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 기계체조감독인 나는 오늘도 하루종일 매 선수들의 육체적능력과 경기의식을 제고시키고 재치있는 세계적수준의 기교동작들을 완성시키기 위해 시간을 바치다가 퇴근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직장을 나섰다.

(오늘 또 늦었구나.) 발걸음이 빨라졌다.

탁아소에 맡긴 아들을 찾으러 가야 했던것이다.

장난꾸러기이면서도 엄마말을 잘 리해하는 4살짜리 아들이 빨간별을 또 탔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그려보며 탁아소로 달려가는 저녁시간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다. 물론 선생님들에겐 미안하지만.

아니나다를가 탁아소에 도착하여 성급히 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방이 텅 비여있었고 선생님도 아들도 보이지 않았다.

(어데 갔을가? 혹시 누가 찾아갔을가? 찾아갈 사람이 없겠는데…)하며 잠시 복도에서 서성거리는데 소장선생님과 우리 아들 대익이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말소리가 나는쪽으로 다가가니 소장선생님의 방에서 대익이가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고있는것이 눈에 띄였다.

내가 《대익아!》하고 찾으며 소장선생님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는데 아들이 뽀르르 달려와 《엄마, 나 TV에서 나오는 저런 큰 새겨진 비행기랑 땅크 주세요. 이것보다 더 크고 멋진거말이예요.》하며 다짜고짜 나에게 들이대는것이였다.

내가 영문을 몰라하자 소장선생님이 설명하기를 TV로 국방발전전람회소식이 방영되면서 무장장비들이 화면에 비쳐지자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던 대익이가 자기에게 달려와 손에 쥐고있던 자그마한 땅크를 내여주면서 TV에서 나오는것과 꼭같은 그런 큰 땅크를 달라고, 저걸 타고 집에 가겠다고 졸라댔다는것이였다.

그래서 어쩔가 하다가 저 희한한 비행기와 땅크, 미싸일들은 다 대익이와 우리모두의것이라고, 대익이가 앞으로 커서 저 땅크를 몰고 선생님에게 오면 큼직한 을 앞가슴에 많이 달아주겠다고 얼렸다는것이였다.

애를 데리고 탁아소정문을 나서는 나의 가슴은 몹시도 흥분되였다.

지난날 국력이 약해 망국노의 운명을 강요당해야 했던 우리 인민, 부모잃고 혈육잃고 고아의 설음을 숙명처럼 여기며 남의 집 머슴살이로 꽃망울도 채 펴보지 못했던 우리 아이들이 오늘은 그 누구도 넘볼수 없는 최강의 국가방위력을 지니고 조국과 인민의 안전,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굳건히 수호해나가는 우리 공화국의 품에서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안고 한점 그늘없이 무럭무럭 자라고있지 않는가.

지난 5년간의 국방력발전로정은 그 한걸음한걸음이 당과 조국, 인민들과 후대들앞에 더없이 떳떳하고 대단히 영광스러운 보람넘친 혁명의 길, 애국의 길, 위대한 승리의 려정이라고 하시며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강해야 한다고, 우선 강해지고봐야 한다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연설을 자자구구 새길수록 우리 당이 지난 5년세월 필연코 단행해야 했던 사생결단의 국방공업혁명의 길, 눈물겨운 미지의 생눈길들이 눈앞에 어려오고 배움의 창가마다에서 넘쳐나는 후대들의 밝은 웃음과 미래를 굳건히 담보해가는 우리 국가의 전략적지위가 가슴뿌듯이 어려와 가슴이 뭉클 젖어들었다.

나는 고사리같은 자그마한 손에 장난감땅크를 꼭 쥐고 나를 바라보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앞으로 어서 커서 대익이는 군모에, 어깨에 번쩍이는 인민군대가 되여 세상에 하나뿐인 사회주의 우리집을 금성철벽으로 지키고 엄마는 체육선수후비육성에 모든것을 깡그리 다 바쳐 찬란히 빛나는 람홍색공화국기를 세계무대에 빛내여나가자고, 그러면 아버지원수님께서 이끄시는 우리 나라는 세상에서 제일 센 강국으로 더욱 빛을 뿌린다고.

평양체육단 감독 임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