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있은 일이다.

하루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안해가 차린 밥상에 마주앉았다.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두 아들이 인민군대에 입대한 이후 집안식구라야 나와 경상탁아소 소장으로 사업하고있는 안해뿐이지만 퇴근후 집에 돌아오면 서로가 하루사이에 있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뒤늦게 잠자리에 들군 했다.

그날 저녁도 안해의 입에서 또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겠는지 궁금해하는데 아니나다를가 저녁식사후 안해가 저으기 심각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여보, 오늘 우리 탁아소에 찾아왔던 구역화초사업소 지배인을 내가 단단히 판했어요.》

《아니, 어린이들을 교양하는 당신이 이제는 지배인까지 비판하오.》

나의 우스개소리에 아랑곳없이 안해는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날 아침 중구역 경상동에 이사온 한 녀성이 3살난 자식을 탁아소에 맡기기 위해 안해를 찾아왔다는것이였다.

그런데 그 녀성은 이사올 때 다른 수속은 다 하면서도 자기 아들의 《어린이건강관리부》만은 그만 잊고말았다.

그 녀성이 빨리 일을 나가야 하는데 좀 리해해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해는 단마디로 《어린이건강관리부》가 없이는 절대로 맡길수 없다고 딱 잡아뗐다.

일이 이쯤되자 그 녀성은 구역화초사업소에서 지배인으로 일하고있는 남편의 도움을 받기로 작정했다. 자기 안해의 말을 들은 지배인은 건강관리부가 없이도 제가 탁아소에 맡길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탁아소를 찾아왔다. 하지만 지배인이 나선다고 되는 일이 아니였다.

구역화초사업소 지배인은 탁아소 소장인 안해에게서 도리여 꾸중을 받았다.

《어린이건강관리부》수속으로 하루이틀 직장에 출근못하는것은 허용될수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더 엄격하고 용서가 없다고…

그러면서 안해는 나에게 이렇게 덧붙이는것이였다.

《정말이지 우리 사람들은 지금 너무도 많은것을 모르고 살고있어요. 복속에서 복을 모른다고 해야 할지…》

복속에서 복을 모른다!

참으로 옳은 말이였다.

《어린이건강관리부》, 거기에는 많은것이 기록되여있다.

아버지, 어머니의 건강상태는 물론 어린이발육과 영양상태, 왁찐접종과 예방주사를 맞은 정형 등 수십가지나 된다.

고고성을 터치자마자 그 애기의 건강관리부가 만들어지고 돈한푼 받지 않고 치료해주는 우리 나라 사회주의보건제도,

이 땅에 그 혜택을 입지 않는 사람들이 과연 그 어디에 있겠는가.

태여나 1살부터 14살까지는 《어린이건강관리부》, 15살이상부터는 《건강관리부》를 가지게 되는 이 하나의 사실을 놓고도 이 땅에 생을 둔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따뜻이 보살펴주는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의 뇌리에는 언제인가 평양산원을 찾았던 한 외국인이 하던 말이 되새겨졌다.

《세상에는 나라도 많지만 국가가 아이가 태여나서부터 건강을 전적으로 책임지고있음을 증명하는 건강관리부를 가지고있고 유치원과 탁아소담당의사들에 의하여 2중, 3중으로 어린이건강보호를 하고있는 나라는 오직 조선뿐이다.》

《꽃밭속에 오래 있으면 꽃의 향기를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조선인민들은 태여나서부터 사회주의보건제도가 베푸는 혜택을 매일 매시각 받아안다나니 그것이 얼마나 크나큰 행복인지, 그 행복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것인지 너무도 모르고 살고있다.》

...

나는 솟구치는 격정을 안고 창문가로 다가갔다.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마련해주시고 오늘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빛내여가시는 사회주의보건제도의 고마운 혜택아래 우리 인민은 얼마나 행복하고 문명한 생활을 누리고있는가.

이 땅에 펼쳐진 모든 행복과 기쁨이 어떻게 마련된것인가를 뜨겁게 되새겨주며 아름다운 수도의 밤은 소리없이 깊어만갔다.

보건성 부국장 최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