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소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애와 함께 퇴근길에 올랐을 때였다.

나의 손을 잡고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자랑스럽게 부르던 유정이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앞서가는 다른 아이들의 책가방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엄마, 나 나풀나풀 나비가 그려진 저런 책가방 메고싶어요. 사주지요, 응.》

《우리 유정이, 지금 메고 다니는 야웅이책가방은 싫나요.》

《아니예요. 난 야웅이가 고와요. 그런데 저애들이 메고다니는 나비가방두 곱지 않나요.》

딸애는 길가에서 귀엽게 몸까지 흔들며 조르는것이였다.

하는수없이 나는 사랑하는 딸애를 이끌고 평양아동백화점 가방매대앞으로 가지 않을수 없었다.

매대에 진렬되여있는 가방들을 보자 나와 유정이는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어쩌면 저렇게도 아이들의 동심에 맞게 맵시나게 만들었을가? 또 가지수는 얼마나 많은가.)

나는 연해연방 감탄을 하며 가방들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런데 이때 딸애의 기쁨에 겨운 목소리가 울리였다.

《야, 엄마. 나 령리한 너구리가 그려져있는 저 가방을 사주세요. 그리고 저기에 있는 나비가방이랑 해바라기꽃책가방두요. 그리고…》

매대를 춤추듯이 오가며 가방들을 메여보는 딸애의 모습을 보며 주위에 있던 손님들이 모두 웃음을 머금고 한마디씩 하였다.

《너 욕심이 보통이 아니구나.》

《너 그 가방을 다 메고 어떻게 하겠니.》

...

나는 딸애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것만 같아 손님들보기가 막 민망스러워졌다.

이때 판매원이 딸애를 바라보며 손님들에게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우리 매대에 오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이애처럼 가방들을 보며 기뻐서 어쩔줄 몰라하며 여기 가방들을 다 사달라고 조르군 한답니다.》

판매원의 이야기는 나에게 웃음과 함께 내 딸 유정이를 비롯한 우리 어린이들 누구나 좋아하며 욕심을 내는 이 가방들이 태여나게 된 사연의 세계에로 나를 이끌어갔다.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생산한 가방천과 부속자재로 여러가지 형태와 색갈의 가방들이 이렇게 폭포처럼 쏟아져나오게 된데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사랑과 은정을 떠나 생각할수 없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는 아이들과 인민들에게 우리가 만든 질좋고 멋있는 가방을 안겨주려는것은 우리 당의 의도이라고 하시면서 평양가방공장건설을 직접 발기하시고 형성안도 지도해주시였으며 건설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다 풀어주시였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학생들의 취미와 기호, 미감에 맞게 가방생산의 다종화, 다양화, 다색화를 실현할수 있도록 해당 부문의 전문가들의 안목도 틔워주시고 필요한 참고자료들도 보내주시지 않았던가.

우리가 만든 멋쟁이가방을 메고 학교로 오가며 웃고 떠들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흥그러워진다고,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모든것은 우리가 만들어 안겨주어야 그들이 자기것을 귀중히 여기는 참된 애국의 마음을 간직할수 있다고 하시며 수백건이나 되는 도안도 보아주시고 그가운데서 제일 곱고 편리한 가방도안들을 친히 골라 보내주신 경애하는 그이의 사랑의 세계를 우리 어찌 다 전할수 있으랴.

그렇다.

딸애의 욕심은 단순히 나이가 어린데서 오는 그런것이 아니였다.

그것은 이 나라 어머니들도 미처 헤아릴수 없는 철부지자식들의 동심까지 헤아려 세심하고도 다심한 친어버이의 정을 기울이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손길아래 나날이 커만가는 이 나라 어린이들의 행복의 높이, 행복의 무게인것이다.

《어머니, 나 이 해바라기가방이 마음에 들어요.》

기쁨에 겨워 이 가방, 저 가방 쥐여보고 메여보던 딸애가 하는 말에 나는 생각에서 깨여났다.

딸애가 가져온 해바라기가방이 나를 올려다보며 밝게 웃고있었다.

철부지로만 보아오던 딸애가 그때 얼마나 대견해보이던지 나는 유정이를 꼭 껴안고 이야기하였다.

《그래 그래, 언제나 태양을 따르는 해바라기처럼 이 가방을 메고 공부를 잘해서 나라의 참된 딸로 자라나자요.》

책가방을 메고 좋아하는 딸애를 바라보며 매대의 판매원도, 손님들도 모두 박수를 보내주며 아름다운 해바라기로 더 활짝 피여날 유정이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모란봉구역 흥부동 24반 서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