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3, 2024
KCNA Uriminzokkiri (Kr)

무자비하게 섬멸하라!

Date: 26/06/2022 | Source: Uriminzokkiri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주체111(2022)년 6월 26일 《로동신문》

위대한 년대를 돌이켜보며

전투실화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제4보병사단(당시) 5련대 공병소대에서 복무한 한동활전쟁로병은 림시로 편성된 적후투쟁부대에 편입되여 싸우던 때의 체험을 자주 이야기하군 하였다. 우리는 그 체험담가운데서 잊을수 없는 하나의 사실을 전하려고 한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우리 인민군군인들과 인민들은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과 무비의 헌신성, 대중적영웅주의를 높이 발휘하였다.》

1950년 9월말 강원도의 태백산줄기와 이어진 어느한 야산으로 행군하던 부대는 뜻밖의 광경에 걸음을 멈추었다.

《아니? 저게 뭐요? 때아닌 때에 벌써 저렇게 눈이 쌓이다니? …》

누군가의 놀라운 이야기에 대오의 눈길은 일시에 그가 가리킨 앞골짜기로 향해졌다. 정말 희끄무레한 무엇인가가 한벌 쭉 덮인것이 보이였다.

잠시후 그 골짜기에 다달았을 때 그들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그 넓은 골짜기를 덮은것은 눈이 아니였다. 원쑤들의 총탄에 쓰러진 무고한 인민들의 시신이였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았다.

《어떤 놈들이… 이런 짐승같은짓을…》

한 전사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엄마등에 업힌채 숨져버린 갓난애기를 그러안으며 몸부림쳤다. 안해가 떡돌같은 아들을 낳았다고 그리도 자랑하던 의용군출신의 그 전사는 중대장의 손을 잡아흔들며 꺽꺽 흐느끼는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중대장동지, 이 원한을… 이 원한을 풀게 해주십시오.》

중대장의 두눈에도 서리발같은 증오의 빛이 어리였다.

《복수해야지. 복수하구말구. 이 피의 원한을 천백배로 복수하자구.》

그날 학살된 인민들의 시신을 한구한구 안장하는 그들의 눈빛은 무섭게 번뜩이였다. 그들은 다름아닌 바로 그 골짜기에서, 놈들이 수십명의 무고한 생을 살륙한 그 자리에서 놈들을 료정낼것을 결정하였다.

중대장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적들의 소굴을 주동적으로 들이쳐 끌어낸 다음 유인전에 의한 매복전투로 놈들을 족칠것을 결심했다.

곧 열댓명의 유인조가 조직되였다. 싸움 잘하기로 소문난 분대장이 조장이 되였다.

전투준비를 빈틈없이 갖추고 떠난 그들이 적들의 소굴이 바라보이는 어느한 산마루에 도착하여 살펴보니 무기와 장구류들을 휴대한 70명가량의 적들이 금시 어데로인가 떠날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들은 재빠르게 기동하여 전투에 유리한 길목을 차지하고 놈들이 가까이 접근해오기만을 긴장하게 주시하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사격명령을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적들과의 거리가 줄어들고 놈들의 증오스러운 낯짝이 시야에 또렷이 안겨들자 유인조원들의 눈에서는 복수의 불길이 펄펄 일었다.

드디여 《집중사격으로 적들을 족칠것!》 하는 분대장의 날카롭고도 짧은 웨침이 정적을 깨치며 울려퍼졌다. 동시에 무서운 불벼락이 적들의 머리우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혼비백산하여 머리를 틀어박았던 적들은 인차 대오를 수습하고 맞받아 사격하며 공격해왔다. 상대의 력량이 얼마 안된다는것을 알아차린것이였다.

유인조는 강력한 집중사격으로 적들을 제압하는것과 동시에 력량상차이로 밀리우는척 하면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피맛을 본 이리떼가 먹이감을 덮치듯이 적들은 유인조의 꼬리를 바싹 물고 악을 쓰며 달려들었다.

그때였다. 후위에서 엄호사격을 가하며 유인조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하던 분대장이 그만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쓰러졌다.

조원들이 급히 달려와 그를 안아일으켰으나 분대장은 오히려 그들을 질책했다.

《이건 뭐요. 누가 돌아서라고 했는가? 저 살인귀들을 그대로 살려보내면 또 얼마나 많은 무고한 부모형제들이 무참히 학살되겠는지 생각해보았는가? 앞으로!》 하고 소리치며 그는 있는 힘껏 조원들을 산비탈로 밀어던졌다.

그들은 피눈물을 삼키며 사랑하는 전우를 뒤에 남겨둔채 임무수행을 위하여, 복수를 위하여 발걸음을 옮기지 않으면 안되였다.

치렬한 격전끝에 유인조는 중대가 매복하고있는 골짜기에 적들을 끌고왔다. 적들이 중대의 매복권에 완전히 이르자 원쑤들의 죽음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노호한 웨침이 울려퍼졌다.

《전우들! 우리 부모형제들의 원쑤를 갚자!》

적들은 공격을 막아보려고 필사적으로 발악하였으나 아군의 강력한 화력앞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너부러지고말았다. 그러나 워낙 악질로 소문난 놈들이라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또 악악대며 반돌격해왔다. 이때 격노한 중대장의 목소리가 골안에 울려퍼졌다.

《전우들! 나를 따라 돌격 앞으로! 한놈도 남겨두지 말라!》

순간 《만세!》의 함성이 온 골안을 뒤덮었다.

여기저기서 쏘고 찌르고 메치는 치렬한 육박전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사랑하는이들을 빼앗긴 복수자들과 살인자들사이의 사생결단의 피어린 결전이였다.

보병삽으로 달려드는 놈의 대갈통을 박살내던 의용군출신병사가 갑자기 쓰러졌다.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이 그의 복부를 관통시켰던것이다. 하지만 그는 피흐르는 배를 왼손으로 감싸쥔채 오른손으로는 달려드는 놈들을 향해 불사신마냥 보병삽을 휘둘렀다.

따뜻한 엄마의 품속에서 숨이 진 귀여운 아기를 쓰다듬으며 그처럼 울분에 떨던 그 손에 의해 원쑤놈들이 피를 토하며 거꾸러졌다.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무참히 살륙한 원쑤들에 대한 치솟는 증오는 이렇듯 이 나라의 평범한 전사들을 무자비한 복수의 용사들로 만든것이였다.

골안에는 인민군군인들의 서리발치는 복수에 의해 무주고혼이 된 원쑤들의 주검이 너저분하게 널려졌다.

그러나 원쑤들에 대한 무자비한 복수가 어찌 그것으로 다 끝났다고 하랴.

그때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 한동활의 머리에도 흰서리가 내렸건만 그의 뇌리에서는 피의 복수전을 벌리던 강원도의 이름모를 그 산골짜기가 한시도 잊혀진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골짜기를 눈앞에 떠올릴 때마다 어째서인지 그 산야에 피여났을 갖가지 꽃들이 모두 검붉은색으로만 느껴졌다.

그 검붉은 꽃들은 한동활에게 그리고 후대들에게 이렇게 말하는듯싶었다.

사랑하는 우리 조국과 인민을 건드리고 해치는 원쑤놈들은 한놈도 남겨두지 말고 끝까지 따라가 무자비하게 섬멸하라고, 원한의 선혈로 물든 땅은 반드시 복수의 붉은 피로 씻어내야 진정 아름다운 꽃이 필수 있다고.

본사기자 김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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