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4, 2026Mar 24, 2026
KCNA Naenara (Kr)

새로운 묘사수법의 탐구자 리영윤

Date: 30/05/2023 | Source: Naenara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16세기말 어느 따뜻한 봄날의 이른아침이였다.

환희로운 봄날과는 대조가 되게 아까부터 푸른 솔가지가 한아름이나 되게 우거진 나무밑에 맥없이 앉아있는 로인의 얼굴에는 먹장구름이 무겁게 실려있었다.

아침산책을 하느라고 청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솔숲으로 나오던 젊은이는 근심이 한껏 어린 로인의 모습을 보며 그의 곁으로 조심히 다가갔다.

《로인님, 어디 몸이라도 불편한게 아니십니까?》

정이 푹 배인 목소리로 다정히 묻는 젊은이의 말에 머리를 들어 바라보던 로인은 다시금 땅이 꺼지도록 한숨만 푸푸 내쉬였다.

《로인님, 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그때에야 로인은 불평절반, 근심절반이 가득 실린 목소리로 하소연을 터놓기 시작하였다.

《내겐 에미없이 금이야옥이야 하며 애지중지 키워온 딸자식이 하나 있다네. 그 애가 이제는 다 자라 래일이면 당장 출가를 한다네.》

로인은 다시금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오르는 두눈을 슴벅이며 맥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아! 그래서⋯)

젊은이는 준수하게 생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로인의 두손을 꼭 잡았다.

《로인님, 댁의 따님이 출가를 한다는데 이보다 더 큰 경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섭섭은 해도 기쁜 마음으로 떠나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젊은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로인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더니 소매를 툭툭 털며 분연히 자리를 차고 일어서는것이였다.

《내가 딸애를 보내기 싫어서 그러는줄 아나? 남의 속은 알지도 못하면서⋯》

로인은 노여움이 한껏 어린 얼굴로 애꿎은 젊은이만 불평스럽게 쏘아보았다.

그러다가 제편에서 미안한지 다시금 느슨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고을에서 한다하는 화공에게 딸애잔치에 쓸 병풍을 부탁했는데 어디 그 사람이 짬을 내주어야지. 보름전부터 부탁했는데 어찌나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한달전부터 그려달라고 맡기고간 사람들도 다 못그려주었다지 않나. 그러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로인은 두어깨를 맥없이 푹 내리떨군채 마치도 두발에 무거운 추라도 매단듯이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예? 병풍이요?》

병풍이라는 말에 젊은이는 다급히 로인을 불러세웠다.

《로인님, 혹시 제가 그려드리면 안되겠소이까?》

젊은이의 말에 로인은 자기의 두귀를 의심하며 성급히 발길을 돌렸다.

《젊은이가?》

로인은 젊은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로인은 도무지 젊은이에게 믿음이 가지 않는지 선자리에서 머리만 기웃거렸다.

그러나 젊은이의 두눈에는 자신심이 한껏 어려있었다.

《좋네. 그럼 밑져야 본전이라고 난 자넬 믿겠네. 그런데⋯》

로인은 뒤말을 채 잇지 못하며 젊은이의 얼굴만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의 속마음을 알았다는듯 젊은이는 빙그레 웃었다.

《로인님, 오늘 정오면 아마 마련이 있을것이오이다.》

젊은이가 하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로인은 대뜸 젊은이의 손을 덥석 부여잡으며 자기의 집으로 이끌었다.

집에 도착하기 바쁘게 로인은 젊은이앞에 정성껏 만든 명주천병풍을 쭉 펼쳐놓았다.

젊은이는 병풍의 크기를 가늠하더니만 이윽고 숙련된 솜씨로 붓대를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푸른 숲이 우거지고 따뜻한 봄날의 경치속에 한쌍의 원앙새가 서로 짝을 찾아 우짖는 모습, 온갖 새 지저귀는 꽃핀 동산에서 화려한 날개를 활짝 펼치고있는 한쌍의 아름다운 공작새, 꽃나무가지우에서 이리저리 날아예는 한쌍의 까치.

젊은이의 붓끝만을 주시하던 로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너무도 황홀하여 입만 벌리고있었다.

꽃이 위주로 되고 거기에 새들의 생활을 부차적으로 제시해주던 당시의 화조화의 보편적인 형상수법과는 달리 새들의 생활을 주도적으로 화면중심에 설정하고 배경에 꽃과 나무들을 배치하는 보다 새로운 묘사형식의 특색있는 화법이였다.

바로 이 젊은이가 묘사수법들을 새롭게 탐구하여 조선화의 전통적인 표현형식을 더욱 발전시켜나가는데 크게 기여한 리영윤이였다.

리영윤(1561년-1611년)은 형인 리경윤, 조카인 리징과 함께 풍경화, 동물화, 화조화 등에서 독특한 경지를 이룩하였다.

리영윤의 작품으로서는 현재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되여있는《대》와 《못가의 해오라기》 그리고 화조병풍도인 《꽃과 원앙》, 《꽃과 공작》이 있다.

리영윤이 그때 로인에게 그려준 그림이 바로 화조병풍도인 《꽃과 원앙》, 《꽃과 공작》인것이다.

이 그림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작품들이다.

원앙새와 공작새를 구도적중심에 묘사한 화면은 간결하게 처리되여야 할 뒤부분이 정리되지 못하고 복잡한감은 있으나 화면이 밝고 선명하게 느껴져 친근하고 향토적인 맛을 안겨준다.

이처럼 리영윤은 묘사수법들을 새롭게 탐구하여 조선화의 전통적인 표현형식을 더욱 발전시켜나가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김일성 종합대학 실장 박사 부교수 강명석

More From Naenara (Kr)

과학기술을 농업발전의 주되는 동력으로

과학기술을 농업발전의 주되는 동력으로

2021년 12월말에 열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이 제시되고 과학기술을 농업발전의 주되는

March 23, 2026

2021년 12월말에 열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이 제시되고 과학기술을 농업발전의 주되는

넘치는 기쁨, 흥하는 고장

넘치는 기쁨, 흥하는 고장

보리재배를 잘하는것으로 소문난 황해남도 장연군이 지방변혁의 새시대와 더불어 흥하는 고장으로 되였다.지난해 우리 당의 지방발전정책에

March 23, 2026

보리재배를 잘하는것으로 소문난 황해남도 장연군이 지방변혁의 새시대와 더불어 흥하는 고장으로 되였다.지난해 우리 당의 지방발전정책에

우리 생활속의 양덕온천문화

우리 생활속의 양덕온천문화

마식령스키장이나 베개봉스키장도 좋지만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또한 리상적인 곳으로 꼽히게 될것입니다.산좋고 물맑은 우리 나라의 많은 지

March 23, 2026

마식령스키장이나 베개봉스키장도 좋지만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또한 리상적인 곳으로 꼽히게 될것입니다.산좋고 물맑은 우리 나라의 많은 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최고검찰소 소장 임명, 최고재판소 소장 선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최고검찰소 소장 임명, 최고재판소 소장 선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는 최고검찰소 소장을 임명하고 최고재판소 소장을 선거하였다.조선민주주의인

March 23, 202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는 최고검찰소 소장을 임명하고 최고재판소 소장을 선거하였다.조선민주주의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선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선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다음과 같이 선거하였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March 23, 202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다음과 같이 선거하였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 선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 선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들인 법제위원회와 예산위원회, 외교위원회를 다음

March 23, 202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들인 법제위원회와 예산위원회, 외교위원회를 다음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개회사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개회사

대의원동지들!오늘 우리는 조선로동당 제9차대회가 제시한 웅대한 투쟁강령을 높이 받들고 국가발전의 보다 거창한 변혁시대를 열기 위한

March 23, 2026

대의원동지들!오늘 우리는 조선로동당 제9차대회가 제시한 웅대한 투쟁강령을 높이 받들고 국가발전의 보다 거창한 변혁시대를 열기 위한

로씨야 미국의 우주군사화시도가 초래할 후과에 경고

로씨야 미국의 우주군사화시도가 초래할 후과에 경고

로씨야외무성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가 미국의 우주지배책동과 관련하여 19일 발표한 론평에서 우주군사화시도가 초래할 후과에 대해 경고

March 23, 2026

로씨야외무성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가 미국의 우주지배책동과 관련하여 19일 발표한 론평에서 우주군사화시도가 초래할 후과에 대해 경고

재해성이상기후현상에 대처하여

재해성이상기후현상에 대처하여

3월 23일은 세계기상의 날이다.지난 1월 세계기상기구는 2025년이 기상관측이래 가장 더운 해들중의 하나로 기록되였다는 보고서를 발표하

March 23, 2026

3월 23일은 세계기상의 날이다.지난 1월 세계기상기구는 2025년이 기상관측이래 가장 더운 해들중의 하나로 기록되였다는 보고서를 발표하

로씨야대통령 검찰기관앞에 나서는 과업에 대해 언급

로씨야대통령 검찰기관앞에 나서는 과업에 대해 언급

로씨야대통령 울라지미르 뿌찐이 19일 최고검찰소 참의회 확대회의에서 검찰기관앞에 나서는 과업에 대해 언급하였다.검찰기관들이 극단주

March 23, 2026

로씨야대통령 울라지미르 뿌찐이 19일 최고검찰소 참의회 확대회의에서 검찰기관앞에 나서는 과업에 대해 언급하였다.검찰기관들이 극단주

은정어린 생일상을 받아안은 고산군의 백살장수자

은정어린 생일상을 받아안은 고산군의 백살장수자

인민의 건강과 복리증진을 위한 시책을 끊임없이 펼치고있는 우리 당과 국가의 은덕으로 백살장수자들이 계속 늘어나 사회주의대가정에 기

March 23, 2026

인민의 건강과 복리증진을 위한 시책을 끊임없이 펼치고있는 우리 당과 국가의 은덕으로 백살장수자들이 계속 늘어나 사회주의대가정에 기

중국외교부 대변인 대만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그릇된 태도를 규탄

중국외교부 대변인 대만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그릇된 태도를 규탄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대만과 관련한 《존망위기사태》의 계선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있는 일본당국을 규탄하였다.

March 23, 2026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대만과 관련한 《존망위기사태》의 계선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있는 일본당국을 규탄하였다.

우리 인민의 쑥리용풍습(쑥떡만들기)

우리 인민의 쑥리용풍습(쑥떡만들기)

쑥떡은 예로부터 조선인민이 즐겨 먹는 전통음식의 하나이다.쑥떡만들기와 관련한 이런 전설도 전해지고있다.옛날에 몇년동안 변방에 나간

March 23, 2026

쑥떡은 예로부터 조선인민이 즐겨 먹는 전통음식의 하나이다.쑥떡만들기와 관련한 이런 전설도 전해지고있다.옛날에 몇년동안 변방에 나간

민속놀이 윷놀이

민속놀이 윷놀이

윷놀이는 우리 인민이 고구려(B.C. 277년-A.D. 668년) 이전시기부터 즐겨해온 대표적인 민속놀이의 하나이다.윷놀이는 4개의 윷가락을 던져

March 23, 2026

윷놀이는 우리 인민이 고구려(B.C. 277년-A.D. 668년) 이전시기부터 즐겨해온 대표적인 민속놀이의 하나이다.윷놀이는 4개의 윷가락을 던져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라오스인민혁명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라오스인민민주주의공화국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라오스인민혁명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라오스인민민주주의공화국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라오스인민혁명당 중앙위원회 총비서이며 라

March 22, 2026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라오스인민혁명당 중앙위원회 총비서이며 라

절대로 책임을 회피할수 없는 일본의 성노예범죄

절대로 책임을 회피할수 없는 일본의 성노예범죄

특유의 파렴치성을 드러내며 세계를 우롱하는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탄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있다.얼마전 유엔인권전문가들은 일본

March 22, 2026

특유의 파렴치성을 드러내며 세계를 우롱하는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탄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있다.얼마전 유엔인권전문가들은 일본

조로경제적 및 문화적협조에 관한 협정체결 77돐에 즈음하여 로씨야주재 우리 나라 대사관 연회 마련

조로경제적 및 문화적협조에 관한 협정체결 77돐에 즈음하여 로씨야주재 우리 나라 대사관 연회 마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경제적 및 문화적협조에 관한 협정체결 77돐에 즈음하여 로씨야주재 우리 나라 대사관이 18일

March 22, 202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경제적 및 문화적협조에 관한 협정체결 77돐에 즈음하여 로씨야주재 우리 나라 대사관이 18일

More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