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9, 2022
KCNA Arirang Meari

두 꽃망울의 락화를 다시 떠올리며

Date: 16/01/2022 | Source: Arirang Meari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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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잡지를 보다가 이런 글귀에 접했다.

《2021년 12월 10일 오전 10시 청주지법 223호. ㅇㅇㅇ의 1심 판결결과가 나오는 날 100여명의 시민이 법정을 메웠다. ㅇㅇㅇ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

기사속의 ㅇㅇㅇ으로 말하면 작년 초에 자기의 양딸과 그의 친구까지 성폭행한자로서 이미전에 벌써 죄값을 치렀어야 했다. 패악한 성범죄자가 늦게나마 제 갈곳으로 갔는데도 왜서 후련하지 않고 마음은 더 쓸쓸해지는지. 채 피여나지 못한 어린 두 소녀의 비극적인 죽음의 결과여서가 아닐가. 가슴아픈 기억이 엊그제 일처럼 떠오른다.

14살의 미소와 아름이, 그들도 보통처녀애들처럼 학교에서는 동무들과 웃고 떠들며 놀기를 좋아하고 집에서는 부모들에게 응석부리기를 잘하는 아직은 철부지소녀들이였다. 그러나 어느날 인간이기를 그만둔 몹쓸 놈에 의해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로부터 넉달후 따스한 5월의 어느 봄날 한 아빠트단지의 정원속 가지가 부러진 나무밑에서 두 소녀의 주검이 발견됐다.

그들도 살고싶었을것이다. 죽음을 며칠 앞둔 시각에조차 두 소녀는 메신저를 통해 이런 말들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넌 죽지 말아. 부디 살아서 행복해져.》, 《아니, 네가 내 옆을 먼저 떠나면 난 되게 아플것 같아.》…

얼마나 살고싶었을가. 얼마나 더 활짝 피여나고싶었을가. 허나 절망의 심연속을 헤여날길 없던 두 소녀는 함께 죽음의 길을 택하고야말았다. 자연의 꽃들이 다투어 피여나던 화창한 봄계절에 인간세상의 곱디고운 두 꽃망울은 때이른 락화가 되여버렸던것이다.

흔히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한다. 하다면 미소와 아름이의 구만리 생을 앗아간 그 절망은 어디에 기인하는것인가.

단지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치때문에 비롯된 절망과 죽음이 아니였다.

학급동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조차 말하기 힘든 사실이였건만 고뇌와 번민끝에 용기를 내여 경찰에 신고하였던 두 소녀, 가해자를 벌하는것으로 최소한의 위안이라도 받고싶었던 연약한 피해자들, 허나 차례진것은 보다 무서운 수치와 모멸, 좌절뿐!

《국민의 권익수호》를 웨치는 경찰은 두 소녀가 운명을 걸고 제기한 사건을 《증거부족》으로 간단히 처리해치웠다. 옳음을 배워준다는 학교에서도,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누구 하나 미소와 아름이의 고통을 공유하려 하지 않았고 절망에 지친 두 소녀를 보듬어주지 않았다. 따뜻한 위안과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각에 얼음물처럼 들씌워진 세상의 외면과 랭대는 그 여린 가슴들에 도저히 견딜수 없는 불안과 위구, 공포와 비애를 덧채워주었다. 성폭행의 끔찍한 상처를 입은 두 소녀에게 있어서 비정한 세상은 또 다른 무서운 가해자였으리.

미소와 아름이의 작은 가슴을 꽉 메웠던 절망, 그것은 다름아닌 이 세상에 대한 절망이였다. 자식에게마저 짐승이 되는 패륜아들, 녀성을 쾌락의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수많은 호색동물들을 량산해내고 어린 소녀들의 절규마저 외면하는 쟝글같은 《한국》사회가 두 소녀로 하여금 이 땅은 녀성에게 곧 지옥이라는 절망적인 깨달음을 주었던것이다.

가엾은 두 소녀는 그렇게 스러져갔다. 삶의 리유를 더는 찾을수 없어, 목숨을 던지지 않고서는 가해자를 고발할수 없어, 죽음이 아니고서는 랭혹한 이 세상에 항변 한마디 할수 없어 그들은 끝끝내 꽃망울같은 몸을 죽음의 낭떠러지에 내던져버렸던것이다.

젖어드는 눈시울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어둠속에서 두 소녀의 애끓는 목소리가 처연한 슬픔을 더해주며 울려오는듯 싶다.

《친딸도 강간당하는 세상에서 양딸로 된것부터가 나의 죄였어요.》

《다시 태여난다면 개, 돼지가 될지언정 녀자로는 되고싶지 않아요.》



쓴소리 - 서울 - 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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