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찬 하루일을 끝마치고 어둠이 깃들무렵에 집으로 향하던 나는 우리 분조와 린접인 논밭에서 누군가가 흙을 파내고있는것을 보게 되였다.
(누구일가?)
이런 생각을 하며 다가가보니 분조장으로 된지 6개월밖에 안되는 2분조장이였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뭘하고있는가고 물어보니 굴포를 파고있다는것이였다.
의아해하는 나를 바라보며 그는 《3분조장동지도 아시겠지만 이 논이야 올해 우리 분조가 새땅찾기를 하여 얻은 논인데 땅이 건조하다보니 물웅뎅이가 있어야 할것 같아서, 농사차비에서 한배미라도 놓치지 말아야지요.》라고 말하는것이였다.
나는 내심 그의 열성에 감탄하면서도 절로 이렇게 말이 나갔다.
《어떻게 모든것을 깐깐히 다 준비할수 있겠나. 그래서 속담에도 다 갖춘 잔치는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하던 일을 멈춘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3분조장동지, 글쎄 잔치는 준비를 다 갖추지 못하고도 할수 있겠지만 농사야 그렇게 할수 없지요.》
저도 모르게 속이 뜨끔해왔다. 올해 우리 분조에서도 약간의 새땅을 찾은것이 있었는데 실지 2분조의 땅과 다름없이 건조했던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가물막이대책을 세울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사실 나는 제딴에 몇년동안 분조장사업을 해오는 과정에 적지 않은 경험을 쌓았다고 자부하면서 그만하면 올해 농사차비준비도 실속있게 했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새로 얻어낸 크지 않은 땅뙈기들에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것이다. 그러고도 모든 준비가 다 된듯이 흐뭇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고있었다.
한뙈기의 건조한 땅도 놓치지 않고 굴포를 파고있는 2분조장앞에서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분조장으로 된지 얼마 안되는 사람도 농사차비를 빈틈없이 하느라 땀을 흘리는데 나는 작은 땅에서 소출이 나와야 얼마 나오겠는가고 저울질하며 새땅에 대한 굴포파기를 도외시한것이였다. 결국 농사차비에 대한 관점과 립장문제로 봐야 하지 않을가.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우리들일진대 한해농사를 준비하는데서 그것이 크든작든 소홀히 할 문제가 있을수 없는것이다.
농사차비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그해 농사를 잘 지을수 없게 되며 알곡소출이 떨어지게 된다. 사람이 병을 고치려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듯이 농사차비도 시기를 놓치지 않고 그 준비를 잘할 때만이 한해농사의 성과를 담보할수 있다.
사소한것도 놓치지 않고 한해 농사준비를 착실하게 해나가는 깨끗한 마음, 이것이야말로 당대회결정을 받들고 새로운 5개년계획의 첫해 알곡생산목표를 기어이 수행하려는 불타는 애국심의 발현이 아니겠는가.
온몸을 땀으로 적시며 굴포를 파는 2분조장의 모습을 보며 나는 늦게나마 실책을 깨닫고 조용히 분조에서 찾은 새땅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곡산군 덕중협동농장 분조장 리창혁
안주뽐프공장에서 관개용뽐프생산성과 확대
안주뽐프공장의 일군들과 로동계급이 새해의 첫날부터 올해 관개공사에 필수적인 각종 뽐프생산계획을 초과완수하고있다.조선로동당 제8차
January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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