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저녁이였다.

나의 일이라면 언제나 극성인 외삼촌이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 집에 찾아왔다.

방안에 들어서기 바쁘게 외삼촌은 어머니앞에 한장의 사진을 내놓으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누이, 내 오늘 기막힌 조카며느리감을 소개하려고 하는데 여기와서 좀 보시라요. 아무래도 우리 철진이의 장가는 이 외삼촌이 보내줘야 할것 같애요.》

외삼촌의 말에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받아든 어머니는 처녀의 얼굴을 한동안 보고나서 참 예쁘게 생겼다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 처녀인가고 물었다.

그 말에 처녀의 나이며 성격과 취미 등 어머니가 묻지도 않은 내용까지 쭉 이야기하고난 외삼촌은 《누이, 이 처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를 주인공이라고 불러요.》라고 말하였다.

《주인공?! 그럼, 이 처년 영화배우냐?

거, 돌격대제복이랑 안전모자를 쓴걸 보니 건설과 관련한 영화를 찍는게지?!~

이 처녀가 주인공을 하는 영화제목이 뭐냐?》

《주인공》이란 말에 엉뚱하게 영화제목까지 물어보는 억측에 한동안 웃고난 외삼촌은 어머니의 옆에 다가앉으며 사진속의 처녀는 영화배우가 아니라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건설에 참가한 건설자라는것과 그를 《주인공》이라고 부르는 사연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평양건축대학을 졸업한 처녀는 현재 백두산건축연구원에서 일하고있으며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건설이 시작되자마자 건설장에 선참으로 달려나갔다는것이였다.

대학때부터 인재로 소문났던 처녀는 건설장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적문제들을 도맡아 풀어나가며 혁신의 주인공으로 떠받들리우고있다고 한다. 게다가 손풍금을 잘 타고 노래 또한 잘하는데다 시면 시, 춤이면 춤 막히는데가 없어 건설장의 쉴참이면 오락회의 주인공이 되여 건설자들에게 희열과 랑만을 안겨준다는것이다.

어찌 그뿐인가.

처녀가 어머니, 친누이의 심정으로 건설자들의 건강도 돌봐주며 목달개도 달아주고 옷도 빨아주어 집단안에 따뜻한 덕과 정이 차넘치게 하니 모두 미담의 주인공이라 칭찬이 자자하다는것이 아닌가.

건설장 속보판에 《주인공》이라는 제목으로 크게 나붙은 처녀의 사진과 미담을 보고 신문사 기자들이 줄을 서서 취재를 요청하였지만 응당 자기가 하여야 할 일을 하였다며 얼굴을 붉히며 달아나군 하여 한번도 취재를 못한 주인공으로 불리운다는 처녀.

정녕 시대의 주인공으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징표를 다 지닌 아름다운 처녀에 대한 외삼촌의 이야기는 나의 생각을 깊어지게 하였다.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건설 착공식장에 나오시여 뜻깊은 연설을 하시면서 앞으로 우리가 일떠세우는 새 거리들에서 살게 될 시민들과 우리 후손들은 최악의 도전을 박차고 세계에 당당히 자랑할수 있는 거대한 건축군을 떠올린 우리 시대의 주인공들을 영웅적인 세대로 두고두고 추억하게 될것이라고 하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그날의 그 말씀.

-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건설 착공식 -

진정 오늘의 대건설은 현대적인 건축물들을 일떠세우는 단순한 창조사업이 아니라 영광의 시대를 력사에 기록해놓는 위대한 사업이다.

21세기 20년대를 상징하는 뜻깊은 기념비를 세상이 보란듯이 일떠세우는 보람찬 사업에 참가하여 시대의 주인공으로 이름떨치고있는 저런 훌륭한 처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를 사랑하겠는가.

이런 생각에 잠겨있는 나에게 외삼촌이 당사자의 마음은 어떤가고 묻는것이였다.

시대의 주인공으로 불리우는 훌륭한 처녀를 마다할 총각이 어데 있으랴만 처녀의 의향도 모르고 나만 좋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고 하자 외삼촌은 반색을 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아, 내 조카가 어때서. 관록있는 예술단체에서 주인공역만 수행하고있는 이름난 배우인데…

사실 얼마전에 네가 1만세대 살림집건설장에 경제선동 나왔을 때 그 처녀에게 네 소릴 했더니 얼굴을 붉히면서도 싫다는 소리는 안하더구나. 후에 처녀의 부모들에게도 너의 사진을 보였는데 좋다는 대답이 왔단다.》

외삼촌의 말에 어머니도 밝게 웃었다.

…

그날 우리 집에서는 밤늦도록 웃음꽃을 피우며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도 하였다.

혁신의 주인공, 창조의 주인공, 행복의 주인공, 시대의 주인공!

그 모든 주인공들은 다 조선로동당이 아름답게 가꾸고 꾸려가는 사회주의락원에 자기들의 순결한 충정과 헌신을 묻어가는 사람들,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노래를 부르면서 사회주의문명을 마음껏 향유해갈 우리 인민이다.

국립민족예술단 배우 우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