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의 동심] 나의 등교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의 번짐도 없이 나를 업어주고 두 다리가 되여주는 선생님, 그 선생님의 등에 업혀 등교길에 오르군 하는 나의 마음속엔 정히 새겨진것이 있습니다. 때로는 기쁨에 떨리기도 하고 때로는 근심에 두근거리기도 하고, 언제나 봄빛처럼 따스해 등에 업히면 모든것을 다 맡기게 되고 지어 스스럼없이 터치게 되는 《어머니！》, 그 부름입니다.

사실 선천성질병으로 오래동안 문밖출입마저 할수 없었던 내가 학교에 다닐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를 낳은 친부모들도 내또래 아이들이 학교로 갈 때면 눈물을 훔치며 나의 마음을 달래일뿐 내가 그들처럼 될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동무들과 함께 학교에 등교하여 배움의 나래를 펼치는것은 나의 간절한 꿈이였습니다. 헌데 나의 이 소박한 꿈이 이루어질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글쎄 학교의 선생님이 저를 찾아와 매일아침 등에 업고서라도 기어이 소학교 과정안을 마치게 하겠다는것이였습니다.

다음날부터 이른아침이면 우리 집 앞마당에서 나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어김없이 울렸고 등교길엔 나의 작은 발자욱대신 땀젖은 선생님의 발자취가 깊이 새겨지게 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나를 낳아준 친어머니도 유년시절이후로는 별로 업어준적이 없었습니다. 허나 우리 선생님은 내가 아플세라, 주눅이 들세라, 주저앉을세라 한시도 마음 못놓으시며 꼬옥 품어주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어머니는 말하군 합니다. 저 선생님의 마음속엔 친부모도 따르지 못하는 한없이 깊고 뜨거운것이 있다고,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주의제도에서 사는 교육자들만이 지닐수 있는 헌신이고 사랑이라고.

진정 친어머니도 줄수 없었던 사랑과 정으로 얼어든 나의 가슴을 따뜻이 녹여주고 배움의 꿈을 꽃피워준 나의 선생님, 꼭 다시 일어서는 그날엔 한달음에 달려가 안기고싶은 어머니의 그 품을 더듬으며 나는 세상에 자랑하고싶습니다.

이 세상 가장 따뜻한 정의 화원속에서 내가 살고있다고, 그 사랑에 고이 떠받들려 변함없이 이어지는 나의 등교길이라고.

길주군 길주소학교 학생 윤연경

[북녘의 동심] 나의 등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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