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1, 2022
KCNA Uriminzokkiri (Kr)

우리 삼촌

Date: 06/12/2021 | Source: Uriminzokkiri (Kr)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주체110(2021)년 12월 6일 《우리 민족끼리》

소담한 흰눈이 대지우를 하얗게 단장하며 포근히 내려앉는 어느 일요일 아침이였다.

흰눈의 아름다운 세계에 즐거운 마음을 얹으며 그날도 대동강기슭 창전거리의 삼촌네 집으로 총총히 발걸음을 옮기던 나는 과일남새상점건물을 돌아가다가 상점안에서 나오는 두 대학생처녀와 콱 부딪쳐버렸다.

그만에야 그 대학생들이 손에 들고있던 과일구럭이 먼저 《놀라》 길바닥에 떨어졌다.

다행히도 구럭에서 과일들이 쏟아지지 않았지만 나는 《정말 미안해요.》라고 하며 과일구럭을 집어들고 눈을 털어냈다.

나의 손에서 구럭을 받아든 대학생들은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급한 일이 있는듯 바삐 걸음을 옮겼다. 날씬한 몸매에 우아한 춤가락을 펼치듯 걸어가는 그들의 어깨너머로 하얀 입김이 솔솔 피여올랐다.

너무 눈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인지라 사진에 찍힌 사람처럼 망연히 서있던 나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어머나, 벌써 시간이…》하며 그 대학생들이 사라진 길쪽으로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지금쯤 삼촌이 내가 오길 무척 기다릴텐데.)

이렇게 생각하며 걷는 나의 신발앞코숭이에 하얀 눈송이들이 착착 달라붙어 함께 《동행》했다. 그 눈송이들을 바라보느라니 어느해 겨울날 내가 한 영예군인(지금 찾아가는 나의 삼촌)을 알게 되던 일이 머리속에 새삼스레 떠올랐다.

그날도 오늘처럼 이렇게 하얀 눈이 내렸었지. 과학기술전당건설장에 청춘의 구슬땀을 바치고싶어 야간돌격대로 자원하여 나갔던 내가 사륜차에 앉아 방송차의 마이크를 억세게 틀어잡은 그 영예군인이 읊는 시를 들으며 얼마나 마음이 짜릿해졌던가. 항시 젖어들고 격렬하는 감정, 손끝재간으로는 감히 터뜨릴수 없는 서정의 격류…

들을수록 가슴을 쿵쿵 울리는 그 시에서는 영예군인이 받아안은 우리 당의 뜨거운 사랑과 은정, 그에 조금이나마 보답하지 못하는 그의 안타까움이 절절히 묻어나왔다.

내가 후에야 안 일이지만 그 영예군인은 자기의 좌지를 침상이 아니라 조국의 벅찬 대건설장들로 수없이 옮기며 묵묵히 변함없이 그렇게 화선선동의 길에 나서군 한다고 한다. 바로 그 길을 안해와 함께 10여년을 걸어왔다는것이다.

하여튼 그 시는 어찌보면 내 심정을 그대로 담은듯 하다. 나 역시 어린시절부터 지금껏 당의 사랑을 받아안으며 언제나 넘쳐나는 삶의 환희속에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여기 건설장에도 달려나온것이고…

그때부터 나는 그 영예군인과 가까워졌고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늘 그의 집을 찾아 집일도 도와주고 말동무가 되여주군 했다.

하여간 삼촌네 집을 자주 찾군 하는것은 하나의 일과처럼 굳어졌다.

명절날은 물론 자그마한 일이 생겨도 때없이 삼촌부터 찾군 하는 나를 두고 어머니도 어떤 때는 의아해할 정도이다. 오늘도 바로 그런 날들중의 하루이다.

사업상용무로 지방출장에 나갔다가 평양에 올라온 그 길로 삼촌의 집을 찾아 떠난 걸음인것이다.

《네입에선 그저 삼촌이란 말밖에 없구나. 집에서 하루밤 자고 찾아갈게지… 전번에 삼촌한테 찰떡을 가져다주었더니 맛있게 들더구나. 얼마되지 않지만 삼촌한테 가져다 대접해드려라.》

집에 들어서자마자 삼촌네 집부터 찾아가겠다고 하는 나의 말을 듣고 꾸레미를 안겨주며 어머니가 한 말이다. 고이 기른 외동딸이였던지라 늘 엄한 시선이 뒤따르는 어머니이건만 이 딸의 소행을 알고는 삼촌을 찾아가는 일에 《무작정》이라고 할만큼 나의 의견을 따른다.

이런 생각속에 어머니가 싸준 꾸레미를 안고 삼촌의 집문앞에 도착한 나는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는 동시에 문가에 나타난 얼굴들은 일순 나를 굳어지게 하였다.

《어마나, 좀전에 거리에서 …?!》

나를 바라보는 처녀들은 분명 과일남새상점앞에서 마주쳤던 그 대학생들이였다.

(아니, 어떻게… 이들은 누구일가?!)

나는 마음속에 이런저런 물음을 층층이 쌓으며 그들에게 물었다.

《저… 동무들은 누굽니까?》

나의 물음에 둥그스름한 얼굴에 눈섭이 긴 대학생이 말했다.

《저… 우린 이집 조카들입니다.》

《조카들?!》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나의 이러한 놀라움은 방안에 들어가서야 풀리게 되였다.

삼촌이 나를 조카라고 소개하자 삼촌을 둘러싸고있던 대학생들도 자기 소개를 하였는데 그들은 김철주사범대학 학생들이였다.

《글쎄 이 대학생처녀들이 자기들도 조카가 되겠다며 이렇게 늘 찾아와서 나를 돌봐주고있지 않니.》

삼촌의 말을 듣는 순간 나의 가슴은 뭉클 젖어들었다.

그래도 제딴에는 영예군인의 조카가 되였다고 하면서 자부심을 가졌던 나였다. 하지만 날마다 삼촌네 집을 찾는 이 처녀들에 비하면…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여기며 영예군인들의 안해가 되고 부모없는 자식들의 친누이, 친부모가 되는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 청년들, 그속에 이 대학생처녀들도 서있는것이다.

우리 삼촌, 정녕 이 부름속에 덕과 정이 사회에 뜨겁게 흘러넘치고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대가정이 되여 사는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의 참모습이 비껴있는것이 아니겠는가.

경애하는 김정은원수님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아래 덕과 정으로 화목하고 사랑과 보답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꽃들이 앞을 다투어 만발하여 대화원을 이룬 사회주의대가정의 이 현실, 바로 그속에 핀 아름다운 꽃을 나는 오늘 우리 삼촌의 집에서 보았다.

박 송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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