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대지를 녹이며 따스한 봄이 왔다.

철따라 어김없이 찾아와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 봄은 누구나 사랑하는 계절이다.

화창한 계절과 더불어 거리와 마을 그 어디라 할것없이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여나 따뜻한 봄의 정서를 더해준다.

퇴근길에 올라 진달래와 살구꽃들이 활짝 피여 향기 풍기는 거리를 걷느라니 마음은 한껏 부풀고 정신이 맑아졌다.

유정한 봄향기에 도취되여 집에 도착하고보니 아니 글쎄 집에서도 봄향기가 넘쳐나는것이 아닌가.

한발 먼저 집에 들어선 남편이 가방에서 무엇인가 한구럭을 꺼내놓았는데 펼쳐보니 《봄향기》상표를 단 세수비누를 비롯하여 여러종류의 세수비누들이였다.

모양도 색갈도 각이하였고 향기 또한 그윽하였다.

《아니, 어떻게 된 일이예요?》

《래일부터 이 비누를 하나하나 다 써보오. 어느 비누를 써야 살결이 더 부드러워지는가를 보고 그 비누를 계속 사오겠소.》

《어디서요?》

《백화점에서.》

사연을 들으니 지나가던 길에 평양제1백화점 창문너머로 사람들이 여느때없이 흥성이는것을 보고 호기심이 동하여 들렸댔는데 《봄향기》상표가 붙은 세수비누 한두개를 고르기에는 너무도 아쉬워 아예 종류별로 다 사가지고 왔다는것이였다.

말로는 호기심이였다고 하지만 보나마나 퇴근길에 안해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려던것이 분명하였다.

남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안고 나는 여러 세수비누들중에서 그중 모양이 곱고 냄새가 향기로운 세수비누를 가지고 세면장으로 갔다.

꽃향기와 같은 비누냄새를 들이키며 세수를 하니 기분이 절로 상쾌해지는것만 같았다.

우리가 만든 세수비누의 아름다운 향기가 마치 우리 가정에 행복의 향기를 더해주는듯싶었다.

세수를 하여 보다 말쑥해진 얼굴을 거울로 들여다보느라니 세면장에 있는 모든것이 눈에 비껴왔다.

신의주은하타올공장에서 생산한 포근하고 깨끗한 세수수건과 천리마타일공장에서 생산한 타일로 장식한 산뜻한 벽면 그리고 《서리꽃》치솔이며 사과향치약…

정말 모든것이 우리가 만든 명제품, 명상품들이였다.

내가 즐겨쓰는 《은하수》화장품과 남편이 신고다니는 《매봉산》구두도, 소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 소영이가 메고다니는 《소나무》책가방과 《민들레》학습장, 《해바라기》학용품, 《철쭉》상표 양말 등 우리 집식구가 쓰는 모든 생활용품들도 다 우리의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인민들이 좋아하는 《금컵》, 《선흥》, 《경흥》상표의 식료품들과 거리를 달리는 무궤도전차와 땅속을 달리는 지하전동차들도 모두 우리가 만든 자력자강의 산물이여서 누구나 무심히 대할수 없다.

모든것이 풍족한 속에서 만들어낸것이라면 이다지도 가슴이 벅차지 않을것이다.

겹쌓이는 난관과 시련속에서도 오직 당이 제시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인민들이 애호하고 즐겨찾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명제품, 명상품들을 기어이 생산해내려는 우리 로동계급의 굴할줄 모르는 신념과 불같은 열의가 안아온 창조물이기에 그토록 소중하게 안겨오는것 아니랴.

사랑하는 우리 인민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것만을 안겨주시려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우리 힘, 우리 기술, 우리 자원으로 우리 로동계급이 만들어낸 우리의 제품들.

정녕 자연의 봄향기는 계절에 따라 풍겨오지만 어머니당의 인민사랑에 의해 우리의 생활에서 풍기는 행복의 향기는 사계절 영원한 향기로 이 땅에 가득 차넘친다는것을 나는 이날 다시금 새삼스럽게 느꼈다.

평양민족악기공장 부원 리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