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나는 무엇을 바쳤는가라는 물음에 늘 자신을 비추어보면서 애국의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１０여년전 나는 직장일을 그만두었다.남편이 뜻밖의 일로 심하게 상하여 온종일 곁에서 돌봐주는 사람이 필요했던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남편이 어느 정도 호전되면 다시 직장에 나갈 마음이였지만 정작 일을 시작하자고보니 어려운 가정생활형편이 발목을 붙잡았다.

당장은 가정부터 돌보고보자는 생각으로 나는 일터가 아니라 시장에 나가기 시작했다.점차 살림살이가 펴이기 시작하자 거기에 재미를 느낀 나는 남편과 자식들뒤바라지를 하는데서 락을 찾았다.

그러던 ３년전 어느날이였다.그날 별치않은 일로 기분이 좋지 않아 시장에서 손님들과 얼굴을 붉히고있던 나는 누군가가 찾는 소리를 듣게 되였다.돌아보니 한때 내가 구역상하수도관리소에서 일할 때 가까이 지내던 동무였다.

알고보니 그는 여전히 상하수도관리소에서 일하고있었다.이젠 나이도 있는데 힘들지 않은가고 묻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것이였다.

《우리 주민들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그저 만날 때마다 수고한다고 인사를 하지.…사람은 그런 멋에 사는것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손님들과 씨름질을 하던 방금전의 내 모습, 모름지기 그도 보았을 나의 모습이 되새겨지면서 부끄러움을 금할수 없었다.

지금껏 만족하게 여겨왔던 나의 생활방식이 잘못되였다는것을 더욱 뼈저리게 깨달은것은 며칠후 군사복무를 하는 맏아들에게서 온 편지를 받은 때였다.인츰 제대되는데 중앙대학에 추천받았다는 소식이 담긴 아들의 편지를 기쁜 마음으로 보고 또 보는데 막내아들이 《어머니, 선생님들이 그러는데 나도 군대에 나갈수 있대요.》라고 하는것이였다.

사실 막내는 태여나서부터 제또래 아이들보다 발육이 몹시 굼떴다.그래서 학교에 입학할 때에도 맞는 교복이 없어 속을 태웠다.그런데 뜻밖에도 학교선생님이 해당 부문과 련계하여 끝끝내 애의 몸에 맞는 교복을 안고왔을 때 눈물만 흘리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학교에 입학한 다음에는 또 어떠했던가.마치 제 자식일인듯 안타까와하며 어떻게든 우리 애의 키를 크게 하겠다고 온갖 품을 들이던 담임선생님이며 체육소조선생님의 수고를 한두마디의 말로 어떻게 다 표현할수 있겠는가.

그때 나에게는 직장일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온 몇해동안의 일들이 되새겨졌다.그동안 자식들을 잘 키우겠다고 부지런히 뛰여다녔지만 결국 그 애들을 어엿하게 키워 내세워준것은 바로 고마운 사회주의제도였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이른아침부터 늦은저녁까지 큰 짐을 지고 동분서주한 덕에 재산은 쌓여도 어찌하여 가슴후련한 보람은커녕 늘 마음한구석이 무거웠는지.어머니의 사랑을 저버린 자식의 마음이 편안할수 없듯이 조국이 겪는 어려움을 외면하고 자기 가정만을 위해 뛰여다닌 사람이 어찌 마음이 편안할수 있었겠는가고.

늦게나마 인생의 새 출발을 할것을 결심한 나는 다시 뽐프운전공이 되였다.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주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면 온갖 피로가 가뭇없이 사라진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사는 멋을 느끼고있다.

고마운 당과 조국을 위해 땀흘려 일하고 바로 그것으로 하여 집단과 동지들, 이웃들로부터 사랑을 받는것보다 더 큰 보람, 더 큰 행복은 없다.나는 뒤늦게 찾은 이 인생의 진리를 평생 소중히 간직하고 앞으로도 사회와 집단앞에 그리고 자식들앞에 떳떳하게 살겠다.

평천구역상하수도관리소 로동자 박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