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재중동포 사회학자 리명정 ㅡ

근래에 조선의 신문을 읽으며 자주 홀린듯 빠져버리게 되는 하나의 어휘가 있다. 《심부름군》이다. 엊그제 생겨난 신조어도 아니고 백천번도 더 보아온 《낡은 개념》일진대 어쩌면 그리도 신선한 충격과 감명을 자아내는것인지 오늘은 그에 대해 론해보고저 한다.

아마도 먼 옛적부터 써온 말일수 있다. 적어도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며 사람들의 존귀비천이 나뉘여진 이래 심부름군은 늘 존재해왔을것이다. 오랜 세월 가난하고 무권리한 평백성들과만 어울려온 이름이였고 복종과 섬김을 숙명으로 알아온 《상놈》들만의 직업이였다. 높은 지위나 권세와는 도저히 융합되여본적 없는 오로지 천민의 호칭이 다름아닌 심부름군이였다.

설음의 대명사와도 같은 그 한마디속에 결국 신분의 높고낮음이 하늘땅차이인 인간세상의 어두운 그림자가 비껴있었다. 하여 어느 문인도 말했었다. 섬김을 받는것은 높은자의 권리요, 시중을 하는것은 낮은자의 의무요, 하늘처럼 높이 오르면 하늘처럼 봉대받게 될것이라고.

하늘처럼!

대대로 군주와 공후장상들만이 올랐고 비천한 서민들에게는 고개들어 바라보기조차 아득했던 높이였다. 허나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하늘처럼 높이 떠받들리우고있는 백성이 있다. 그 희한한 사실을 다시한번 극명하게 확증시켜주는 네글자가 바로 심부름군인것이다.

어휘의 사전적정의가 달라진것이 아니다. 세상이 다르고 정치가 다르다. 이민위천을 정치리념으로 내세워온 조선로동당이 오늘은 인민의 심부름군당이라는 새로운 정의, 새로운 시대어로 자기의 거룩한 사명을 보다 뚜렷이 새겨안으며 인민을 더욱 높이 떠받들었다.

심부름군, 조선인민으로서는 한자한자 불러보는것조차 서슴어질것이다. 더없이 고귀하고 존엄높은 당을 어머니라고 부르는것조차 송구해했던 인민이였다. 그런데 그 위대한 어머니는 천만자식중의 어느 누구도 감히 불러본적 없는 고생과 헌신, 희생의 동의어를 이 세상 가장 아름답고 값비싼 칭호인양 최대의 기쁨과 긍지속에 자신의 명패로 새겨안고있다.

부럽다. 조선인민은 정녕 누구의 시중과 섬김을 받고있는것인가.

력사에 전무후무한 백전백승의 당, 최악의 역경속에서도 신화적인 기적을 창조해나가는 승리와 영광의 기치, 70여년동안이나 불패의 강국을 이끄는 최장의 사회주의집권당, 그 어느 당도 견줄수 없는 무상의 권위와 영향력을 지니고 온 세계의 각광을 받는 시대의 향도자 …

이렇듯 위대한 당이 충복이 되고 심부름군이 되여 궂은일, 마른일 가림없이 온갖 로고와 심혈을 다 바쳐가고있으니 장구한 인류력사에 누가 이런 공경과 봉양을 받아본적 있었던가.

경건한 마음으로 돌이켜보면 마치와 낫과 붓을 붉은 기폭의 중심에 금빛으로 새겨넣던 10월의 그날에 벌써 근로인민을 하늘처럼 높이 추앙한 조선로동당이다. 지난 70여년간의 로동당력사자체가 그대로 인민우에 당이 있는것이 아니라 당우에 인민이 있음을 보여주는 애민의 최고정화라고 해야 할것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정당들이 더 높은 지위와 권력을 위해 싸우고있을 때 조선로동당만은 애오라지 인민을 더 잘 섬기고 더 잘 받들기 위해 위민헌신, 멸사복무의 려정을 하루같이 아로새겨온것이다.

이런 열화같은 애민정치, 더없이 숭고한 사랑의 품에 안겼기에 인민의 존엄과 지위는 세세년년 높아지고 더욱 공고화되고 더더욱 신성시되고있는것 아니겠는가.

세상에 다시없을 위대한 어머니가 두손으로 정히 떠받든 높이, 진정 그것은 이 세상 그 어느 인민도 올라서본적 없는 행복과 영광의 최절정, 눈부신 존엄과 지위의 상상봉이다.

지지리 오랜 세월 흙먼지 이는 땅에 엎드려 기를 못펴던 지난날을 옛말로 전하며 더없이 위대한 당의 충심어린 섬김을 받고있는 조선인민이야말로 하늘처럼 높이 올라 하늘처럼 봉대받는 력사에 전무후무한 행운아들이 아닐수 없다.

나는 말하고싶다.

이 행성의 제일 높은 곳에 바로 조선인민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