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2월 3일 《우리 민족끼리》

무릇 사람들은 생활과정에 생각지 못했던 어떤 사실로 하여 커다란 충격을 받아안을 때가 있다.

얼마전 내가 목격한 사실이 바로 그러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돌볼 사람이 없는 늙은이들과 불구자들, 어린이들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하여주고있습니다.》

어릴적에 품은 꿈과 희망대로 평양미술대학에서 예술적재능을 마음껏 꽃피워가던 어느날 아침 나는 조선장애자예술협회를 찾았었다.

한것은 언젠가 중앙미술전시회에 출품되여 만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안겨준 한편의 조선화작품을 창작한 한 장애자녀성을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대학의 이름있는 로교수선생님의 방조를 받으며 자기의 소망대로 미술가가 된 그가 전시회에 출품하였다는 작품은 소박하였지만 지금도 나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있다.

찰랑이는 맑은 물에 몸을 잠근 한떨기의 장미꽃이 꽂힌 파란 꽃병, 한껏 이슬을 머금은 장미꽃은 해빛을 받아 더욱 유난한 빨간 꽃잎들을 활짝 펼치며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듯 하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화폭의 명화가 아닐수 없었다.

그런데 그렇듯 훌륭한 작품을 창작한 미술가가 다름아닌 장애자녀성이라니…

허나 의문과 호기심을 안고 내가 만난 장애자녀성의 대답은 더더욱 나의 가슴을 들먹이게 하였다.

《난 그 작품에 나의 인생의 모든것을 담았어요.》

이 말과 함께 시작된 꾸밈이 없고 솔직한 그의 이야기는 참으로 눈물없이 들을수 없는 감동의 련속이였다.

봄꿈이 아름답게 피여나는 중학시절에 뜻하지 않게 두다리를 잃은 불구자가 된 소녀, 집안에서도 사륜차에 매여있게 된 그가 거리를 마음껏 활보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에 나날이 얼마나 자기의 간절한 소원을 실어보았던가.

과연 그 모든것이 실현될수 없는 꿈으로만 남아있어야 하는가. 아니였다.

꿈속에서도 바라지 못했던 소원이 현실로 되였다. 름름한 제대군인 총각과의 결혼, 산원의사들의 극진한 보살핌과 치료속에 낳은 귀여운 옥동자, 하루도 아니고 수년간 장애자의 남편에게 장미꽃을 마련해주었다는 화초관리원들의 남다른 지성, 조선미술가동맹과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일군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이루어진 미술가동맹의 후보맹원, 조선장애자예술협회의 한 성원으로 된 기쁨…

소설과도 같은 그의 이야기에 너무도 심취된 나머지 나는 그가 두볼로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는것조차 의식하지 못하였다.

《정말이지 그 많은 꿈속의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지리라고는 난 생각도 못했어요. 난 정과 사랑으로 가득찬 내 조국, 아이들도 어른들도 나와 같은 장애자들도 모두가 다 자기의 희망과 소원을 마음껏 꽃피우고있는 사회주의 내 나라를 화폭속에 담고싶었어요.》

절절하게 울리는 그의 말을 듣는 나의 머리속에 다시금 전시회장에서 보았던 꽃병그림이 방불하게 그려지며 사색의 우물이 쉬임없이 파졌다.

조선화기법의 하나인 우림법처럼 우리 장애자들의 생활과 성격의 본질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도록 형상한 꽃병그림은 결코 그가 인위적으로 꾸며내거나 주관적으로 채색한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사회, 우리 시대 인간들의 본색을 사실에 맞게 선명하게 드러냈을뿐이다.

언제부터인지는 알수 없으나 장애자녀성의 집 창문턱에는 남편이 가져온 꽃병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언제나 활짝 핀 장미꽃을 꽂은 꽃병!

선명하고 투명한 유리병속에서 철이 지난 가을에도,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눈보라 세찬 겨울에도 장미꽃은 언제나 아름답게 피여있다.

장애자녀주인공은 그 꽃병을 사랑한다.

하다면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리유는 무엇이겠는가?

두다리 없는 그가 태양의 따사로운 빛발속에서 정으로 사는 우리 인민들과 사랑이 넘쳐나는 우리 사회주의제도가 아니였다면 과연 오늘과 같은 꿈같은 행복을 누릴수 있었겠는가.

꽃병, 화가인 장애자녀성에겐 그것이 우리 사회주의제도이며 어머니대지의 한 부분인것이다. 꽃병에 찰랑이는 물은 서로 진심으로 위하고 살뜰하게 정을 나누는 이 나라의 성실하고 아름다운 인민들이였다.

화폭속의 그 꽃병은 다 말해주었다.

정의 즙이 말라버린 자본주의사회의 척박한 땅에, 바람사나운 자본의 광야에 뿌려졌더라면 흙이나 먼지로밖에는 달리 될수 없었던 장애자들이 정이 넘치고 사랑이 흐르는 락원에 뿌리를 내리여 정상적인 육체를 가진 사람들과 꼭같이, 지어는 상상도 못할 꿈같은 행복을 누리고 희망을 꽃피우고있는것이 바로 내 조국의 현실이 아니던가.

육체적불구자는 있어도 정신적불구자가 없는 내 나라, 장애자들의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내 나라,

위대한 태양의 빛발아래 인간사랑의 화원이 아름답게 꽃피는 세상에 둘도 없는 땅,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여기가 바로 영광스러운 주체의 조국, 사회주의 내 조국임을 장애자녀성은 그 꽃병그림으로 소리높이 노래하였던것이다.

그렇다. 영원한 삶의 태양이 언제나 밝은 빛을 뿌리는 사회주의조국,

위대한 수령님들 그대로이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천재적인 예지와 해빛과도 같은 뜨거운 사랑속에서 이 땅에서는 세상을 놀래우는 경이적인 사변들이 련속적으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인민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강산에 차고넘치는것이 아니겠는가.

이 사랑의 대지를 나도 명화폭으로 그려내리라.

또 하나의 강의를 받은듯싶은 심정을 안고 사색에서 깨여난 나는 장애자녀성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사륜차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따스한 아침해살이 어루만져주며 포근히 감싸주고있었다.

평양미술대학 학생 강 영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