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농사를 잘 짓자면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농업부문 일군들과 농장원들이 자기의 책임과 본분을 다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전야의 새벽공기는 언제나 맑고 청신하다.

집대문을 나서자바람으로 가슴이 벌도록 큰숨을 들이쉬고난 삼천군 수장농장 제３작업반 반장 김인규동무는 바야흐로 봄빛이 짙어가는 농장벌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어느새 푸름푸름 밝아오는 포전길에 들어선 그에게서 저도 모르게 흥얼흥얼 코노래가 흘러나왔다.

(올해엔 씨뿌리기를 지난해보다 열흘나마 더 앞당겼으니 자연재해가 또 닥쳐온대도 벼꽃수정은 문제없으렸다.)

이런 속구구속에 ２분조 포전쪽을 바라보던 그의 눈가에 문득 여러개의 우등불빛이 비껴들었다.그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가가보니 짐작했던바그대로였다.일솜씨가 여물고 이악하기로 소문난 ２분조 모판관리공 김옥선동무의 땀젖은 모습이 희읍스름한 새벽빛속에 어려왔던것이다.

손에 온도계를 쥔채 모판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는 그를 보는 순간 작업반장의 가슴속에는 뜨거운것이 그득히 차올랐다.한해 농사의 중요한 공정이라고 할수 있는 모판관리에 그토록 아글타글 진정을 쏟아붓고있는 그가 더없이 미더웠다.

《또 장밤을 새운게 아닌가.》

불현듯 울리는 작업반장의 목소리에 김옥선동무는 어줍은 미소를 지은채 대답했다.

《반장동지, 한밤이 아니라 며칠밤을 새워도 힘들것같지 않습니다.바로 이 모판관리에서부터 한해 농사가 좌우되지 않습니까.밤새 기온이 내려간다는 일기예보를 들으니 어디 잠이 와야지요.저뿐이 아닙니다.저쪽 포전을 좀 보십시오.１분조의 안광숙동무도 지금…》

작업반장은 말없이 박막우에 씌워놓은 나래를 여며주기 시작했다.김옥선동무도 활기에 넘쳐 그와 함께 일손을 다그쳤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동켠하늘이 훤해질무렵 멀리 마을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포전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뒤로 거름을 가득 실은 뜨락또르의 발동소리가 청신한 아침대기를 흔들며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겨우내 땀흘려 마련한 거름을 모든 논밭에 듬뿍이 냈지만 그것만으로 성차지 않아 작업의 쉴참과 하루일이 끝난 뒤면 열두바닥파기를 직심스레 내밀어 적지 않은 거름원천을 마련한 작업반원들이였다.

이윽고 집단의 단합된 힘으로 짧은 시간에 질좋은 거름을 포전에 낸 그들은 또 하루 혁신과 위훈으로 새날을 맞은 기쁨을 안고 포전머리에 둘러앉았다.

《작업반장동지, 지난해 그처럼 모진 기상조건속에서도 우린 알곡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하지 않았습니까.이렇게 농사차비에서부터 마음과 뜻을 합쳐 열심히 일한다면 올해 농사도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산아래쪽 포전을 좀 보십시오.땅색갈이 거무스레한게 보기만 해도 벌써 황금이삭 물결치는 풍년벌이 눈앞에 안겨오는것만 같습니다.》

신심과 랑만에 넘친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울리는 속에 때마침 동산마루로 아침해가 솟아올랐다.산뜻하고 아담하게 꾸려진 작업반건물과 문화주택들, 가없이 펼쳐진 포전이 아침해살을 받아 선명한 자태를 드러냈다.자기들의 땀과 노력, 꿈과 희망이 깃든 그 모든것을 정답게 바라보는 작업반원들의 가슴마다에 고향땅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갈 열의가 끝없이 샘솟았다.

본사기자 리남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