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6월 8일

《통일신보》

무의미한 탁상공론

지난 5월말 서울에서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주최로 《신한반도체제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의 학술회의가 열리였다. 통일부의 전, 현직

장관들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학교수, 언론인을 비롯한 수십명의 《대북전문가》들이 참가한 회의에서는 《신한반도체제가 과거 100년과 달리

자주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100년을 기획하고 설계할수 있는 새로운 기회》, 《한반도의 항구적평화와 평화경제, 남북단일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대륙과 대양을 련계하는 허브국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발전전략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울려나왔다.

학술회의에서 론의된 《신한반도체제》라는것은 한마디로 앞으로 남조선당국이 저들의 《주도적역할》로 조선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평화경제》시대를 열어나간다는것이다.

취지는 그럴사해보이는데 문제는 그것을 론의한다고 해서 조선반도정세흐름에 어떤 긍정적역할이라도 하는가 하는것이다.

오늘 조선반도에서 평화를 수호하고 북남사이에 어렵게 마련된 화해협력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에 앞서 북남의 수뇌분들이

합의발표한 력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성실히 리행하는것이 중요하다. 력사적인 북남선언들에는 북남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가는 문제,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적대관계종식을 조선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해소로 이어나가는 문제,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나가는 문제 등 현시기 조선반도와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이룩해나가는데서 나서는 관건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다

담겨져있다.

이것을 성실히 리행하는것이 우리 민족앞에 나선 가장 선차적이고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북남선언리행은 뒤전에 밀어놓고

《신한반도체제》같은것에 눈길을 돌리고있으니 괴이하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학술회의에 출연한 남조선의 통일부 장관은 저들이 2017년 7월 《신베를린선언》을 통해 내놓은 《대북제안》들이 대부분 실현되였다고

자화자찬하면서 민족의 총의가 집약된 력사적인 북남선언들의 의의와 생활력을 희석시키는 뚱딴지같은 소리도 늘어놓았다. 이제 북남관계는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향해 첫걸음을 뗀데 불과하다. 그것이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는가 마는가 하는것은 북남선언리행여부에 달려있다.

남조선 각계층을 비롯한 온 민족이 북남관계가 북남선언리행을 위한 길에서 힘차게 전진하지 못하고 교착국면에 처하고있는데 대하여 우려와 실망을

금치 못하고있는 때에 벌어진 이번 학술회의는 한마디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말할수 있다.

조선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깃들고 공존과 번영, 협력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자면 북과 남이 합의한 북남선언들이 철저히 리행되여야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는 언제가도 평화번영의 밝은 미래가 깃들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이번 학술회의의 주제를 북남선언의 리행과 관련한 문제로 잡았다면 온 겨레의 지지도 받고 여론의 싸늘한 눈총을 받는

일도 없었을것이다. 통일관계전문가들의 학술회의라면 북남선언들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그 리행에서 걸리고있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토론하면서 방도를

찾는것으로 되여야 마땅한것이다.

오죽했으면 학술회의장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신한반도체제》는 막연한 목표만 내세우고 구체성이 없는 텅빈 구상이라고 혹평하면서 당국이 대국들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대적근성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겠는가.

진실로 북남관계개선과 평화번영을 바란다면 허무한 탁상공론에 매달릴것이 아니라 북남선언리행을 위한 실천행동에 진심으로 나서야 한다.

사회과학원 연구사 전 인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