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8, 2024
KCNA Tongil Voice

로병의 딸(1)

Date: 24/11/2022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다음은 실화 《로병의 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첫번째시간입니다.

지난 8월 어느날 한낮의 무더위가 어느 정도 가셔진 저녁무렵 신의주시의 어느한 거리를 따라 총총히 걸음을 옮기는 한 대학생이 있었다. 신의주농업대학 학생 조철산이였다. 붉게 상기된 그의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쉬임없이 흘러내렸다. 비단 무더위때문이 아니였다.

(어머니가 자리에 눕다니. 대학에 찾아와 공부를 잘하라고 당부하던것이 불과 며칠전인데…)

소리없이 내려덮이는 저녁어스름처럼 철산의 마음도 어두워졌다. 그는 방금 친어머니처럼 따르는 신의주시 신선동 71인민반에서 살고있는 김미화녀성이 몸져누웠다는 소식을 들었던것이다.

걸음을 재촉하는 철산의 뇌리에 그를 처음 만나던 때의 일이 생생히 떠올랐다.

여러해전 어느날 김미화녀성은 생활용품과 식료품을 마련해가지고 신의주중등학원을 찾았다. 그는 당의 뜻을 받들어 학원의 원아들을 일상적으로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중의 한사람이였다. 교직원들로부터 남달리 영민한 머리를 가진 조철산이라는 원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녀성은 며칠후 그와 마주앉았다.

《자, 학습참고서들이다. 어서 받아라.》

몹시 가지고싶었던 책들이였지만 낯모를 녀인이 내놓는것인지라 철산은 선뜻 그것을 받을수 없었다. 주밋거리는 그를 바라보던 녀성이 정찬 어조로 다시 말하였다.

《그러지 말고 어서 받아라. 이제부터 한식솔처럼 지내자꾸나.》

한식솔? 너무도 뜻밖의 말에 철산은 의아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후부터 자주 학원에 들려 공부가 재미나는가고, 어디 아픈데는 없는가고 자기의 생활과 건강을 념려해주고 혈육의 정을 부어주는 김미화녀성의 진정에 끌려 철산은 그를 어머니처럼 따르기 시작하였다.

그 나날 김미화녀성이 로병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별로 어깨가 으쓱하였다. 조국의 운명을 지켜 모든것을 바쳐 싸운 로병의 딸을 어머니로 모신 자랑이 가슴가득 넘쳐났던것이다.

그후 학원을 졸업하고 신의주농업대학에 입학한 철산이가 처음으로 어느한 단위에 실습을 나가게 되였을 때였다. 그때 철산은 김미화녀성에게 이번 실습에서 제외되면 그 기회에 미약한 자기의 자연과목지식들을 보충할수 있다고 하면서 대학일군들을 만나줄것을 부탁하였다. 그런데 예상밖의 대답을 듣게 될줄이야.

《두말말고 무조건 나가거라.》

눈물이 나도록 섭섭했다. 집안에 끌끌한 아들이 생겼다면서 기울이던 진정이 거짓처럼 생각되였다. 낮이나 밤이나 야속한 생각은 좀처럼 떠날줄 몰랐다.

지금까지 실화 《로병의 딸》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첫번째시간이였습니다.

북녘의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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