하들하들한 잎들을 흔들며 해족해족 웃는것만 같았다. 다심한 엄마, 웃는 아기나무…

이윽고 녀인은 삽과 질통을 들고 일어섰다. 청년분조원들과 함께 흙을 실으러 주변산으로 가야 한다는것이다. 봄철에 심을 나무모들을 낸 지금과 같은 시기엔 야외양묘장에 흙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녀인과 동무하며 같이 흙을 나르는 과정에 나는 많은것을 알게 되였다.

양묘집녀인은 제대군인이였다. 그의 남편 역시 조국보위초소를 지켜섰던 제대군인이였다. 살림을 펴고 살던 어느날 저녁 안해에게 남편은 이렇게 아픈 마음을 토로했다고 한다.

벌거벗은 고향의 산을 보고만 있자니 통 잠이 오지 않는다. 군에 산림경영소가 있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여기에 나무모가 오기를 기다리겠는가. 고향산천을 우리 손으로 푸른 숲 우거지게 하여 자식들에게 넘겨주는것이 이 땅에 사는 공민의 량심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던 사랑하는 남편이 몇년전 산사태로 위기에 처한 양묘장을 구원해내고 순직했다. 남편을 떠나보낸 다음날 녀인은 눈물을 삼키며 양묘장으로 향했다. 때로 경사급한 산을 내리다 발을 헛디디여 딩굴기도 하고 나무모를 옮겨심느라고 날을 지새우기도 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차츰차츰 숲이 푸르러가는것을 보면 남편이 기뻐하는것만 같이 느껴져 더욱 힘과 용기를 가다듬군 했다고 한다. 뒤끝에 녀인은 몇해전 군에서 도와준 덕에 양묘장이 번듯하게 꾸려졌다고, 청년분조까지 조직해 보내주어 이제는 협소하게 나무모를 재배하던 때보다 수십배나 능률을 내고있다고 자랑하는것이였다. 이제 머지 않아 딸애가 혜산농림대학을 졸업하게 되는데 그때엔 보다 과학적인 나무모재배방법을 도입할 생각이라며 이야기마무리를 짓는것이였다. 같은 녀성으로서 정말이지 존경이 갔다.

아기나무모를 자래우는 순결한 엄마, 조국의 산림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진실한 애국자…

그날 밤 나는 양묘집에서 묵게 되였다.

녀인이 부엌일을 하는 동안 방안을 둘러보던 나는 책상에 눈길이 갔다. 책표지를 한 양묘일지가 놓여있었던것이다.

일지를 펼치니 첫 페지엔 산림부문에 바쳐오신 절세위인들의 불멸의 사적자료들이 씌여져있었다. 그 다음장에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력사적인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제시하신 새로운 5개년계획기간 국토부문이 수행해야 할 강령적과업들과 그에 기초하여 작성한 년차별 나무모생산목표들과 그 집행을 위한 방도들 그리고 나무모기르기에서 알고있어야 할 여러가지 지식들이 또박또박 적혀있었다.

여기엔 자신의 수고를 내비친 한줄대목도 없었다. 허나 아쉽지 않았다. 이로써도 녀인의 수정같은 마음을 넉넉히 읽을수 있었으니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 간직된것은 절세위인들의 높은 뜻과 거룩한 조국애였다.

이튿날 아침 양묘집녀인과 헤여졌다.

녀인은 집문을 나서는 나에게 이슬에 옷이 젖지 않게 조심히 다녀가라며 인사를 하는것이였다. 내 잠간 걸을 이슬길이야 무슨 대수랴. 이 녀인이야말로 조국의 푸른 숲을 위해 남먼저 찬이슬 헤쳐가는 진실한 애국자일진대.

좀 있어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녀인은 변함없는 한자세로 양묘장을 향해 가고있었다.

산천의 푸르름에 삶을 얹고 사는 녀인이여, 아기나무모를 자래우는 엄마여!

이런 뜨거운 량심을 지닌 참인간들에 의해 내 조국강산은 한없이 푸르고 아름다워지리라.

참으로 위대하여라, 더없이 훌륭한 애국자들의 숲을 키운 우리 조국이.

지금까지 본방송 평안북도특파기자 오향심의 수필 《잊지 못할 양묘집녀인》을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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