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01, 2023
KCNA Tongil Voice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4)

Date: 25/05/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주흥건 작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 오늘은 네번째시간입니다.

><

대학에 입학하여 처음 부모의 슬하를 떠났던 류순이 첫 방학을 왔을 때 집에는 알지 못할 청년이 하나 와있었다. 그가 함정철이였다.

그때 정철은 전극직장장으로 있던 류순의 아버지밑에서 공정기사로 갓 일을 시작했을 때인데 쭉 빠진 체격에 인물 잘나고 총명한 그가 합숙생활을 하기에 류만현이 아버지된 심정으로 돌봐주고있었다. 정철이쪽에서도 직장장네 집에 스스럼없이 드나들면서 어느새 아들맞잡이가 되였다.

아직은 다 자랐다고 볼수 없는 딸이여서 류만현은 오빠가 하나 생긴셈치라고 귀띔하였다.

정철은 당연히 오빠가 되여 류순의 방학숙제를 도와주었다. 물론 그것도 류순이 대학을 다니는 동안만이고 박사원에 가서부터는 도리여 함정철이 새형의 전극이라는것을 연구하느라 머리를 싸매고있는 상태여서 류순의 방조를 받았다.

박사원졸업반때 론문을 완성하느라 공장에 왔을 때 정철은 공장에서 수년간 익힌 경험과 습득한 지식으로 류순의 론문완성에 사심없는 기여를 하였다.

론문을 완성하고 공장을 떠나던 날 정철은 류순에게 이렇게 물었다.

《순인 이제 졸업하면 어떻게 하겠소?》

류순은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더니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난 이미 결심했어요. 공장으로 오는건 아버지의 뜻이기도 해요.》

《아, 그렇지. 아버지의 뜻을 어기면 안되지.》…

《그럼 월총화를 시작합시다. 기사장동무.》

지배인이 자리에 앉으며 언권을 넘겨주자 류만현이 일어섰다.

《가만, 무역과에서 왔습니까?》

류만현이 큰소리로 물었으나 장내에는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장내가 웅성웅성하자 지배인이 기사장에게 물었다.

《무역과장동무가 참가하지 않았습니까?》

《이젠 도착했겠는데… 아마 인차 올겁니다.》

《그렇다면 계속하십시오.》

그제서야 류순은 함정철이 아직 참가하지 못했다는것을 알아차렸다.

이때 지배인이 앉아있는 책상우에서 전화종소리가 울렸다.

《여보시오. 예, 제가 지배인입니다.》

지배인은 기사장에게 계속하라고 손짓하고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끝낸 지배인은 송수화기를 놓으며 혼자소리로 중얼거렸다.

《음! 문제가 있구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다는걸가?

그러는사이에 월총화는 바야흐로 끝나가고있었다.

마감으로 《국산화연구실!》 하고 불렀을 때 류순은 손에 든 꽃다발을 얼른 등뒤로 가져가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 여기 있습니다.》

18시 10분. 자리에 앉으려던 류순은 지배인이 자기쪽을 가리키며 말을 거는 바람에 일시 그대로 서있었다.

《국산화실장동문 왜 거기 뒤구석에 앉았습니까?》

지배인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까닭모를 웃음을 지었다.

《실장동무, 전착물실험이 실패한건 무엇때문이라고 보오? 지난 초하루날 동무가 이 자리에서 계획을 발표할 땐 전착물의 질을 담보한다고 하지 않았소?》

지배인은 한달전의 일을 고스란히 상기시키고있었다. 그러나 류순은 그날이 아니라 그 전날의 일을 먼저 되새겨보고있었다. …

><

지금까지 단편소설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네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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