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5, 2024
KCNA Uriminzokkiri (Kr)

서로 다른 운명으로 본 두 사회의 가치관

Date: 15/10/2021 | Source: Uriminzokkiri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주체110(2021)년 10월 15일 《우리 민족끼리》

몇해전 평양국제영화축전을 계기로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한 해외동포가 우리 조국을 찾은적이 있었다.

그는 주체예술의 새로운 경지가 펼쳐지고있는 우리 공화국의 자랑찬 현실과 고마운 사회주의제도의 품속에서 꿈과 희망, 자기의 재능을 활짝 꽃피워가는 우리 배우들, 그들이 지닌 고상한 정신세계를 직접 목격하면서 감탄과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 해외동포는 자기가 사는 나라 예술인들의 사상정신상태, 생활륜리와는 너무도 대조되는 우리 배우들이 지닌 삶의 가치관, 즉 우리 시대 인간들의 뜨거운 인간애와 고결한 헌신의 세계에 정말 감동을 금할수 없다고 하면서 조국을 떠나기에 앞서 인상기를 남기였다.

그가 남긴 인상기를 다시 펼쳐본다.

* * *

사람들은 살아가는 과정에 자기가 사랑했던 배우를 추억하며 그 배우와 자신을 나란히 세워놓기도 하고 배우를 좋아했던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기도 한다.

뭇사람들이 다 그러하듯이 나 역시 마음속에 새겨두고 항상 생각한 그런 녀배우가 있었다.

그에 대한 사랑과 응원의 감정이 그 녀배우의 아름다움과 진실한 연기에서 비롯된것이였지만 그도 역시 나와 같은 동포녀성이라는 점이 더 마음을 끌었다.

나는 항상 그가 잘되기를 바라며 응원했었다. 인기있는 배우라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그 역시 거리를 오가는 뭇남자들의 끈질긴 눈길을 사열했고 미를 갈망하고 류행에 민감한 수많은 처녀들의 화제거리로 되군 했다. 또 만사람의 축복과 부러움속에 장중한 결혼행진곡을 울리며 남조선체육계의 이름난 체육인과 결혼식도 요란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이 그 녀배우의 훌륭한 미래를 담보해준것은 결코 아니였다.

그의 장미빛나던 꿈과 리상은 비온 뒤 무지개에 지나지 않았다.

그 당당하던 배우는 뜻밖에 나와 응원자들의 기대를 버리고 스스로 자기 생을 접었다. 그는 41살의 한창나이에 자살이라는 끔찍한 길을 택했던것이다.

도대체 자신의 삶을 끊어야 할만큼 그에게 고통스러웠던 일은 무엇이였을가?

경찰은 그가 자살하면서 남긴 글을 찾아 공개하였다. 책상우에 놓인 글의 내용은 길지 않았다.

《나는 왕따, 외토리, 도무지 숨을 쉴수 없는 곳에서 살았다.》

매일, 매 시각 생존경쟁이라는 치렬한 싸움이 벌어지는 속에 비렬한 경쟁자들에 의하여 녀성으로서, 연예인으로서 씻지 못할 치욕스러운 험담들과 인터네트사용자들의 눈길을 빨아들이는 음모적이고 색정적인 그 녀배우의 합성사진들이 특종뉴스로 온 인터네트상에 도배되였던것이다.

이제 다시는 되찾을수 없는 귀중한 명예와 끝이 없는 가정불화끝에 이어진 남편과의 리혼, 그로 인한 가정의 파산은 그를 끝내 죽음에로 떠밀었다.

극도의 개인주의와 약육강식의 생존원리가 무섭게 지배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아무리 명배우라도 혼자힘으로는 자기의 명예, 지어 귀중한 자기의 가정도 지켜낼수 없었던것이다. 사람들을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에로 부추기는 그 사회에서 남을 짓누르려는 차디찬 눈길, 날개달고 다니는 헛소문에 지쳐 쉽게 오를수 없는 인기절정에 올랐던 많은 연예인들이 그 녀배우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고있다.

때문에 나는 오늘의 세계는 자기 하나만을 위한 세계, 개인의 리익만을 추구하는 세계라는것을 정답이라고 확신하고있었다.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이 조국에 와서 놀라움과 이름할수 없는 감격으로 뒤바뀔줄이야…

인간의 순결함, 덕과 정으로 가득차있는 참된 인간들의 미덕에 대해 보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체류기간 나는 평양교예극장에서 진행하는 국립교예단의 교예공연을 본적이 있다. 놀라움과 경탄을 자아내는 교예종목들도 그러했지만 내가 더욱 신비스럽게 생각한것은 그곳 배우들이 지닌 아름답고 순결한 정신세계였다.

공연이 끝난후 나는 공중무대에서 관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 녀배우를 만나고싶어 안내를 받아 그의 방으로 갔었다. 균형잡힌 몸매와 갸름한 얼굴, 선하게 웃는 고운 눈을 가진 그 녀배우는 사연을 듣고는 나를 반겨맞았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어떻게 되여 이렇게 최우수배우로 인기절정에 오를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뜻밖에 그는 옆에 서있는 배우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제가 오늘과 같은 명예를 지닐수 있은것은 어머니당의 손길이 항상 내곁에서 보살펴주고 집단과 동지들의 따뜻한 사랑과 헌신이 있었기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지나온 나날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자기들이 공연한 작품의 제명은 예전 그대로이지만 제가 수행하는 3회전동작의 대는 이미 여러번 바뀌였다는것, 언제인가 교예단이 국제교예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집중적인 훈련을 하고있을 때 이미전부터 3회전동작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있던 배우가 자기가 수행하는 하나의 특기동작만으로는 작품의 세계적수준을 계속 유지할수 없다고 하면서 다양한 특기동작들을 배합하자면 또 다른 특기를 가진 교예인재를 선정해야 한다는 제의를 했다는것, 결국 그는 자기의 귀중한 명예와 자리를 양보하고 자기의 교예기교를 넘겨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는것, 하여 그가 수행하던 동작의 장점과 자기의 특기를 배합한 훌륭한 작품을 내놓아 세계교예계를 놀래우게 되였다는것…

(양보라는건 또 무슨 소리인가?! 그건 자기를 희생시켰다는것이나 같은 소리가 아닌가. 교예를 자기 생활의 전부로 여기였을 그가 …)

어리둥절해있는 나에게 그 녀배우는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그는 자신의 이름보다 우리들의 마음이 하나로 합쳐진 조국의 명예, 너나 나의 명예보다 조국앞에 지닌 교예배우의 의무가 몇갑절 더 귀중했기때문에 그 길을 택한것입니다. 우리들이 수행하는 훌륭한 동작들의 대는 이렇게 이어져왔습니다. 저도 언제이건 우리의 교예예술을 발전시키는데서 나를 앞서는 교예인재가 나온다면 기꺼이 저의 자리를 내줄것이며 우리모두가 그의 디딤돌이 될것입니다.》

나는 그 녀배우의 얼굴뒤로 또 다른 얼굴을 보았다.

피말리는 생존경쟁의 소용돌이속에서 속절없이 사라져버린 녀배우, 예술계의 불행아의 얼굴이였다.

이런 경우를 두고 사람들은 하늘과 땅의 차이라 말하던가.

나에게는 두 녀배우의 서로 다른 운명에서 그들이 몸담은 두 사회의 면모가 그대로 비껴왔다.

* * *

이 글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참으로 크다.

우에서 본 두 제도에서 사는 예술인들의 생활륜리를 투시해보면 아득한 거리가 있고 하늘땅차이와 같은 두 세계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하며 그 과정에는 《경쟁》이 있기마련이다. 하지만 그 경쟁이 어떤 《경쟁》인가 하는것이다.

인간증오사상, 약육강식의 생존원리가 지배하는 썩고 병든 사회에서 비렬한 경쟁자들이 떠민 그 녀배우의 불행한 운명은 《복을 누리려면 그 무엇도 주저하지 말라.》는 강도적인 생활론리와 개인주의인생관이 가져온 피할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조국과 집단을 위해 자기의 귀중한 명예와 자리를 양보하고 밑거름이 되여준 우리 공화국의 그 녀배우의 마음은 얼마나 고결하고 아름다운가. 그 미덕과 미풍은 결코 그 어떤 명예나 보수를 바라고 발휘되는것이 아니다. 티끌만한 가식과 사심도 모르는 무한히 진실하고 순결한 사랑과 헌신을 지닐 때만이 뭇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 수십년을 두고도 오르기 힘든 아득한 정신도덕적높이에 오를수 있는것이다.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내세워주는 집단주의, 《나》보다도 《너》나 《우리》의 성과를 두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바로 이것이 아름답고 고결한 인생관이고 참된 삶의 가치관이 아닐가 생각한다.

이것이 한 해외동포의 인상기를 다시 펼쳐보며 내가 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다.

려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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