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귀한것

드넓은 전야에 푸르싱싱히 아지를 펼친 벼바다, 푸른 바둑판을 펼친것같은 규격포전들을 바라보느라니 얼마전 취재길에서 만났던 재령벌의 한 작업반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올해같이 불리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작업반농사를 알심있게 지어가고있는 비결에 대해 그는 《물론 논농사에는 물이 없으면 안됩니다. 허나 작업반농사에서는 그보다도 정이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난 5월에는 례년에 없는 가물현상으로 물마저 귀해졌다. 어느날엔가는 설상가상으로 양수기마저 고장나게 되였다. 온 작업반이 물주기에 떨쳐나섰으나 관수조건이 불리한 밭들에서는 가물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볕에 말라 터갈라지는 논밭을 바라보는 농장원들의 마음도 말할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타들어갔다.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농장원들은 그 난관앞에 주저앉지 않았다. 작업반원들모두가 서로 하나로 뭉쳐 지혜를 합치고 떨쳐나서니 물원천도 확보되고 양수기도 살아나게 되였다.

모두의 마음들이 올해 작업반앞에 제시된 알곡생산계획을 무조건 넘쳐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길만이 우리가 더 잘 살게 되는 길이다, 식량문제를 놓고 더는 물러설 길이 없다, 힘들어도 우리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는데로 지향되였던것이다.

그 과정에 모두가 다시금 뜨겁게 체험한것이 집단의 힘을 배가해주는 서로간의 뜨거운 정이였다. 가정에 생긴 별식을 통채로 이고 지고 현장에 나온 진옥분조장, 서아바이의 허리병에 특효가 있을것이라며 웅담을 구해준 제대군인 장동무, 입술이 타들어가는것은 참아도 곡식이 타들어가고 작업반원들이 물때문에 고생하는것은 차마 볼수 없다며 이틀밤을 꼬박 새워 양수기를 살려낸 차동무… 이런 뜨거운 사랑과 정으로 뭉쳐진 집단의 힘으로 가물속에서 작업반의 모든 논밭의 작물들을 지켜낼수 있었다.

예로부터 논농사는 물농사라 하여왔다. 그러나 그 논농사도 물농사도 다 사람이 짓는것이 아닌가. 자연의 재난을 이겨내는 힘, 그것은 사랑과 정으로 뭉친 집단의 힘이다.

그렇다. 나라의 쌀독을 책임졌다는 자각을 안고 작업반원모두가 한 식솔이 되여 마음과 마음을 합치니 그 힘은 가물도 이겨냈으며 그렇듯 흐뭇한 작황을 펼쳐놓았던것이다.

온 나라에 차넘치는 그 힘으로 우리의 농업근로자들은 뜻깊은 올해에 풍요한 가을을 안아올것이다.

물보다 귀한 인간의 정, 믿음과 사랑, 헌신과 열정으로 아름다운 그 정으로 우리의 드넓은 전야가 더욱 젊어지고 황금이삭들이 무르익어가는것이다.

리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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