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림상제１의학부 내과진단학강좌 간호원 량연동무

《아버지, 어서 시원하게 드세요. 그리고 래일은 제가…》

《연이야, 이젠 정말 먹고싶은것이 없다. 제발 그만두어라.》

아침일찍 달려온 딸인듯싶은 처녀와 아버지인듯 한 환자가 권하고 사양하며 싱갱이질을 한다.

이런 화기애애한 《다툼》은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병원 순환기내과의 한 입원실에서 거의 매일이다싶이 벌어진다.

《아마 친딸인들 저보다 더 하겠나요.》

《난 처음엔 자식치고도 정성이 정말 지극하구나 하고 생각했더랬소.》

그 호실환자들이 하는 칭찬과 부러움에 넘친 말들이 방안의 분위기를 더 훈훈하게 하는듯싶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부녀간이 아닌 이 병원 내과진단학강좌에서 간호원으로 일하고있는 량연동무와 명간군 극동구에서 살고있는 영예군인 리수찬동무이다.

하다면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영예군인과 량연동무의 부모자식과도 같은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깃들어있는것인가.

량연동무가 리수찬영예군인과 인연을 맺은것은 １３년전 화창한 어느 봄날이다.

그때 간호원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량연동무는 강의를 마치고 병원마당에 있는 휴식터를 지나다가 의자에 앉아있는 한 환자의 모습을 띄여보게 되였다. 혹시 무슨 걱정이라도 안고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그에게로 다가간 량연동무는 무슨 일이 있는가고 물었다. 

근심이 가득 실린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애어린 처녀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마주보며 환자는 말했다.

《내게 무슨 걱정거리가 있겠나. 글쎄 내가 뭐라고 당에서 한해에도 여러번씩 꼭꼭 이 큰 병원에 불러 종합검진을 해주고 값비싼 약들을 아낌없이 들여 치료를 해주는지… 향기풍기는 저 꽃들을 보느라니 받아안는 그 사랑에 보답을 따라세우지 못하는 이 몸이 마음을 무겁게 해주어서 그러네.》

두눈에 눈물이 글썽한 그 환자는 량연동무의 손을 꼭 잡아주고는 자기 호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환자와의 대화에서 받은 느낌이 강렬하여 량연동무는 다음날 공부를 마친 다음 그 환자의 호실을 찾았다.

그날 량연동무는 그 환자의 이름은 리수찬이며 명간군에서 살고있는 영예군인이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우리 당에서 아끼고 내세워주는 영예군인, 그 부름을 입속으로 조용히 불러보며 량연동무는 온밤 잠을 이룰수 없었다.

잠 못 이루는 딸의 심정을 알게 된 어머니 황금선녀성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다른 상급학교추천도 마다하고 굳이 간호원학교에로의 길을 택한것도 우리 인민들을 그처럼 위하는 당의 뜻을 더 잘 받들기 위해서가 아니겠니. 하물며 우리 당이 제일로 아끼는 영예군인을 위한 일인데 난 네가 그 일에 친혈육의 정을 다해가는 걸음을 걸으리라고 믿는다.》

밤하늘의 별들도 유난히 반짝이던 그 밤 량연동무는 영예군인을 위한 일에 진정을 다 바쳐가리라 마음다졌다.

１８살의 애어린 평양처녀 량연동무와 저 멀리 조국의 북변 명간땅 영예군인과의 인연은 이렇게 맺어졌다.

그날로부터 강산이 변한다는 １０년세월도 더 흘렀지만 영예군인을 위해 바치는 량연동무의 걸음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달라진것이 있다면 세월이 흐를수록 영예군인을 위하는 그의 마음이 더더욱 뜨거워진것이였다.

그 누가 알아주거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량심의 길을 따라 이어온 도덕의리로 빛나는 걸음걸음이다.

량연동무가 영예군인과 정을 나누며 이어온 그 나날의 하많은 사연을 여기에서 다 말할수는 없다.

다만 한가지 사실만을 더 적는다.

지난 ４월초 어느날 그날은 영예군인이 병원에서 생일을 맞는 날이였다.

그날 영예군인은 자기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생일상을 침상에서 받아안았다.

량연동무가 어머니와 함께 생일상을 마련해가지고 달려왔던것이다.

특색있는 생일기념품과 성의있게 마련한 생일상을 마주한 영예군인은 마음속격정을 터쳤다.

《경애하는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 땅에 미풍의 대화원을 가꾸시여 용모도 마음도 아름다운 우리 량연이와 같은 새 세대들을 키워주신 그 사랑과 은덕에 저는 마음속군복을 벗지 않고 혁명의 꽃을 더 활짝 피워가는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량연동무가 １３년세월 사랑과 정으로 이어온 그 길은 비록 요란한 찬사나 화려한 꽃다발은 없으나 참된 도덕의리의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엮어진 사심없는 헌신의 길이였다.

그 길은 당의 사랑과 은정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안고 청춘시절의 자욱자욱을 아름답게 수놓아오며 순간순간을 빛내여온 충정과 보답의 한길이였다.

본사기자 리정만

ㄱ-19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