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활속에서 자주 편지를 주고 받는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부모들과 친척들, 가장 가까운 벗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싶을 때 편지를 쓰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남몰래 간직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싶을 때 한장의 편지를 빌어 마음속고백을 적어보이기도 한다. 기쁨과 행복, 즐거움과 랑만으로 가득차있어 언제나 생활에 대한 류다른 정취를 자아내고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래일을 락관하게 하는 편지. 하나의 물방울과도 같이 작은 이 생활의 세부속에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의 지향과 숨결이 높뛰고있는것인가.

내가 편지라는 말에 대해 다시금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된것은 얼마전 수도의 새 거리건설장에 취재를 나갔을 때였다.

척 들어서는 순간부터 호기차게 들려오는 청춘들의 노래소리, 웃음소리가 기계들의 동음과 한데 어울려 온 건설장안을 들썩하게 들었다놓았고 여기저기서 본때있게 삽질을 해대는 돌격대원들의 모습이 휘날리는 붉은기의 모습마냥 나의 시야속에 기백있고 담차게 안겨들었다.

야, 말그대로 청년판이구나 하는 생각에 걸음을 옮기는데 류달리 나의 눈길을 끄는 돌격대원들이 있었다.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열심히 편지를 읽고있는 돌격대원들의 모습, 한줄한줄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그들의 눈가에선 연해연방 흐뭇한 미소가 피여올랐다.

직업적인 호기심을 안고 유심히 살펴보는 나에게 돌격대원들은 새 거리건설착공식이 진행된 첫날부터 우리는 이렇게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고무와 격려의 편지를 받고있다고, 이제는 휴식의 쉴참에 위문편지를 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건설장의 풍경으로 되였다고 하는것이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앞으로 우리는 이 고마운 사람들에게 새 거리건설장에 바치는 성실한 땀으로 회답편지를 쓸 결심이라고 자랑삼아 덧붙이는것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내온 위문편지와 또 그에 부치는 돌격대원들의 회답편지. 하나의 물방울에 비껴든 우주처럼 편지라는 그 말이 실로 거대한 의미를 안고 나의 머리속에 갈마들었다.

편지. 무릇 한통의 편지는 한손에 쥐기에도 가볍다. 허나 여기 새 거리건설장으로 전해지는 저 위문편지들엔 조국땅 방방곡곡에서 너나없이 바치고싶은 수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마음과 진정이 가득차있는것이니 한장한장 크나큰 무게로 실려오는 저 편지를 어찌 가볍게 대할수 있으랴.

그들이 보내오는 편지엔 다 있었다. 사랑하는 자식들이 위훈을 떨치고 훌륭한 사람이 되여 돌아오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뜨거운 진정도, 들끓는 건설장으로 말없이 탄원해간 작업반의 그 동무가 청년영웅이 되기를 바라는 순결한 처녀의 고백도 있었다. 오직 우리 당이 바라는 곳에 삶의 좌표를 정하고 청춘의 자서전을 떳떳이 새겨가기를 바라는 학창시절 선생님들의 당부도 있었다.

어찌 이뿐이랴. 평양에서 수천리 떨어진 북변에서 전쟁로병할아버지가 보내온 편지며 또 얼마전 갓 글을 배우기 시작한 유치원의 꼬마가 보내온 그림편지.

정말이지 보내는 사람들의 이름과 나이, 사는 곳은 각각이여도 거기에 싣는 사람들의 마음만은 꼭같은 하나였으니 진정 그것은 우리 청년들에 대한 믿음이고 조국을 위해 한몸 서슴없이 바칠줄 아는 우리 청춘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기대였으며 별처럼 빛나는 위훈의 주인공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대의 축복이 아니였던가.

바로 그래서가 아니랴. 이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 꼭 성실한 땀으로 회답편지를 쓰고싶다던 평범한 돌격대원의 목소리가 나의 마음을 뜨겁게 하여주는것은.

비록 활자의 싱싱한 잉크냄새는 풍기지 않아도, 한자두자 글자가 적혀있는 지면은 보이지 않아도 한삽두삽 그들의 땀과 노력이 슴배여있는 저 모래와 세멘트, 한층두층 그들이 올리는 건물의 층계, 이 모든것이 그대로 말해주고있다.

바로 이것이, 눈앞에 펼쳐진 모든것이 마음속에 끓어번지는 청춘의 열기로 매일, 매 시각을 위훈으로 빛내이는 우리 돌격대원들이 부치는 회답편지, 애국의 편지라고.

그렇다. 새 거리건설장에서 오가는 위문편지와 회답편지. 이것은 기적과 위훈이 아로새겨진 우리 청년들의 영예로운 자서전이며 이 나라 어머니들이 자식들에게 바라는 소원의 전부와도 같은것이다. 사랑하는 조국을 위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몸과 맘 다 바쳐 일해나가려는 우리 청년들의 애국의 맹약과도 같은것이다.

아, 범상하게만 생각했던 저 편지,

바로 여기에 이처럼 아름다운 청춘들의 지향이 비끼여 우리의 래일이 더더욱 아름다운것 아니랴.

유남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