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8, 2024
KCNA Tongil Voice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5)

Date: 27/05/2023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주흥건 작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 오늘은 다섯번째시간입니다.

><

《아이 아버지 오셨어요?》

실험실에서 살다싶이하며 집이란건 있는지없는지 통 무관심하던 딸이 오늘은 별스럽게 먼저 퇴근해들어와 살틀히 맞아주니 류만현은 흐뭇한 기분으로 방에 들어섰다. 옆에 착 달라붙어서 모자며 옷을 곱게 벗겨 옷걸이에 걸어놓는것도 흡족하거니와 저녁밥상은 또 어떤가.

《허, 이거 대단하구나.》

《이 딸을 전착물밖에 모르는 목석으로 아는게 아니예요? 호호.》

류만현은 그저 좋아 허허 웃는것같으면서도 내심 딸의 앙큼한 속내를 모르는바 아니였다.

《애로되는게 있으면 어서 말하렴. 내가 언제 우리 순이 하잔대로 안한게 있냐?》

류순은 얼른 사업수첩의 한갈피를 펼쳐 아버지앞에 내밀었다.

《래달계획을 세운건데 한번 봐주세요. 새 지배인동진 젊구 결패있는 일군이라는데 나도 인젠 통이 크게 계획해보자는거예요.》

딸의 어리광비슷한 말이 국산화연구실의 월계획에 대한 주해나 다름없음을 류만현은 대번에 알아차렸다. 공장이 새로운 생산지표를 받은 다음부터 수입해쓰는 봉형전극을 자체로 생산해낼수 있는 기술적준비를 완성하였다고 씌여있었던것이다. 물론 자기봉과 전착물을 다 자체로 생산한다는것은 아직 시기상조지만 이미 전착물에 대한 연구가 완성단계에 있는것만큼 자기봉만 수입하면 거기에 전착물을 입혀 생산에 리용할수 있다는 안이였다.

언제부터 연구해오던 봉형전극을 이제는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사업에로 들어갔다는것을 알고있지만 그것이 곧 전착물의 성공을 의미하는것은 아니였다. 그렇다고 반대하면 딸은 지배인을 찾아가서라도 기어코 결심대로 하고야말것이다. 그렇다면… 류만현은 속에 없는 웃음을 지으며 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동안 수고했구나. 난 찬성이다. 래일 지배인한테 제출하렴.》

《그런데 아버지, 자기봉을 꽤 수입해올수 있을가요? 아무 나라나 반제품은 수출금지라는데… 자기봉만 있으면 자금을 절반이나 줄일수 있어요.》

류만현은 딸의 말대로 자기봉만 수입한다는것이 간단치 않다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다 알면서 그런 안을 제기할건 뭐냐?》

《아이 참, 아버지가 무역과장한테 말하면 혹시 될수도 있으니 그러지요.》

《그러니 자기봉만 사들여오자는거지? 그렇다면 전착물연구를 담보할수 있다는건데…》

《담보하잖구요. 나자신처럼!》

류순은 거듭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

《대답해보오. 그때 이 자리에서 담보한다고 한건 빈말이였소?》

지배인은 류순을 다그어댔다.

류순은 고개를 떨군채 말이 없었다. 자기의 과학적신념을 주장하고싶었지만 그럴수 없는 자신이 그지없이 민망스러웠다.

지배인은 구태여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앉으라고 손짓했다.

(담보? 나는 왜 한마디 대답도 못하는가?)

자리에 앉은 류순의 생각은 또다시 다음날로 이어져갔다.

><

지금까지 단편소설 《이 꽃다발을 받아주세요》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다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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