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있다.
황해남도 송화군 원당농장 농장원 김경숙의 두번째 자식인 안경일이다.
경일이가 갓 태여났을 때 병원에서는 전혀 걸을수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뜻밖의 불행앞에 경숙은 눈앞이 캄캄하였다. 그래도 한가닥 기대를 안고 여러곳을 찾아다녀보았지만 크게 차도가 없었다.
그때부터 경숙은 눈물이 헤퍼졌다. 방긋방긋 웃기 시작한 아들의 연약한 두다리를 붙들고 울었고 경일이와 같은또래의 아이들이 하나둘 걸음마를 뗄 때에는 더욱 설음이 북받쳤다.
(정말 우리 경일이는 영원히 걸을수 없단 말인가?)
안타까운 심정속에 한해두해 세월이 흘러 경일이가 4살이 되던 지난해 어느날이였다.
집마당에 혼자 앉아 놀고있는 경일이를 유심히 지켜보는 눈길이 있었다.
평양연극영화대학 학생 문류성이였다.
《너 왜 혼자 노니?》
《난 걷지 못해요. 다른 애들은 다 걷는데⋯》
그 말에 문류성은 차마 걸음을 뗄수가 없었다. 그래 경일이를 닁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눈물속에 이야기하는 경일이 어머니의 말을 들었다.
그러는 사이 저도 모르게 경일이에 대한 애틋한 심정이 자리잡혔다.
그때부터 류성이의 발걸음은 날마다 경일이의 집으로 향하였고 그의 머리속에는 어떻게 하면 경일이의 다리를 고쳐줄수 있겠는가 하는 한가지 생각뿐이였다.
경일이에 대한 문류성의 사랑은 차츰 평양연극영화대학 영화예술학부 영화연출학과 학생들의 사랑으로 승화되였다.
얼마후 농장을 떠나 평양으로 올라온 대학생들은 의술이 높기로 소문난 평양의학대학병원 사지정형외과 과장 김건영을 찾아갔다.
치료경험이 풍부한 과장에게도 경일이와 같은 상태는 처음이였다.
그러나 의료일군들은 의학적한계를 뛰여넘을 용단을 내렸다.
이렇게 되여 지난해 8월 경일이에 대한 첫 수술이 진행되였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괴사될수 있는 위험성이 높았던 수술은 성과적으로 진행되였다. 의료일군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번 수술을 위해 과적인 협의회도 수십차례 진행하였다.
이런 준비끝에 3차례의 수술이 진행되였고 경일이의 회복치료에 들어갔다.
그 나날 평양연극영화대학의 교직원들과 학생들, 지어 이름도 집주소도 직무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지성을 고이고 마음들을 합쳤다.
드디여 지난 5월 경일이가 태여나 처음으로 걸음마를 떼였다.
이날 경일이에게는 많은 신발이 생겼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르고골라서 사온 신발들이였다.
아들의 조그마한 발에 처음으로 신발을 신겨주며 경숙은 《이젠 너도 국제아동절 운동회에 참가할수 있게 되였구나.》 하고 말하며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한달후 김경숙은 평양을 떠나면서 아들의 손목을 꼭 잡고 마음속결의를 굳게 다졌다.
고마운 이 제도를 위해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농사군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경일이를 꼭 훌륭하게 키우겠다고.
정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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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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