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대지가 암반처럼 굳게 얼어붙은 추운 겨울이지만 머지 않아 봄이라는 생각이 그 어느때보다 새록새록 갈마드는 2월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딸은 짬만 있으면 우리 집 마당에 있는 살구나무에 다가가서 주의깊게 《관찰》을 하군 한다.

마치 이제라도 봄이 찾아오면 그 나무가지에 꽃이 피고 열매들이 맺힐수 있다고 믿는듯 바라보는 눈빛마저 제법 진지하다.

그러나 열살 소녀애의 키보다 작은, 아직 묘목에 불과한 그 살구나무에서 아지들이 왕성하게 뻗어 굵은 가지들로 변하고 그 가지들마다에서 수많은 잎새들이 설레이자면, 더구나 풍성한 열매들을 따들이자면 사계절이 몇번은 더 바뀌여야 할것이다.

그래서일가. 살구나무곁을 딸애가 맴돌 때면 나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군 한다.

그리고 7년전 큰물피해를 입은 조국의 북변에서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회억된다. 나는 그때 피해지역으로 달려갔던 수많은 병사들중의 한명이였다. 그곳에서 우리 인민군병사들은 자연의 광란으로 페허가 되였던 대지에 아담하고 훌륭한 선경마을들을 일떠세웠다. 피해복구전투가 끝난 직후 우리 분대는 새집을 완공한 기념으로 그 집에 새로 입사한 중년부부와 함께 애어린 백살구나무를 심고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날 이 나무가 무성하게 자랄 때면 우리 조국은 더 황홀하고 부강한 사회주의리상국으로 변모될것이라던 분대장의 토로가 잊혀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무궁번영할 내 조국의 창창한 미래를 확신하는 사람만이 터칠수 있는 말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후 제대되여 내 고향의 황금벌을 가꾸는 농장원으로 일하면서 나는 나날이 변천되는 내 조국의 벅찬 현실을 접할 때마다 분대장이 했던 말을 자주 떠올리군 하였다.

작년 11월, 내가 사는 온천군 금성리에도 멋진 새집들이 일떠서 농장원들이 한날한시에 새집에 보금자리를 펴는 경사를 맞이했다. 모든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지금과 같은 시기에 맞이한 행복이여서 감격은 류다른것이다.

나는 그날 가족과 함께 새집 앞마당에 애어린 살구나무를 심고나서 옛 분대장처럼 딸에게 말해주었다.

《이 나무가 무성하게 자랄 때쯤이면 우리 나라는 살기 좋은 사회주의리상국으로 변모될게다. 나는 해마다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을 안아오고 너는 공부도 잘하고 소년단조직생활도 잘하여 고마운 사회주의조국을 떠받드는 기둥감으로 자라나야 한다.》

이는 나만이 아닌 우리 마을사람들모두의 심정이였으니 그날부터 우리 농장원들은 더욱 성수가 나서 농사일에 깨끗한 량심과 뜨거운 정열을 바쳐가고있다.

그러고보면 우리 인민은 지난 수십년간 부닥치는 고난속에서도 휘황한 미래에 대한 신념을 굳게 간직하고 사회주의강국건설에서 얼마나 많은 기적과 혁신을 이룩했던가. 그 신념이 있기에 우리 인민은 오늘도 더욱 부강할 래일에 대한 변함없는 확신을 간직하고 사회주의락원을 가꾸는 길에 모든것을 다 바쳐가는것이다.

상념에서 깨여나 딸애를 바라보니 그애는 무엇이 즐거운지 하늘을 바라보며 생긋이 웃고있었다. 이제 머지 않아 찾아올 봄과 함께 신록으로 새롭게 단장할 내 조국산천의 아름다움이, 더 강해지고 더 부강할 내 조국의 미래가 비껴있었다.

온천군 금성농장 농장원 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