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6, 2021
KCNA DPRK Today (Kr)

탄밭에는 버럭이 있어도(1)

Date: 25/06/2021 | Source: DPRK Today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나의 어린시절은 탄광마을에서 흘렀다.

한생 석탄밖에 몰랐던 조용하고 고지식한 아버지와 달리 나는 어려서부터 장난이 세찼다.

그 장난이 점점 못된짓으로 넘어가자 나를 보는 마을사람들의 눈길이 곱지 않아졌다.

하지만 어머니와 선생님의 타이름도, 동무들의 비판도, 일단 성이 나면 내 종아리가 터져야 끝이 나던 아버지의 무서운 매질도 종시 나한테서 그 못된 버릇을 떼주지 못하였다.

고등중학교(당시)졸업반시기에 나는 변영남이라는 이름보다 말썽군으로 더 많이 불리웠다. 그러다가 나는 끝내 돌이킬수 없는 과오를 범하였다.

그때 나는 법적제재를 받으면서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지만 그것은 이미 때늦은 후회였다.

그로부터 얼마후 나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날따라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나는 차마 대낮에 마을로 들어설수 없어 버럭들이 쌓여있는 나지막한 둔덕에 올라가 날이 어둡기를 기다렸다.

저녁을 짓는지 우리 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여오르고있었다.

어머니를 만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제 자식이 잘되라고 그렇게도 마음을 쓰던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이제 나를 보면 뭐라고 하실가.

귀뺨을 쳐도 할수 없고 내쫓아도 할 말이 없다.

캄캄한 밤이 되여 집에 들어서니 어머니가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나를 찬찬히 바라보는데 그사이 눈에 띄게 주름이 늘어난 어머니의 두볼을 타고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있었다.

한참후에 내 손을 당겨 자리에 앉힌 어머니가 아래목에 펴놓은 이불을 제끼더니 따끈한 밥과 국을 꺼내주었다.

《혹시나 해서 네 밥과 국을 덥혀놓았는데 정말 왔구나.》

그동안 나를 두고 속태운 어머니의 진정이 담긴 그 소리에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밖으로 뛰쳐나온 나는 주먹이 터지도록 땅을 치며 꺽꺽 울음을 씹어삼켰다.

그날 나는 온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며칠을 두고 고민하던 끝에 나는 지꿎게 갈마드는 잡생각을 석탄무지속에 깡그리 묻어버릴 생각으로 막장일을 시작했다.

이전같으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에 걸죽한 롱지거리로 작업장을 흥성이게 했으련만 누구에게도 말붙일념을 못하고 수걱수걱 일만 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별다른 내색은 보이지 않았으나 어쩐지 나를 외면하는것 같이 여겨지고 쉴참에 수군수군 주고받는 말도 꼭 나를 두고 하는 소리같아 마음이 불안했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를 항상 생각하는 나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그늘일따름이였다.

그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지 하루는 당비서동지가 나를 찾았다.

《영남이, 부모들이 왜 제 자식한테 아픈 매를 드는지 아나? 자식이 잘되길 진심으로 바라기때문이야. 우리 당은 절대로 병든 자식, 상처입은 자식을 탓하지 않아. 그러니 머리를 번쩍 들고 활개를 치며 다니라구.》

그날 나는 종일 울었다.

백번나마 길가에 내던져진대도 할 말이 없는 나에게 믿음을 주고 희망을 안겨주는 당의 품이 너무도 고마와서였다.

이제라도 사람답게 살자, 남들이 한걸음 걸을 때 열걸음, 백걸음을 더 뛰여서라도 기어이 과오를 씻자.

나의 온 정신은 오직 탄을 더 많이 캐는데로 지향되였다.

그때부터 나는 하루과제를 200%이상 넘쳐 수행하고서야 막장을 떠나군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지난날 함께 밀려다니던 여러명의 청년들을 만나게 되였다. 그들은 나를 부러워하며 나라를 위해 온몸을 다 바쳐 일을 힘껏 하여 인생의 새 출발을 하고싶은 심정들을 눈물속에 터놓았다.

나는 이들의 결의를 당비서동지에게 터놓았고 탄광당위원회에서는 우리의 결심을 지지해주었다.

이렇게 되여 지난날 《애군》명단에나 오르던 우리들의 이름이 탄광속보판에 새겨지고 가슴에 축하의 꽃목걸이가 드리우고 꽃다발이 안겨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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