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사유적을 편답하는 우리의 기행길은 얼마전 황해북도 연탄군에 있는 심원사에로 이어졌다.

평양시교외를 벗어나 남쪽으로 1시간나마 달리던 관광뻐스는 황해북도 연탄군 읍에서 약 8㎞정도 떨어진 곳에 다달았다. 거기서부터 구불구불한 산비탈길을 따라 몇백m가량 올라가느라니 시원하게 트인 널직한 곳이 나졌다.

사방이 높은 산봉우리들로 둘러막혀있었는데 그곳에 조선식합각지붕을 인 고색짙은 절간이 한폭의 그림처럼 안겨왔다.

이곳 주지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40대중엽으로 보이는 주지의 말에 의하면 심원사는 자비산 천녀봉의 중턱에 자리잡고있는데 주변의 산길은 고려와 조선봉건왕조시기에 외국사신들이 많이 리용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심원사를 처음 세운 년대는 명확치 않으나 중심건물인 보광전은 1374년에 크게 고쳐짓고 그후 여러 차례 보수하였다는것이였다.

우리는 그의 해설을 들으며 산신각을 거쳐 보광전이라는 현판이 있는 큰 건물앞에 섰다.

이 절의 기본건물인 보광전은 황해북도 사리원시 성불사의 응진전, 평안북도 박천군 심원사 보광전과 함께 현재 우리 나라 옛 목조건물가운데서 년대가 가장 오랠뿐 아니라 고려시기 건물의 우수한 특징을 잘 갖춘 뛰여난 건물이였다.

우리가 보광전의 내부를 유심히 들여다보는데 다른 절간들과는 달리 불단에는 3개의 여래상이 있다는 주지의 웅글진 목소리가 울리였다.

벽면에는 탱화도 걸려있었다.

주지는 심원사가 깊은 산골짜기안에 들어앉은것으로 하여 다른 절간들과는 달리 지난 조국해방전쟁의 피해를 전혀 받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였다.

보광전에는 나무로 조각하여 동도금한 완불상의 미륵보살이 진품그대로 보관되여있었으며 고려시기의 단청이 원색그대로 보존되여있었다. 이밖에도 배부른기둥과 출입문, 종, 목탁, 마루 등도 모두 그때시기의것으로서 력사유적 심원사의 품격을 살려주고있었다.

보광전의 량옆에는 중들이 거처하였다는 동료사와 서료사가 있었고 뒤에는 맑은 바람이 감도는 다락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청풍루가 있었다.

청풍루에 오른 관광객들은 놀라움에 찬 눈길로 기묘한 산세를 바라보았다.

이때 문득 한 로인이 《내가 오늘 화판을 잊고 나온것이 정말 후회되누만. 깎아지른듯한 하얀 절벽들과 소나무, 전나무 등이 서있는 지장봉, 관음봉, 백운봉, 천녀봉과 같은 산봉우리들이 심원사를 감싸안고 빙 둘러서있는것이 볼수록 절경이구만.》 하고는 손전화기를 꺼내서 주변의 경관을 촬영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일행은 주지를 따라 산아래로 내려가고있었다.

그들의 뒤를 따라 걸음을 다그치니 650여년 자랐다는 느티나무아래서 관광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5명의 성인이 손에손을 잡고 둘러싸도 다 안을수 없을만큼 큰 느티나무였다. 누군가가 이렇게 수백년간이나 묵은 나무에서는 음이온이 많이 방출되기때문에 나무를 안고있으면 건강에 매우 좋다고 말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저마다 나무밑둥을 그러안고 놓을념을 못하였다.

그들의 모습을 웃음속에 바라본 우리는 해월당부도, 산신제단을 돌아본 후 바위짬으로 흘러나오는 시원한 샘물도 달게 마시였다.

어디 가나 민족의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가 소중히 간직되여있는 조국산천, 그 옛날 래세의 극락을 원하며 손이 닳도록 부처에게 빌었던 인민이 그처럼 바라던 세상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지고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우리의 뇌리에 갈마들었다.

누가 선창을 뗐는지 노래 《내 나라 제일로 좋아》의 구절이 한입두입 번져 자비산에 울려퍼지였다.

연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