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3, 2021
KCNA Tongil Voice

평양의 《처녀어머니》(1)

Date: 28/10/2021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북녘의 오늘

안녕하십니까.

지금으로부터 3년전 신문과 TV방송으로는 하반신마비가 왔던 동해학원의 한 원아가 침상을 박차고 대지를 활보한 소식이 널리 소개되였습니다.

이름은 안정심, 어려서 부모를 잃고 동해기슭의 아담한 지붕아래서 꿈도 희망도 꽃피우던 그에게 불시에 불행이 들이닥쳤습니다. 척추종양에 의한 하반신마비라는 절망적인 병을 선고받았던것입니다. 하지만 남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자신의 모든것을 다 바쳐 그 불행을 가셔주려는 아름다운 미풍이 국풍으로 되고있는 내 조국땅에서 정심이에게는 결코 불행이 차례질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당의 따뜻한 사랑속에 정심이는 다시금 대지를 밟고 일어설수 있었으니 현대의학의 기적이라고밖에는 달리 볼수 없는 원아의 소생도 놀라운 일이지만 꺼져가는 어린 생명을 위해 수많은 의료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정성을 바친 이야기는 보고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리였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바친 정성과 소행이 불사약이 되고 인간사랑의 노래가 되여 울려퍼지던 그때로부터 3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정심이의 생활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변화, 누구나의 가슴을 뜨겁게 적시는 새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그에게 어머니, 평양의 《처녀어머니》가 생긴것입니다.

그럼 이 시간에는 먼저 《평양의 <처녀어머니>》, 이런 제목의 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첫번째 시간입니다.

3년전 10월 어느날이였습니다.

가을날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동해학원의 구내길을 한 처녀가 정심이의 손목을 꼭 잡고 벗어나고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당시 동해학원에서 원아들의 건강상태를 돌보던 최선희동무였습니다.

차츰 눈에서 멀어지는 학원을 몇번이나 돌아보는 정심이, 그의 심정을 들여다본듯 최선희동무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제 평양에 가면 할머니가 정심이가 좋아하는 떡이랑 튀기랑 만들어놓고 기다릴게다. 그리고 앞으론 이 엄마와 같이 문수물놀이장에랑 개선청년공원유희장에랑 실컷 다니자꾸나.》

그 말이 고마워서인지 정심이는 선희동무의 손목을 더욱 꼭 잡아쥐였습니다. 마치도 어린 새가 엄마새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듯.

그 순간 선희동무의 가슴에도 뜨거운 감정이 차올랐습니다.

자신이 이제부터 어머니가 되였다는 생각, 처녀로서는 때이르게 간직한 모성애가 흐르는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결심은 어느 한순간에 쉽게 이루어진것이 아니였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어머니란 부름을 간직하기까지에는 자기자신이라는 《장벽》을 넘기가 제일 힘든것이였습니다.

정심이의 병치료과정에 울고웃던 그 나날들이 다시금 돌이켜졌습니다.

수술후 정심이는 늘 의사선생님들과 간호원들의 관심속에 있어야 했습니다.

비록 대지를 딛고섰다고는 하지만 의학적견지에서 볼 때는 아직 정상상태와는 거리가 멀었던것입니다.

그러한 그였기에 정심이의 간호를 맡은 선희동무는 다른 누구보다 더욱 마음을 쓰게 되였습니다.

때없이 열이 나면 그의 침상에서 꼬박 밤을 새울 때가 일쑤였고 입맛을 잃고 식탁에서 물러날 때면 남모르게 눈물을 흘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그의 기능회복을 위해 온몸이 그대로 지팽이가 될 때면 옷은 어느새 화락하니 젖군 하였습니다.

그러다가도 밤이 되면 정심이와 나란히 누워 재미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도 불러주다가 꼭 껴안은채 자던 선희동무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과 정이 정심이에게 어떤 마음으로 새겨지는줄은 선희동무자신도 미처 몰랐습니다.

어느날 밤 정심이의 침대머리에 앉아 체온을 재다가 불시에 몰려드는 졸음에 깜빡 잠이 들었던 선희동무는 얼굴에 와닿는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게 되였습니다.

자기 얼굴에 실린 어린 손, 오목한 눈에 가랑가랑 맺혀있는 눈물.

불현듯 그 도톰한 입에서는 이런 말이 튀여나왔습니다.

《선생님, 이제부터 엄마라고 불러도 되나요?》

순간 선희동무는 돌처럼 굳어졌습니다.

정심이에게 있어서 어느 한시도 잊을수 없었고 목놓아 부르고싶었던 소중한 부름.

선희동무는 어린 가슴에 소중히 간직된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는 말없이 정심이를 꼭 껴안았습니다.

내가 정말 그애의 엄마가 되여준다면?

그럼 앞으로의 나의 장래는?

날이 갈수록 선희동무의 남모르는 고민과 번뇌는 눈덩이굴러가듯 커만 갔습니다.

단순히 데려다 키울수 있는 성한 아이도 아니였습니다.

그럴수록 엄마라는 말을 조용히 외우던 정심이의 얼굴이 또렷이 나타나 마음은 더더욱 번거로왔습니다.

정심이가 어떻게 되여 대지를 활보하게 되였는지 지나간 일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부모잃은 그를 데려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감싸안아준 학원의 일군들과 종업원들, 불치의 병이라는 현대의학의 진단에 도전하여 기적같은 소생을 이루어낸 보건성의 일군들과 여러 병원의 의사, 간호원들, 수많은 일군들과 근로자들…

정심이에게 있어서 그들모두는 혈육도 아닌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였지만 친혈육도 다하지 못할 정성을 쏟아부었고 정심이의 부모가 되겠다고 수술립회에 나섰던 고마운 사람들이였습니다.

선희동무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정심이의 맑은 눈동자에 비껴든 정다운 사람들은 자신만이 아닌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이라는것을.

그 많은 사람들속에서 자신이 어머니라 불리우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라는 말보다 우리라는 말이 공기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이 땅에서 정심이에게는 응당 어머니라 부를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그 누구도 이 권리를 빼앗을수 없다.

이렇게 되여 선희동무와 정심이는 평양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다.)

정심이의 작은 가슴에는 줄곧 이 하나의 생각으로 기쁨이 흘러넘쳤습니다.

지금까지 《평양의 <처녀어머니>》, 이런 제목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첫번째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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