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9월 29일 《로동신문》

전세대 당원들은 이렇게 살며 투쟁하였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에 로동당원들은 언제나 대오의 앞장에 서서 용감히 싸웠습니다.》

락동강계선에서 치렬한 싸움이 벌어지던 1950년 9월 어느날이였다. 근위 서울제3보병사단 8보병련대 운수중대 문화부중대장이였던 주병화동지는 련대장으로부터 뜻밖의 명령을 받았다.

《련대의 군기를 최고사령부까지 호송할것!》

그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군기를 끝까지 호위함으로써 남진의 길에서 위훈을 떨친 근위부대의 영예를 빛내일 결심이 굳어졌다.

즉시 락동강을 헤염쳐건너간 그는 군기소대 군인들을 인솔하여 밤새워 김천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그들을 맞아준것은 담벽에 써놓은 《대전으로!》라는 글자뿐이였다. 큰 기대를 안고 숨가삐 달려간 대전도 역시 텅 비여있었다. 발밑엔 미군이 인천에 상륙했다고 쓴 삐라가 락엽처럼 짓밟히고 머리우로 맴도는 적직승기에선 투항하면 살려준다는 지껄임소리가 흘러나왔다.

후퇴, 그것은 군인들에게 있어서 힘겨운 시련이였다. 더우기 일행은 련대의 생명이고 존엄인 군기의 운명을 걸머지고 총검의 숲을 헤쳐나가야 하였다.

《련대는 못가도 군기만은 기어이 최고사령부에 가닿아야 하오.》

련대장의 절절한 목소리가 로동당원인 주병화동지의 가슴을 쳤다.

대오는 말없이 북으로 향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군기는 련대의 전투적상징이기 전에 성스러운 조국의 기치였고 죽어도 잃을수 없는 신념의 표대였다. 하기에 가다가 숨지는 한이 있어도 최고사령부를 찾아가겠다면서 부상병들도 군기를 따라나섰고 고향을 지척에 둔 의용군병사들도 군기와 운명을 함께 할것을 결심하고 군기를 옹위하였다.

어느덧 한달이 넘어 태백산줄기에는 마가을의 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어 싸락눈으로 변하였다. 극도의 피로와 굶주림, 엄청나게 모자라는 탄약…

익측도 후방도 없는 적후에서 아슬아슬한 사선의 고비들은 또 얼마였던가.

그때마다 주병화동지는 소중히 간직한 김일성종합대학의 대학생모표를 쓸어보군 하였다. 해방전에 아이보개와 소년광부로, 나중에는 일제의 대포밥으로 끌려다니던 그를 조선로동당원으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으로 키워주신분은 위대한 수령님이시였다.

하기에 그는 한생을 다해 가장 고귀하게 지키고 빛내여야 하는것은 다름아닌 수령의 믿음이라는것을 신념으로 새겨안았다.

어느날 밤 대오는 적들의 포위에 들었다. 주병화동지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군기소대를 보위하기 위하여 전원 날 따라 앞으로, 군기소대는 통로가 개척될 때까지 안전을 위하여 뒤로!》

전우들은 마지막탄알마저 군기호위병들에게 넘겨주고 적진을 향하여 돌격하였다. 불사신같이 달려나가는 전사들의 용맹앞에 전률한 적들이 갈팡질팡할 때 군기수를 앞뒤로 에워싼 군기소대가 비호같이 적의 산병선을 뚫고나갔다.

그해따라 태백산줄기엔 눈이 많이도 내렸다. 엄혹한 추위와 폭설을 맞받아 칡넝쿨과 피나무껍질로 동여맨 발을 옮길 때마다 흰눈우에는 전사들의 터갈라진 발에서 슴배여나온 피자욱이 점점이 찍혀졌다. 전사들은 도토리 한줌, 칡뿌리 한토막이 생겨도 군기호위병들의 손에 쥐여주었다.

락동강계선을 떠난 때로부터 76일 되던 날 군기소대행렬은 적후 2천여리를 헤쳐 군기와 함께 최고사령부로 들어섰다. 군기를 지키는것이 곧 최고사령부를 사수하는 병사의 영광이기에, 위대한 김일성장군님의 전사로 영생하는 길이기에 주병화동지와 일행은 그처럼 험난한 길에 혁명적신념의 자욱을 수놓을수 있었던것이다.

지난 7월 27일, 전쟁의 1 129일을 위훈으로 빛내인 근위부대 군기들이 조국해방전쟁승리 70돐경축 열병식광장주로에 도렬하였다.

피와 땀에 젖고 포연과 비바람에 색이 바랜 군기들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군기를 지켜, 조국을 지켜 어떻게 살며 싸워야 하는가를 다시금 깊이 새기였다.

본사기자 김승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