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5, 2024
KCNA Tongil Voice

《나도 녀자이고싶다!》

Date: 22/04/2021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이번에는 남조선인터네트 홈페지에 실리였던 서울대학교 녀학생의 글 《나도 녀자이고싶다!》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지려는것은 녀성의 최대욕망이다!》

이것은 어느한 문인이 쓴 소설의 한 대목이다.

옳은 말이다.

그래서 흔히 녀성들은 누구보다도 더 아름다워지려고 거울을 보고 또 보는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이 녀성의 본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나에게서는 이런 녀성의 욕망이 날아가버린지 오래고 나의 일상생활에서 《거울》이란 단어가 사라져버린지 오래다.

일찍 아버지를 여위고 비정규직인 어머니마저도 몇년째 생존할수 있는 로임이란 쥐여본적없는 우리집 생활처지가 나를 그렇게 만들어준것이다.

그러나 부자집아가씨들은 최신 《류행》을 떠들며 서민은 꿈도 못꿀 억대의 값이 나가는 《한정판 명품》으로 자신의 우아함과 어색한 매력을 뽐내며 팔자걸음으로 거리를 누빈다.

《하루살이 알바》들에게는 눈꼴이 쏘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들에게는 하루하루를 《알바》로 몸부림쳐야 하는 《흙수저》들의 참담한 아픔은 눈에 보이지도 않거니와 알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

정말 사람 못살 이남땅에서 《금수저》를 물고나온 뭇처녀들이 화려함을 떨치는 곳에 나같은 빈곤한 《흙수저》들이 끼울 자리란 그 어디에도 없다.

《금수저》와 《흙수저》를 비유하는것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나라고 왜 다른 처녀들보다 더 아름다워지고싶은 맘이 없으랴.

허나 당장 《등록금》마련이 급한 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한갖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추세가 훨씬 지난 람루한 옷차림에도 신경쓸 여유조차 못가지는 《흙수저》로 태여난 나.

《최저임금》의 《핸드폰결재》로 하루 세끼중 두끼는 물로 주린 배를 채우는게 일상이 돼버린 지금 나에게는 꿈도 리상도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벌이를 위해 나선 《하루살이알바》는 가족과의 간단한 소통은 물론 자체학습시간도 모자라 잠자는 시간에서 얼마간 떼내여 절반 눈감고 졸음과의 처절한 싸움을 번복하며 살아야만 한다. 이것이 이제는 하나의 일과처럼 되여버렸다.

새벽에는 천근의 무게가 되여 눌리워지는 눈까풀을 비비면서 《벌어야 등록금 마련하지.》라는 말을 되뇌이며 지친 몸을 끌고 우유배달을 한다.

몇동네를 돌고나 숨돌릴사이 없이 《고양이세수》로 대충 얼굴을 문지르고는 또 학교로 냅다 달린다.

팽이처럼 돌아가는 나의 일과이다.

아무리 뛰고 또 뛰여도 《등록금》마련도 힘들거니와 생계를 유지하기가 참으로 고달프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수업이 좀 늦장을 부릴 때면 《알바》시간을 준수못한 《죄》로 일터에서 짤릴 불안감에 강의내용은 걱정과 공존하며 엉망이 돼버린다.

정말 학생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은 저 북망산의 귀신이 물어간듯 해보인다.

낮에는 죽을둥 살둥 모르며 온종일 강의와 《알바》와 투쟁하고 늦은 밤에는 모자라는 잠과의 전투를 벌리며 숨돌릴새 없이 살다보니 지친 몸에선 이상한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잠자리에 누우면 눈앞에서 머리가 몇개 달린 보기 흉한 귀신이 나타나 소름끼치는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내 심장을 파먹는것 같다.

매일매일 심장을 쫄아들게 하는 이런 현상으로 인해 침대에서 잠자는것조차도 걱정스럽고 무섭다.

머지 않아 큰 병이 올것 같은 위구심에 얼마전 돈이 아깝지만 진단이라도 받고자 병원으로 찾아갔다.

고통을 호소하는 나에게 의사는 대번에 《너 대학생이지? <알바>하는거네.》라며 《거울 좀 잘 봐.》라고 말하는것이였다.

반가움보다 두려움이 앞선 마음으로 생존과의 투쟁으로 나에게서 이미 멀리 떠나가버린 거울앞에 서서 나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런데 정말 《거울》에 비껴진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느라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포동포동하고 보름달처럼 환하고 동그스름하던 내 얼굴은 뼈다구에 에나멜을 바른것처럼 가죽만 남아있었고 말갛고 뽀얀 살색은 구새먹은 나무처럼 꺼멓게 죽어있었다.

내 스스로도 인정하고싶지 않은 내 모습이 거울에 비껴있었던것이다.

갑자기 다리맥이 스르르 풀리며 빈혈이 돌았다.

의사는 그런 나를 부축하며 《<알바>하는 애들은 다 그래, <알바>그만두고 몸 돌봐야지 그러다 시집 못가겠다.》고 나의 사정을 알기나 하는지 퉁-내쏘는것이였다.

정말 몇년새 《거울》 볼새도 없이 팽이처럼 돌아쳤던 나였다.

어처구니가 없기 전에 가슴이 아팠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의 눈가에선 눈물이 마를새 없었다.

(왜 나보고 그런 말 해?! 누가 <알바> 좋아서 하냐! 비정규직도 대학졸업 못하면 얻기 힘든 이 사회에서 등록금마련, 과외비마련 등 여러가지 명목의 금전부담때문에 열심히 살아가는 <처녀알바>들에게 화장할 짬도 주지 않는걸 어떡해…)

나는 나에게 핀잔을 주던 그 의사에게 이렇게 밸풀이하고싶었다.

누구는 놀고먹으면서도 더 부유해지고 누구는 뼈빠지게 일해도 화장조차 할새 없이 더욱 가난해지는 이 사회...

이 사회가 참으로 저주스럽다.

힘든 로동 없인 《삶》을 도저히 이어갈수 없는 우리같은 《흙수저》인생들이 이남사회엔 부지기수다.

나같은 처지에 있는 다수의 《흙수저》들에게 《알바》를 걷어치워야 한다는건 당장 하루를 생존하는데 위협으로 되며 누워서 죽음을 기다리는 《자살자》가 된다는것과 같다.

초 단위까지도 신경 쓰며 《신속하게》, 《빠르게》, 《정확하게》 일해야 하는 인간로보트인 《하루살이알바》들!!!

1분 1초까지도 지문인식기에 기록하여 증거로 제출하며 단돈 1원도 초에 맞춰 계산되는 지옥사회에서 숨을 쉬는것 자체가 기적이라 생각한다.

같은 녀성으로 태여났지만 이 사회에선 《금수저》와 《흙수저》 두개의 부류로 살아야 하는 비참한 현실 그 자체가 악몽이다.

나는 20대의 처녀이다. 누구보다 더 아름다워지고싶고 뭇사람들의 시선과 사랑을 한껏 받는 녀자이고싶다.

소중한 나의 이 모든 꿈, 나의 희망과 포부, 삶마저 짓밟아버린 참담한 사회가 바로 이 《헬조선》이다.

그러니 이 땅에 《3포세대》, 《N포세대》라는 시대어가 류행되는것이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 아닌가.

늘 가슴졸이며 언제인가 닥쳐올 해고걱정에 시달리고, 하루 로동에 정당한 대가도 없고, 법은 있어도 유명무실해지는 내가 태여난 《민생파탄》, 《인권유린》의 이남땅!

곳곳에선 국민들의 절망소리가 높아가지만 권력을 등에 업은 《금수저》들에겐 거대한 괴물이 되여 지켜주고있는 가증스러운 정치가 실시되고있는 곳이 바로 오늘의 《망한민국》이다.

선한 마음을 지닌 이들은 찢기고 버림받아 너덜너덜해진 상처로 인해 너무 쓰리고 아파 분노를 터치며 저주를 퍼붓는다.

(죽음의 사자여!

비운이 드리운 《헬조선》의 탄생을 가져다준 위선자들을, 99%가 1%를 위해 사는 이남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라!)

몸부림치며 이남사회에 웨친다.

《나도 녀자이고싶다!》

지금까지 남조선인터네트 홈페지에 실리였던 서울대학교 녀학생의 글 《나도 녀자이고싶다!》를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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