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7, 2024
KCNA Tongil Voice

한 처녀탄원자의 일기

Date: 22/01/2022 | Source: Tongil Voice | Read original version at source

이 시간에는 본방송 안명순기자의 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한 처녀탄원자의 일기》

세포군 리목목장 청년작업반에 가면 조선로동당의 구상을 빛나는 현실로 꽃피워갈 결심을 안고 정든 고향을 떠나 축산기지로 달려나온 탄원자들이 있다.

그들의 합숙에서 묵으면서 취재를 이어가던 나는 어느날 한 처녀탄원자의 일기를 우연히 보게 되였다.

일기장을 한장한장 보느라니 세포등판에 깨끗한 량심을 묻으며 값높은 삶을 수놓아가는 처녀의 모습이 어려와 무심히 번질수 없었다.

그의 동의를 얻어 일기의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주체110(2021)년 8월 30일



드디여 눈뿌리 아득한 대초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갖가지 먹이풀들이 무성하게 자란 풀판에서 소와 양, 염소떼들이 구름처럼 유유히 흘러가고있었다.

비단우의 꽃이런가 대초원을 더욱 눈부시게 장식해주는 희한한 형형색색의 건축물들이 나의 눈길을 더욱 끌어당겼다.

오붓한 산기슭마다에 자리잡은 꽃동네들, 산뜻한 멋쟁이축사들과 동화속의 그림과도 같은 학교와 탁아소, 유치원, 편의봉사시설 등 특색있는 공공건물들…

예가 과연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간오지란 말인가.

사회주의문명의 향취가 깊은 산골에까지 흘러들어 이채로운 풍경을 한껏 펼친 세포등판을 감탄속에 바라보느라니 이런 시구절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세포등판이여 내가 왔다

어머니 우리 당에서 그처럼 아끼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위해

사회주의 우리 집뜨락에

행복의 웃음소리 더 높이 울리려

오늘부터 너와 함께 살련다

여기서 청춘의 힘과 열정 아낌없이 바치며

아름다운 생의 자욱을 새겨가리라

주체110(2021)년 10월 25일

나는 어제 그만 염소 한마리를 잃어버렸다.

방목지에서 돌아와 염소들을 우리에 몰아넣으면서 점검을 해보니 무리에서 삐여져나가기를 좋아하던 검정얼룩염소가 보이지 않는것이였다.

사위는 이미 어두워졌고 하늘에는 먹장구름까지 뒤덮였으니 이제 그놈을 어디가서 찾는단 말인가.

《이걸 어쩌나.》

나는 처음 당해보는 현실에 당황하여 발만 동동 굴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반장동지와 반원동무들이 전지불을 켜들고 모두 떨쳐나섰다. 그러나 어둠속에서 무성한 풀숲에 숨겨진 염소를 찾는다는것은 풀밭에 떨어진 바늘을 찾는것만큼이나 어려웠다. 찬 가을바람이 홑내의를 뚫고 몸에 스며들었지만 얼마나 긴장했던지 전혀 추운줄 몰랐다. 밤이 깊어 전지불마저 희미해지자 반장동지는 자기 웃옷을 벗어 홰불을 만들었다.

신고끝에 마침내 어느 한 바위뒤에 웅크리고있는 염소를 찾아내였다.

그때의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동무들은 탄성을 올렸고 나는 너무 기뻐 엉엉 울기까지 하였다.

반장동지는 지체없이 염소를 품에 안고 일어섰다. 긴장이 풀린 나머지 땅에 주저앉은 나는 이제 조금 있으면 새날이 밝겠는데 좀 쉬였다 가자고 말하였다.

그러자 반장동지는 《염소가 온밤 추위에 떨었는데 더 지체했다가는 병에 걸릴수 있소. 이게 비록 말 못하는 짐승이긴 하지만 우리는 제살붙이처럼 애지중지 길러야 하오.》라고 말하는것이였다.

그의 말이 나의 가슴을 쳤다.

이 세포등판에 풀먹는집짐승들이 나날이 늘어나는것은 온갖 정성을 다 기울여가는 이런 성실한 인간들이 있기때문이 아닌가.

나는 반장동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반장동지처럼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집짐승관리를 더 잘 해나가겠습니다.》

주체111(2022)년 1월 1일

정각 0시,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TV를 통해 숭엄하게 울려퍼졌다.

우리의 영광이고 찬란한 미래이며 모든 승리의 기치인 람홍색공화국기가 나붓기는 수도의 상공에 천변만화의 이채로운 화폭을 펼치며 황홀한 축포가 터져올랐다.

그 광경을 보면서 우리 작업반원들도 탄성을 올리며 서로 새해의 인사를 주고받았다.

《새해를 축하해. 올해에 더 많은 일을 하여 고기풍년, 젖풍년을 안아오자.》

《동무들 당의 육아정책을 받들어나가기 위한 올해의 투쟁에서 모두가 혁신자가 될것을 약속합시다.》

이처럼 우리의 새해는 약속으로 시작되였다.

년중의 하많은 약속들가운데서도 류달리 소중하게 느껴지는 새해의 첫 약속, 그것은 새해와 더불어 누구나 가슴속에 품는 꿈과 희망이 그만큼 강렬하고 절절하기때문일것이다.

신심과 락관에 넘친 새해의 약속을 놓고 바닥없이 깊어지는 사색에 잠기느라니 탄원지로 떠나오던 날 동무들과 한 약속이 생각났다.

《우리 초소는 서로 달라도 어머니당에 기쁨을 드리고 다시 만나자.》

그렇다.

우리들이 나누는 약속, 이는 조국앞에 다지는 충성의 결의이며 엄숙한 맹약이다.

나는 창문가에 다가가 저멀리 평양의 하늘가를 우러러보았다.

사랑하는 고향이여, 동무들이여 나를 믿어다오.

탄원증서를 받아안으며 다진 그날의 맹세를 변함없이 지켜 새해에도 평양의 장한 딸답게 조국의 대지를 아름답게 가꾸어가리라.



일기의 내용을 다 전할순 없다.

나는 한 처녀탄원자의 일기를 통해 세포등판에 바쳐가는 청년작업반원들, 아니 온 나라 청년들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훌륭한가를 다시금 깊이 느낄수 있었다.

언제나 애국의 일념으로 심장을 불태우는 청년들이 많아 우리 조국의 미래는 그토록 밝고 창창한것이다.

지금까지 본방송 안명순기자의 글을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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