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4, 2024
KCNA Tongil Voice

4살짜리애의 투정을 놓고

Date: 08/04/2021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이 시간에는 문화성 부원 한길성의 수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4살짜리애의 투정을 놓고》

무릇 사람들은 평범한 생활속에서 뜻하지 않게 충격을 받는 때가 종종 있군 한다.

며칠전 저녁 내가 하루계획을 넘쳐 수행하고 뒤늦게 형네 집에 갔을 때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4살짜리 조카애의 울음소리가 귀전에 들려왔다.

《오, 석중이 용타~ 엄마가 잘못했다.》

《싫어, 싫어, 엉엉》

《오, 엄마가 이제 맛있는거랑, 놀이감이랑 제일 좋은거 사다줄게, 좋지…》

《싫어, 나쁜 엄마같은거.》

조카애의 성난 목소리가 방문짬사이로 흘러나왔다.

하루에도 열두번 변하는 응석받이들의 투정이 없이야 어찌 어린애라고 하랴만 나는 무슨 영문인지 알고싶어 방문을 열었다.

내가 아래방으로 들어서며 웃방에서 일어나는 엄마와 아들애의 《전쟁》사연을 물으니 사돈할머니가 반가이 맞아주며 조카애가 울게 된 동기를 자초지종 설명해주는것이였다.



조카애의 생일이 바로 어제였다.

어제 아침 출근하면서 형수가 조카애에게 저녁에 직장에서 돌아와 생일을 멋있게 잘 쇠주겠노라고, 맛있는거랑, 멋있는 놀이감이랑 사다주겠노라고 철석같이 약속해놓고서는 5개년계획수행을 위한 첫해 결의목표에 세운 자기맡은 연구과제를 끝내느라 집에 들어오지 못했다는것이였다.

늘쌍 놀음에 정신을 팔면서도 1년에 한번밖에 없는 자기 생일날을 가장 소중하고 귀중하게, 제일 기쁜 날로 여기며 손을 꼽아가면서 기다리는 아이들의 심정이고보면 결과는 뻔했던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였다.

눈이 빠지게 생일선물을 기다리는 조카애에게 형수가 빈손으로 왔다는것이였다.

그 사연인즉은 또 이러했다.

생일선물을 사가지고 집으로 오는 길에 길가에서 영예군인한테 시집간 동무를 만났는데 글쎄 그의 아들애가 오늘 생일이라는걸 알고는 그걸 통채로 주었다는것이다.

결국은 아들에게 생일도 쇠주지 못한 엄마의 《죄》가 더 커진 셈이 되였다.



그러니 조카애가 《나쁜 엄마》라고 왜 투정질을 하지 않을수 있으랴.

그러나 나는 그런 사연을 듣고는 일상 생활의 한토막에 지나지 않는 너무도 평범하고 작은 단면이였지만 실화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그 아름다운 주인공이 바로 나의 형수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런 녀성들이 어찌 나의 형수 하나뿐이겠는가.

세인을 놀래우며 눈부시게 비약하며 발전하는 오늘의 벅찬 시대에 애국의 마음을 안고 의리와 보답의 길, 남을 위해 자기를 바치는 헌신의 길을 걷는 그런 녀성들이 많아 이 나라가 강해지고 내 조국이 서로 돕고 이끄는 화목한 대가정으로 더 활짝 피여나 미덕의 짙은 향기를 한껏 풍기는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후더워올랐다.

이런 갸륵한 마음을 아직은 엄마사랑밖에 모르는 저 철없는 조카애가 어찌 다 알수 있으랴.

나는 이 하나의 평범한 일을 놓고도 가사보다 먼저 국사를 생각하고 남을 위해 자기를 바칠줄 아는 이 나라 어머니들의 아름답고 고상한 정신세계에 대해서 다시한번 가슴이 쩡하게 느낄수 있었다.

어느덧 고요해진 웃방문을 열고 울음에 지쳐 엄마품에서 쌔근쌔근 단잠에 든 조카애를 바라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속삭였다.

(너의 엄만 결코 《나쁜 엄마》가 아니란다.  왜 엄마가 너에게 그렇게밖에 할수 없었는지 이제 크면 다 알게 될거야. 어서 빨리 무럭무럭 자라나거라!)

지금까지 문화성 부원 한길성의 수필을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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