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평양구두공장에 대한 취재길에서 만났던 한 직장장의 모습을 잊을수 없다. 그에게서 자그마한 수자에 비낀 마음속진정을 엿보았기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하루계획을 109.6％밖에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좀 더 힘썼더라면…》

하루계획을 당당하게 넘쳐수행하였건만 소수점아래 수자까지 따져가며 스스로 자신을 질책하는 그의 말을 듣느라니 마음이 후더워졌다.

그래도 110％는 수행한 셈이라는 나의 말에 그는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된다는겁니까. 소수점아래 세자리수 지어 다섯자리수일지라도 정확히 계산해야지요. 그 작은 수자들도 다 우리 공장 사람들이 깨끗한 량심과 땀으로 새기는것인데 어떻게 반올림으로 더 불쿨수 있겠습니까.》

로동계급특유의 소박한 말투였지만 량심과 땀으로 새기는 생산수자라는 그 말이 커다란 진폭을 안고 내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사람마다 직업은 서로 다르지만 실적은 누구에게나 꼭같이 수자로 표현된다. 하다면 이런 참되고 견실한 인간들에게 있어서 그 수자는 진정 무엇이런가.

문득 생산현장에서 만났던 재봉공 김수향동무의 모습이 눈에 선히 안겨왔다.

종전에는 1분 2초 걸리던 남자구두 신울가공공정을 40초동안에 끝내군 한다는 처녀였다. 그가 남들같으면 범상하게 보냈을 그 22초라는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손에 물집이 지도록 재봉질과 가위질을 숙련하며 깊은 밤, 이른 새벽에 작업장에 쌓아놓던 가죽자투리들의 개수는 그 얼마였던가. 직장의 일별, 월별, 분기별생산수자에 어려있는 그의 보석같은 땀방울의 무게를 무엇으로 계산할수 있겠는가.

정녕 평양구두공장에서 생산되는 갖가지 구두들의 수는 단순한 수자가 아니였다. 날마다, 달마다 구두풍년소식을 전하며 기록되는 그 생산수자는 애국으로 뜨겁게 불타고 충정으로 세차게 높뛰는 심장의 열도였다.

돌이켜보면 인류는 수자로 문명의 길을 내다보았고 과학의 요새들을 점령하였으며 오늘은 자기들이 맞이할 미래를 나름대로 계산해보고있다.

어떤 사람들은 암담한 미래가 비낀 경제지표들을 두고 한숨속에 날을 보내고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일시적인 《고도성장》이 나타내는 일부 수자들에 현혹되여 예속의 올가미에 더 깊이 머리를 들이밀고있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륜락과 빈궁, 사회적혼란의 파도속에서 파멸의 수자들을 세계에 전하며 동정과 원조를 목마르게 고대하고있다.

그러나 세인을 놀래우며 전해지는 우리의 새 소식들에 담겨진 그 수자들은 과연 무엇을 말해주고있는가. 그것은 우리가 정한 자력갱생의 진로에서 단 한치도 탈선하지 않고 곧바로 나아간다는것이며 위대한 당을 따라 휘황찬란한 미래에로 달려가는 우리의 전진속도가 끊임없이 가속화되고있다는것이다.

그렇다. 이런 증산의 수자, 애국의 수자, 충성의 수자들이 합쳐지고 합쳐져 사회주의강국의 령마루에서 로동당만세소리,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노래소리를 더 높이 울려갈 그날을 앞당기는 행복과 번영의 시간표가 되고 당 제8차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승리의 시간표가 되는것 아니겠는가.

라예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