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란 참으로 이상하고 묘연한것이다.

손으로 잡을수 없고 깨여나면 안개처럼 사라지는것이 꿈이다.

이러한 꿈이야기를 생동하게 형상한 화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안견이다.

15세기 유명한 화가로 이름을 떨친 안견은 조선화의 전통적인 화법을 훌륭하게 구현하였을뿐 아니라 그 내용에서 근로하는 인민들의 생활을 진실하게 반영한 화가였다.

안견이 온갖 복숭아꽃이 만발하고 뒤에 있는 산에서는 폭포가 흘러내리는데 발밑에서는 꽃들과 산삼, 불로초들이 자라나 향기를 풍기고있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세계를 그린 조선화 《꿈에 본 동산》은 생활을 진실하게 반영하였을뿐 아니라 필치가 힘있고 아름다운것으로 하여 오늘도 전해지고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안견이 그린 《꿈에 본 동산》은 사진으로만 남아 전해지고있다.

그러면 그 그림은 어디로 갔는가.

명화는 1893년에 일본의 남쪽지역에 있는 가고시마현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 살고있던 시마즈라는자가 개인재산으로 소장하고있었던것이다. 시마즈가 어떻게 되여 이 그림을 자기의 손에 넣게 되였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임진조국전쟁시기 가고시마령주로 조선에 침입한 왜장의 후손이라는 사실로 보아 이 작품이 침략자들에 의해 략탈당하였다는것을 알수 있다.

시마즈가 가지고있던 이 그림은 그후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걸쳐 오사까에 살던 소노다 사이지에게 팔리였다.

1910년대초 일본 도꾜에서 미술전람회가 열리였을 때 소노다가 이 작품을 공개하였는데 조선봉건왕조박물관에서 이 그림을 입수하려고 하였으나 그가 너무도 엄청나게 비싼 값을 부른것으로 하여 끝내 넘겨받지 못하였다.

그후 1947년에 소노다는 이 그림을 도꾜의 어느한 골동품가게점에 팔아넘기였고 1953년에는 또다시 골동품상인을 통해 어느한 종교단체에 입수되였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39년에 《일본의 국보》로, 1950년에는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였다고 한다.

15세기 조선의 화가 안견의 작품 《꿈에 본 동산》의 일본류출사건은 많은것을 시사해준다.

조선민족의 슬기와 재능이 깃들어있는 회화작품을 략탈해간것도 성차지 않아 국보아닌 《국보》로 만들어놓은 일본의 뻔뻔스럽고도 후안무치한 파렴치성의 일단을 엿볼수 있다.

돌이켜보면 1592년 4월 13일 일본침략자들은 명나라로 가는 길을 열라는 황당한 구실을 걸고 방대한 병력을 동원하여 우리 나라에 대한 무력침공을 개시하였다.

력사에 임진왜란으로 기록된 임진조국전쟁(1592년-1598년)은 일본의 령토강탈야망과 해외침략정책의 직접적산물이며 조선을 대상으로 감행한 첫 국가적범죄였다.

일본침략자들은 늙은이, 유부녀, 어린 소녀할것없이 닥치는대로 죽이였고 수많은 녀성들을 랍치하여 짐승도 낯을 붉힐 야만행위를 감행하였으며 귀중한 문화재들을 닥치는대로 파괴하고 략탈해갔다.

뽀르뚜갈인이 쓴 《일본사》에 의하면 당시 일본침략군 우두머리들의 략탈만행은 더 말할것도 없고 배사공, 운반공, 천민들까지도 조선에서 문화재들을 략탈하여 돈벌이를 하려고 광분하였다. 일본침략자들은 국보급의 귀중한 도서들과 우수한 건축물들을 소각, 파괴하였을뿐 아니라 도자기, 종, 불상, 미술작품 등도 마구 략탈하였는데 그 수는 이루 헤아릴수 없을 정도이다.

하기에 일본인학자까지도 《히데요시의 침략전쟁은 조선문화재를 깡그리 일본에 날라간 문화략탈전쟁이기도 하였다.》고 실토하였다.

임진조국전쟁이후에도 일본은 조선에 대한 침략과 략탈행위를 끊임없이 감행하였다.

일제는 40년간 조선을 군사적으로 강점하고 야만적인 민족말살정책을 실시하면서 천문학적액수의 문화적재부와 자연부원을 깡그리 략탈해갔다.

현재 일본에 있는 조선민족의 많은 회화유산들을 보면 도꾜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수백점을 비롯하여 여러 공예관, 회화관, 박물관, 대학, 사원, 각종 학교들과 기관 그리고 개인들의 수중에 장악되여있는것들을 합치면 적어도 수천점에 달한다．

그런데도 일본은 조선의 문화재들을 저들의 《국보》로 내세우고있다.

일본의 한 학자는 일본에서 《국보》로 내세우고있는 회화유산들에 대하여 《일본의 국보라고 세계에 자랑하고 또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다 그 미를 찬양하고있는 작품의 거의 모두가 대체 누구의 손에 의하여 만들어졌는가. 그것은 거의 모두가 조선민족에 의하여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이것은 력사가들도 립증하는 의심할 여지조차 없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정당히 말해서 조선의 국보라고 부르지 않으면 안될것이다.》라고 솔직히 고백한데서 잘 알수 있다．

그러나 오늘 일본은 과거에 저지른 온갖 범죄행위들에 대하여 사죄와 배상은커녕 미화분식하면서 죄악의 력사를 되풀이하려 하고있다.

이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행위는 조선인민의 적개심을 더욱더 격앙시키고있다.

조선민족은 과거 일본의 조선문화재략탈만행들을 절대로 잊지 않을것이며 피의 대가를 기어이 받아내고야말것이다.

엄향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