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소원이 많았다.

소학교시절에는 성적게시판의 맨 웃자리에 오르는것이였고 중학교시절에는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평양제1중학교에 입학하는것이였다.

나는 이 모든 소원들을 우리 나라 사회주의교육제도의 혜택아래 하나하나 이루었다.

그러나 한가지 부러움, 한가지 소원만은 이룰수 없는 꿈, 아픈 상처로 남아있었다.

그것은 나의 아버지(권진수)가 3살 잡히던 해에 뜻밖의 사고로 두다리의 신경이 마비된 이후로 네바퀴차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장애자였던것이다.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버지와 함께 걸어보고싶었고 아버지어깨우에 목마를 타고 마음껏 달려도 보고싶었다.

우리 나라의 유명한 서정시 《나는 로동자의 아들이다》에는 《나는 제발 마음속으로 빌었더라 동무들 더는 아버지자랑 하지 말았으면 선생님 제발 아버지직업 묻지 말았으면⋯》라는 구절이 있다.

시의 이 대목처럼 내가 제일 싫어했던것이 사람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물을 때였고 아버지의 직업란에 《부양》이라고 쓸 때였다.

아버지가 《장애자》, 《부양》이라는 말은 나의 마음속상처로 응어리져 저도모르게 주눅이 들게 하였다.

그래서 초급중학교진급때에는 아버지의 직업란에 《사회보장》이라고 쓰는것이 어떤가고 어머니에게 슬그머니 묻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의 이 말이 아버지에게 큰 충격을 줄줄은 몰랐다.

사회보장이라면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일하다가 신병으로 하여 집에 들어와 사회적혜택을 받는 사람들이였는데 지금껏 아버지는 장애자인것으로 하여 국가적배려만을 받으며 사회와 집단의 도움속에 살아왔던것이다.

자식앞에 떳떳하지 못한것으로 하여 아버지는 모대기였다.

그러던 어느날 평성시 장애자보호기관의 일군들이 찾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장애자권리보장법에 따라 장애자들도 사회의 한 성원으로서 일할 권리를 가지며 능력에 따라 일할수 있다고 알려주는것이였다.

그 말을 듣고 아버지는 희열을 느꼈다.

그후 아버지는 조선장애자보호련맹의 방조속에 평성장원정보기술교류소 기술원이 되였고 평성석탄공업대학 원격교육학부에 입학하여 지식의 탑을 쌓아나갔다. 대학졸업후에는 교류소의 책임일군이 되였다.

이렇게 나의 아버지 직장직위란에서는 《부양》이라는 두 글자가 완전히 지워졌다.

나의 소원이 완전히 이루어진 날은 지난해 7월 수도 평양의 전위거리건설장에 부모님들과 함께 경제선동을 나갔을 때였다.

이날 아버지는 스스럼없이 《위남아, 함께 나가자.》 하고 말하는것이였다.

나는 놀랐다.

아버지는 지금껏 대중앞에 나선적이 없었고 더우기 심장이 좋지 못하였다.

그런데 아버지의 네바퀴차가 스르르 내앞에 멎어서더니 아버지의 뜨거운 손길이 나를 이끄는것이였다.

뭇사람들앞에 나선 아버지는 고마운 사회주의제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장애자권리보장법에 의하여 비록 신체상결함은 있어도 참된 삶을 꽃피워가고있는데 대하여 긍지높이 이야기하였다.

이날처럼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이날처럼 아버지가 돋보인적은 없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속으로 웨쳤다.

《나는 장애자의 아들이다!》

지난 8월 아버지는 조선로동당원이 되였고 나도 4월에 평양제1중학교를 졸업하고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이 되였다.

지금 우리 가정은 보답의 길, 애국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고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수학학부 1학년 학생 권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