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2월 8일 《우리 민족끼리》

전쟁로병인 나의 아버지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수 없는 류다른 군공메달증서가 있다.

그것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친필존함이 모셔진 군공메달증서이다.

조국해방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당시 17살에 내무성중앙간부학교(당시)를 제1기로 졸업하고 서울시내무부에서 사업하던 나의 아버지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서울에 나오시였을 때 그이의 신변보위사업에 동원되여 공로를 세운것으로 하여 수령님의 친필존함이 모셔진 군공메달을 수여받았다.

전후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후 다시 군복을 입은 아버지는 제대될 때까지 국기훈장 제1급을 비롯한 많은 군공메달과 훈장들을 수여받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대한 수령님의 친필존함이 모셔진 전쟁시기의 그 훈장증서를 보여주며 말씀하군 하셨다.

《아버지의 한생의 영광은 이 증서로부터 시작되였다고 말할수 있다.》

내가 이 말의 깊은 뜻을 깨달은것은 아버지가 제대된 후였다.

어느때부터인가 아버지는 여러곳을 다니며 파철을 모아 수매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처음에는 아버지가 하루종일 집에 있기 갑갑하니 바람도 쏘일겸 파철을 모으러 다니는줄 알았다. 그러나 그 일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년열두달 계속되는것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하루종일 찬비를 맞으며 파철을 모으러 다니다가 페염이 도져 자리에 눕게 되였다. 늙은이들의 페염이 생명에 매우 위험하다는것을 알고있던 나는 아버지에게 안타깝게 말씀드렸다.

《아버지, 년로하신 몸에 파철을 모았댔자 얼마나 되겠습니까. 건강을 돌보셔야지요. 그까짓 파철하구 생명을 바꾸겠습니까.》

그러자 아버지는 장농에서 군공메달과 증서를 꺼내놓으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맏이야, 아버지는 이 증서에 모셔진 위대한 수령님의 존함과 군공메달에 새겨진 총쥔 병사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수령님께서 아버지에게 전화의 그 시절처럼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변함없이 한길을 이어가라고 말씀하시는것만 같구나.》

무게있게 들려오는 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머리가 점점 수그러졌다.

아버지가 계속해서 하시는 말씀이 나의 가슴을 울려주었다.

《파철수매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중요한 애국사업이 아니겠니. 수매사업이 얼마나 중요하였으면 전후 위대한 수령님께서 어리신 자제분들의 파철과 파지수매정형을 일일이 살피시며 수매증을 받아오도록 하시고 매달 총화해주시였겠니. 쌀과 강철만 많으면 나라가 무서울것이 없다. 내 어제날에는 총대로 조국을 보위하였지만 지금은 파철수매로 조국을 받들 생각뿐이다.》

아버지의 말씀은 나에게 참으로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아버지에게 있어서 파철수매는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라 전화의 나날 조국의 고지, 나의 고지를 지켜 피흘려 싸우던 가렬한 전투였다.

아버지가 지금까지 수매한 파철의 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에는 수천t의 파철에도 비길수 없는 깨끗한 량심이 실려있다. 나라의 강철기둥이 억세게 다져지길 바라는 아버지의 한없이 고결한 마음이 비껴있다. 그것은 곧 조국에 대한 열화와 같은 사랑이였다.

오늘도 아흔에 가까운 고령의 몸으로 파철을 모으러 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에게 말없이 가르쳐주고있다.

어제날의 군공메달증서도 오늘의 투쟁속에서 더욱 빛난다는 생활의 진리를.

그렇다.

오늘도 나의 아버지는 전화의 나날처럼 《군공》을 세워가고있다.

리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