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3, 2024
KCNA DPRK Today (Kr)

지지 않는 꽃

Date: 05/08/2021 | Source: DPRK Today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보건부문에서는 집단안에 서로 협력하고 진심으로 방조하며 사회주의보건일군의 량심과 영예를 끝까지 지켜나가는 고상한 기풍이 차넘치도록 하여야 합니다.》

지난 6월의 이른 아침 풍요한 산골경치를 부감하며 출장길을 다그치는 채취공업성의 어느 한 단위 부원 최기철의 머리속에는 평양에 있는 딸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릴 때부터 수학공부에 남다른 소질이 있던 련경이는 우리 당의 수재교육정책의 혜택속에 창덕학교에서 자기의 희망을 마음껏 꽃피우고있었다.

(련경이가 지금 뭘하고있을가… 아, 이 시간이면 달랑달랑 소나무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겠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혼자 웃음을 짓는데 문득 손전화기에서 호출음이 울렸다. 안해 정윤희가 보내온 호출신호였다.

기철은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전화기에서는 안해의 울음섞인 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련경이가… 호흡이, 호흡이 없어요.》

《뭐요? 호흡이 없다니? 그건 무슨 소리요?》

너무도 뜻밖의 소리에 최기철은 말이 잘 나가지 않았다. 지어 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인차 평양으로 올라가겠다고 겨우 말하고 전화를 끊은 기철은 도무지 마음을 진정할수가 없었다.

* * *

최기철이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아집중치료실에 들어선것은 안해의 전화를 받은 때로부터 이틀후였다.

치료실에 들어서서 허둥지둥 딸애를 찾던 그의 눈길은 어느 한 침대에 가서 멎었다. 안해 정윤희가 조용히 앉아있었던것이다.

조여드는 가슴을 안고 기철이 침대로 다가가는데 뜻밖에도 안해가 딸애를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련경이가 가만히 눈을 뜨고 알릴락말락한 웃음을 짓는것이 아닌가.

《아…버…지…》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이틀전에는 분명 호흡이 없다고 한 애인데.

그의 심중을 헤아려본듯 안해가 조용히 그러나 흥분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나도 이런 기적이 일어날줄 몰랐어요.》

윤희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학교에 가려고 옷차림을 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련경이가 구급차에 실려온 곳은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아집중치료실이였다. 윤희는 바로 구급차안에서 기철에게 전화하였던것이다.

쇼크상태에 빠진 딸애가 호흡이 없고 동공이 커지기까지 하였다고 의사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은 정윤희는 눈앞이 아찔하였다.

더우기 선천성심장기형으로 인한 심부전이라는 딸애의 병명을 들은 그는 더이상 몸을 지탱할수 없었다.

허나 실장 김승국, 의사 리광일, 문혜정, 책임간호원 안혜영을 비롯한 실의 의료일군들은 꼭 살려낼테니 맥을 놓지 말라고 윤희를 고무하였다.

그들의 눈빛은 비장하였다. 그들은 24시간안에 무조건 소생시켜야 한다면서 련경이에게 산소호흡기를 련결하고 심장마싸지를 하면서 각종 약물을 점적하였다.

의사들이 분주히 오가고 순간도 놓칠세라 시간당 체온, 맥박을 재여가며 련경이에 대한 구급대책을 세워가는 초긴장된 분위기에 눌리워 윤희는 마음속에 재가 앉다싶이 했다.

도대체 살아날수 있는 아이인가고 누구에게라도 묻고싶어도 속이 떨려 물을수가 없었다.

의식없는 련경이를 놓고 의사협의회가 련이어 진행되였다.

평시에 들어보지도 못한 여러가지 고가약들과 수액제들이 딸애의 몸으로 흘러들었다.

치료전투가 한창일 때 평양의학대학병원 부원장이 찾아왔다.

잠든듯이 누워있는 련경이를 한참 들여다보던 부원장은 《꼭 살려냅시다. 나라에서 품들여 키우는 학생이 아니요. 앞날이 창창한 이 꽃송이가 스러지지 않게 최선을 다합시다. 우리 의료일군들에게는 이 소녀의 생명뿐아니라 앞날까지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소. 앞날까지도! 병원의 모든것을 총동원하기요.》하고 절절하게 말하는것이였다.

딸애의 생명뿐아니라 앞날까지도!

앓는 아이들의 생명뿐아니라 그 앞날까지도 책임지는것이 보건일군들의 의무로 되는 고마운 우리 나라 사회주의보건제도.

정윤희의 눈굽은 뜨거운것으로 젖어올랐고 심장은 세차게 높뛰였다.

부원장이 돌아간 후 치료전투는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되였다. 집중치료실에서의 분분초초가 열흘, 백날맞잡이로 흘러갔다.

이렇게 하루가 흘러갔다.

그런데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다음날 아침 련경이가 의식을 차렸던것이다.

련경이는 눈을 천천히 뜨더니 어머니를 알아보았다.

련경이의 침대주위에서 환성이 울렸다. 어머니만이 아니라 의사, 간호원들이 윤희보다 더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련경인 하루만에 의식을 차렸어요. 당신에게 전화를 할 때까지만 해도 난 련경이가 살 아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우리 애를 살리자구 의사, 간호원들은 식사도 못하고 잠도 못 자면서 잠시도 련경이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그 헌신적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든든해지더구만요. 말로만 들어오고 신문이나 책에서 보아오던 의료일군들의 그 뜨거운 인간애와 정성을 내가 체험했고 우리 제도가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를 똑똑히 알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윤희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올랐다. 안해의 이야기를 듣는 기철의 마음도 후더워졌다.

기철은 눈길을 돌려 딸애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방울방울 약물이 점적관을 통하여 딸애의 몸에 흘러들고있었다.

그 한방울한방울의 약물은 우리의 사회주의보건제도와 인간애와 정성을 체질화한 의료일군들이 안겨주는 생명수가 되여 우리 련경이를 꼭 회복시킬뿐아니라 지지 않을 조국의 꽃으로 활짝 피울것이다. 평범한 한 소녀의 미래까지도 이처럼 지켜주고 보살펴주는 고마운 품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리라.

《여보, 난 래일 출장지로 떠나야겠소. 일을 마저 해야지.》

《그러세요. 의사선생님들과 간호원들이 있으니 걱정말고 맡은 일을 잘하세요.》

그때로부터 련경이는 두달 남짓이 치료를 받았다.

이 기간에 윤희는 더 많은 체험을 하였다.

두차례의 수술과 회복기에 들어서는데 맞게 의사, 간호원들이 여러가지 영양식품을 해가지고 오던 일이며 실장 김승국이 상태에 따라 몸관리상식도 차근차근 알려주던 일, 련경이가 입원하던 날 근무를 서던 의사, 약국의 약제사들도 찾아오던 일들…

구급환자치료로 드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늘 웃으면서 친절하게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의료일군들의 모습이 정윤희에게는 꼭 피를 나눈 친혈육처럼 안겨왔다.

출장지에서 안해로부터 이러한 감동없이는 들을수 없는 사연들을 전해들은 기철은 줄곧 격정속에 잠겨있었다.

강산을 울리고 시대를 진감시키던 천리마시대 보건전사들의 모습을 다시 보는듯싶었다.

남을 도와주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것이 평범한 생활의 한 부분으로, 남이 자기로 되는것이 전인민적인 사상감정으로 되였던 고결한 인간사랑의 시대, 천리마시대를 보는듯싶었다.

그 시대 인간들의 아름다운 정신세계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있다. 환자를 남이 아니라 자기의 친혈육으로 생각하며 정성을 쏟아붓는 보건일군들의 본태와 풍모는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높이 모시여 세세년년 면면히 이어지고있는것이다.

우리 당이 키워준 바로 이런 훌륭한 보건일군들이 있어 우리의 아이들은 세월의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사회주의제도의 비옥한 토양에서 영원히 지지 않는 꽃으로 아름답게 피여날것이다.

최기철은 비록 지방에 있었지만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병원문을 나서는 련경이의 모습을 보고있었다.

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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